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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라는 블랙홀에 빠져들었던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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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캉스]
 
2015년 7월, 개인 프로필 사진, 개인 스튜디오 사진을 많이 찍던 시기였다. 주로 저녁에 메신저로 문의가 왔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개인 소장용 세미 누드 사진을 찍고 싶은데요?'라는 문자가 왔고, 그녀와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편하게 상담을 하였고, 그 상담은 50분째 이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편안함을 느끼며 이야기가 길어지는 가운데 그녀가 세미누드 사진을 촬영하고 싶은 이유를 꺼냈다.
 
"얼마 전 실연을 당했는데 이 실연의 기분과 감정을 담아서 사진을 찍고 싶어요. 테리님"
 
"컨셉에 맞추려면 약간은 어둡고 심플한 스튜디오나 디자인 호텔을 섭외가 필요할 것 같아요."
 
"오늘 술 한잔할 수 있을까요? 제 지금의 마음을 테리님한테 풀어내어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시각이 10시인데 괜찮으세요?"
 
"오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렇게 갑작스럽게 약속이 잡혔고, 한남동으로 향했다. 연한 보라 톤의 인테리어가 되어 있는 몽환적이고 섹슈얼한 바이기 때문에 혼자 마시기에도 충분한 분위기가 있는 바이다. 좋은 분위기에는 그 분위기에 맞는 옷을 입고 가는 법. 그레이 계열의 정장과 흰색 와이셔츠 그리고 블루톤의 니트타이, 구두는 과하지 않는 플레인토 슈즈. 만나자는 장소 앞에서 그녀를 기다린다. 멀리 오는 택시가 내 앞에서 정차하고 브론디 헤어, 감정을 숨기기 위한 짙은 화장, 단아한 모노톤의 원피스 옷차림으로 내게 묻는다.
 
"테리님이시죠? 늦은 시간에 불러내서 미안해요."
 
무언가 많은 사연을 담고 있을 법한 눈매와 입으로 내게 말을 걸었다.
 
한남동 바에서 무수한 이야기가 오갔고, 그녀의 실연 내용은 정리하자면 이렇다. 꾸준히 한 남자를 사랑했다던 그녀. 그녀는 그 사람만을 믿고 바라보며 살아왔고, 결혼을 앞두고서 그 남자는 유학을 결심하게 되어 1년째 장거리 연애중 이었고, 우연히 인스타그램으로 알게 된 그 사람의 다른 애인과의 결혼식 사진. 그 충격에 마음이고, 정신이고 무너진 상태였다. 그 깨어져 버린 정신과 마음은 눈빛 속에 충분히 녹아있었고, 지금 상태로 찍어야만 제대로 된 사진을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번뜩이나 들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난 제안을 하였다.
 
"지금 이 순간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스튜디오든 어디든 구할 테니 바로 촬영하시는 게 어떠세요?"
 
"지금이어도 될까요? 아니면 저의 집에서 촬영해도 될까요? 그 사람이 남긴 물건들이며 선물들이면 많아서...요."
 
"그럼 그렇게 해요. 같이 차로 이동하시죠. 장비도 가져오고 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도착한 그녀의 집. 그녀의 집은 강남의 넓은 평수의 오피스텔이었다. 그녀의 집 내부는 새하얀 톤으로, 그녀의 성향이라든지 분위기라든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은은한 조명과 정돈되어있는 방. 여자 혼자 사는 방이라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돈되어있었다. 그녀는 아침에 내려놓았을 법한 커피는 내게 건네며 나의 긴장을 풀어주었고, 촬영에 도입하게 되었다.
 
촬영에서 모델의 자연스러운 시선과 포즈를 만들기 위해 인터뷰를 하면서 진행하고 한다. 우선 그녀는 화장대에 앉아서 포즈를 취해본다. 그리고 나는 질문을 시작했다.
 
"그 남자는 어떤 사람이었어요?"
 
질문과 함께 미소를 띠는 그녀. 이 질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촬영이 시작되었다.
 
"그 남자가 주었던 것 중에 소중한 것을 무엇이었나요? 가장 행복했던 시간은 언제였어요?"
 
