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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의 남자 2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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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의 남자 1 ▶ http://goo.gl/spkS4K
 

영화 [멋진 하루]
 
섹스가 좋다는 것도, 잘 맞는다는 것도 잘 모를 순진할 때였고, 무엇보다 화장실 가고 싶은 기분은 들었지만 그것이 시오후키로 연결되진 않았었다. 그냥 남자친구와 다른 페니스의 크기와 굵기가 내 질을 자극했기에 그랬다고 생각했다. 그와 두 번째 만남까지도 시오후키는 성공하지 못했고, 그도 그걸 성공시켜 보고 싶어 했던 눈치였으나, 내가 참는 건지 아니면 그가 노련미가 없었던 것인진 잘 모르겠다. 물론 내가 부족했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세 번째 만남에서는 그와 만남을 끊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그와 내가 생각하는 차이점이라는 것이었다. 섹스에 대한 차이? 오르가즘에 대한 견해 차이? 그런 것들이라면 차라리 속이라도 편하게 대화를 통해 맞춰 보기라도 할 모양이었겠지만, 그가 내게 준 것과 내가 그에게 받아들였을 때의 그 느낌 차이는 엄청났다.
 
여느 때와 같이 그와 식사를 하고 모텔로 들어섰을 때, 또 역시나 시오후키는 성공하지 못했고 나는 전신을 농밀이 애무 당해 기진맥진한 상태로 침대에 늘어져 있었다. 섹스가 다시 시작되진 않았지만, 그가 내 발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만져 보더니 이내 내게 물었다.
 
"발 사이즈 몇이나 해?"
 
"발? 갑자기 그건 왜?"
 
"발이 작아 보여서."
 
"글쎄... 운동화마다 다르긴 한데 220? 뭐 때에 따라서 브랜드마다 210사이즈도 신고."
 
나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해 줬고, 그는 다시 내 발가락을 핥는 것으로 섹스의 시작을 알렸다. 그래도 그 당시 그리 느끼진 못했는지 2번 정도 하고 나니 애액도 나오지 않고 나 자체도 너무 힘이 들어 섹스를 쉬고 싶었다. 마무리하고 서로 씻고 나와서는 그는 가까운 쇼핑몰로 가자고 했다. 나는 무슨 볼일인가 싶어 약속이 있다며 먼저 자리를 떠나려고 했지만, 그는 나를 붙잡더니 진지한 투로 말했다.
 
"꼭 네가 필요한 일이야."
 
뭘 사려는데 나의 조언이라도 필요한 건가, 이런 건 상당히 불편한데 하는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일단 따라가서 대충 골라 주고 와야지 하는 생각으로 올라갔다. 그는 그 당시 내가 자주 신는 운동화 브랜드로 가더니 나를 세워 놓고선 말했다.
 
"들어가서 골라 봐."
 
"무슨 소리야?"
 
"하나 사주고 싶어서 그래."
 
소리를 빽! 지르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무엇보다도 거기서 "미쳤어?"나, "제정신이야?" 같은 드립을 칠 수도 없었거니와 무엇 때문에 사주냐고 어색하게 웃으며 묻고는 있었지만, 자리를 떠나기 위해서 몸을 돌렸다.
 
"싫어. 운동화를 왜 사주는데?"
 
"진짜 내가 사주고 싶어서 그래. 비싼 것도 아니고, 하나 골라 봐. 응?"
 
 
나는 인상을 찌푸린 채로 그 자리를 떠나서 재빠르게 쇼핑몰을 벗어나기 위해 애썼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것도 시간 낭비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걸어서 내려갔다. 그가 따라오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포기했지 싶어서 쇼핑몰을 나가려는데, 뒤에서 누가 날 붙잡았다. 뒤돌아봤더니 그 사람이었고, 손에는 그 운동화 박스가 있었다.
 
"받아."
 
"이게 뭔데. 설마 산 거야?"
 
그가 아까 나한테 물었던 신발 사이즈를 기억해 내고 아차 싶어서 나는 경악의 표정을 얼굴에 그리는 수밖에 없었다.
 
"220이야. 혹시 안 맞을 수도 있어서 여기에 영수증이랑 같이 넣었어. 교환하면 돼."
 
"도대체 왜 이래?"
 
나는 입가에 올린 "화대"라는 말을 끝까지 할 수가 없었다. 그 말을 꺼내면 정말로 그렇게 될까 봐. 아니 비참해지니까.
 
나야 섹스에 대해서 문외한이고, 어떻게 보면 남자친구와의 관계가 불만족스러워서 경험하게 된 일인데, 왜 이 남자에게 이런 걸 받아야 하나 싶었다. 그것도 아무런 사이가 아닌데.
 
"싫어. 가져가."
"가져. 네가 안 가져가면 여기다 버릴 거고, 가져가서 네가 버리던지 말든지 맘대로 해도 돼."
 
그는 내게 신발 박스를 내팽개치듯이 던져 주고서는 나를 쳐다봤다.
 
"조심히 들어가. 다음에 보고."
 
그는 나를 배웅하며 그렇게 말했지만, 나는 그 뒤로 그를 만나고자 연락하지 않았다. 숱하게 연락도 왔었지만, 그때마다 무시했고, 나는 그와 만났던 그 커뮤니티를 탈퇴하기도 했다. 겸사겸사 남자친구와는 조금 더 만났지만 이러저러한 사건들로 사이가 소원해져서 결국 헤어졌다.
 
훗날 내가 다른 공간에서 활동하고 있을 때, 혹시 그때 그 친구 아니냐며 조심스럽게 쪽지가 온 적이 있었고 그는 그때 자신이 미안했다며 그렇게 받아들일 줄은 몰랐다며 사과를 했지만, 나는 그저 그 사과를 받고서는 영원히 안녕을 고했다. 다행스러운 건, 적어도 그는 성숙하게 만남에 대한 마무리를 지어 주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철없을 때의 나처럼 연락을 끊어 버리지는 않았다. 지금은 그도 벌써 40대를 바라보고 있다. 나에게 있어서 그렇게 연상과의 관계는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끝.
 
글쓴이ㅣ라라라
레드홀릭스
섹스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http://www.redholi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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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식품 2017-05-09 16:26:42
오해할만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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