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제목이 곧 내용이에요. 금요일에 첫 경험을 했어요. 섹스 후 알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와 울음을 터트린다는 이야기. 두어 번 보고는 그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무심하게 지나쳤었는데...
 
추웠던 금요일 남자친구 입대를 앞두고 아련하기 그지없는 데이트를 했답니다. 친구들과 다 같이 놀다 슬슬 피곤해진 한 시쯤 따듯한 방에서 포근하게 몸 녹이는 편안함. 3년째 절대로 5일 이상 못 만나는 적이 없던 사랑 가득한 저희 커플인데요. 유독 바쁜 요즘엔 2주 만에 만나기도 해서인지 연애 초기의 설렘이 다시금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거든요.
 
이런 여러 상황에 힘입어(?) 마지막이 언제였는지도 모를 루즈하고 사랑 가득한 섹스를 했던 금요일이었어요. 영화처럼 서로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 모두 느끼며 나누는 사랑스러운 섹스요. 이만큼 모든 걸 잊어버리고 서로에게 집중해 본지도 언제인지....
 
그렇게 온 마음을 쥐어 짜낸 뒤 저는 울음이 터져버렸습니다. 지쳐 쓰러진 남자친구를 꼭 껴안고 흐느껴 울었어요. 왜인지는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겠네요. 미친 듯이 행복한 것도, 속상하거나 서러운 것도 아닌 감정이 미친 듯이 복받쳐 올라오고. 눈물은 또 왜 그렇게 나오는지, 남자친구는 자기가 뭘 잘못했느냐며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죠.
 
저도 이런 게 처음이라 정말 당황스러워서 울고 웃으면서 나도 왜 우는지 모르겠다며 대답하고는 맘 놓고 울어 버렸어요. 팔을 들 힘도 없이 울고는 폭 안겨있는데 남자친구가 미안하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사랑 가득한 섹스를 해야 하는데 여태 그러질 못한 것 같다고요. 그리곤 왜 울음이 난 걸까 토론했는데 결국 답은 못 찾았어요. 남자친구는 야한 만화 같다고 하더라고요. 꼭 섹스하고 나면 여자애들이 운다며.
 
제가 겪었지만 정말 기이한 경험인 것 같아요. 거짓말처럼 섹스가 끝나자마자 울음이 터진다니. 저와 남자친구 모두 당황했어. 어쩔 줄 몰라 하며 왜 그러냐고 걱정하면서 묻는데 저는 울면서도 모른다고 대답은 다 하고. 흠. 왜였을까요?
 
 
글쓴이ㅣ오후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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