질문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그녀의 감정은 얼굴빛에 살아났다. 짙게 화장한 아이라인은 조금씩 번져만 가고 밤하늘에 비추는 야경들은 더욱이나 고혹했다. 그녀의 침대 위에서 허리를 활처럼 꺾으며 자신의 마음을 몸짓으로 표현하였다. 흐느껴도 울고, 소리 내어 울었다. 너무 많은 울음에 눈물을 닦아주러 가까이가 눈 밑에 눈물을 닦아내려는 순간. 그녀는 나의 목덜미를 끌어당기며 입맞춤을 시작하였다.
 
갑작스러운 반응에 내 눈은 휘둥그레지고 온몸의 근육들은 긴장하였다. 그리고 나를 그녀의 내면으로 끌어당기는 느낌을 받았다. 그 소용돌이치는 감정의 입은 침대 위로 끌어들였다. 그녀와 키스가 길어질수록 그녀가 사랑했던 사람으로 되어가고 있었다. 나의 손은 그녀의 허리춤으로 들어가 온몸이 뜨거워져 있는 그녀의 등 위를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가슴을 애무하고 있었다. 그녀의 억제된 감정은 나의 와이셔츠를 힘껏 풀어버렸고, 나의 긴장된 가슴과 어깨를 어루만지었다.
 
그녀는 나를 밀쳐 허리 위에 올라섰으며, 목부터 밑으로 천천히.. 천천히.. 나의 라인을 타고 내려갔다. 서로의 스팟을 애무해가며 침대 위를 뒤섞였다. 그녀의 음부는 왁싱으로 깨끗이 정리되었고, 그녀의 아름다운 음부는 나를 더 흥분되게 만들었다. 클리토리스는 한껏 발기되어있었고, 나의 혀와 손은 그녀의 음부를 어루만졌다. 그녀의 질은 더욱이나 뜨겁고 따뜻했다. 질벽은 마음속만큼 여리고 여렸다. 그리고 비상시에 준비한 콘돔을 끼고 내 뜨거운 욕망을 그녀의 몸속으로 집어넣었다. 그녀와의 섹스가 무르익어가면 갈수록 우리의 감정과 숨은 격해지고, 밤하늘은 더욱더 드리웠다. 상하로 움직이는 나의 움직임과 허리와 골반은 우리의 상태를 말해주고 있었다.
 
그녀의 허벅지와 배는 떨려오고, 허리는 꺾여오고, 눈은 초점을 잃어갔다. 점점 나는 그녀의 감정과 마음에 떨어진다. 그녀의 어둠은 짙디짙고 고독하였다. 그리고 사정할 것 같다는 신호가 오자 그녀는 나의 엉덩이를 자신의 골반 쪽으로 힘껏 당기었다. 에너지의 폭발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찾아오는 정적과 함께 거친 숨소리가 나타내는 고독은 우리가 흘려낸 땀이 말해주고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6시간의 영화 같은 촬영은 끝나다. 시계는 오전 4시를 가리켰고, 따뜻한 품속에서 3시간의 잠을 청하였다. 그리고 그녀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해준 에그스크램블 먹고 그녀의 집 밖을 나서게 되었다. 서로가 눈을 마주칠 수 없는 분위기에서 내가 먼저 그녀에게 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전하였다. 그녀 또한 무리한 요구를 받아주셔서 감사하다고 하였다.
 
"오늘 촬영한 사진은 1주일 후에 메일로 보내드릴게요. 오늘 즐거웠습니다."
 
"저도 좋았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있다면 또 부탁할게요."
 
그녀의 대답과 함께 뭔가 어딘가 빨려 들어가 있던 감정은 서서히 풀려갔다. 사진은 3일 만에 보정을 끝내고 그녀의 메일로 전송해주었다. 그리고 1주일 후 저녁에 문자가 울렸다.
 
'저희 집에 놓고 가신 게 있더라고요. 찾으러 오실래요?'
 
 
글쓴이ㅣTETRIS
원문보기 http://goo.gl/luyEd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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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츄 2016-03-15 11:03:10
궁금합니다 다음편이.....
보거스시끼 2016-03-15 10:54:27
글읽고 푹빠져보긴 처음이네요...글읽는 내내 몽환적이게 되는거 같네요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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