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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게더, 투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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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치포인트]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학교 축제에서 였습니다. 왁자지껄하고 정신을 차려보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과 함께하고 있는 주점? 아니, 아쉽게도 저는 그런 자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모 걸그룹의 공연이 끝나고 보이그룹의 공연이 시작될 찰나, 공연장을 빠져나온 저는 가볍게 술이나 한 잔 하고 들어가려고 친한 후배에게 카톡을 날렸죠. 

‘어디냐?’ 
‘동아리방에서 술먹는데요?’ 

훌륭한 후배입니다. 선배가 원하는 것을 어쩜 이리도 잘 알까요? 근처 편의점에서 짭짤한 과자와 맥주 몇 캔을 고르고 있는데 다시 카톡이 옵니다. 

‘형 오실거에요?’ 
‘ㅇㅇ맥주 사고있는데 뭐 더 살까?’ 
‘술 많아요ㅋㅋ 안주만 좀 더 사오시면 될 듯’ 

덕분에 술값은 굳었다 생각하며 맥주캔 대신 과자 몇 개를 봉지에 집어넣었습니다. 새벽을 불태우겠다는 의지로 조명을 밝힌 주점을 지나 살짝 고요하기까지 한 동아리 건물에 도착해 문을 열었습니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네 명의 사람들. 

처용가를 아시나요? 달 밝은 밤에 밤늦게 놀다 들어와 보니 다리는 네 개, 두 개는 내 것인데 두 개는 내 것이 아니라는. 이 경우는 좀 더한 경우였습니다. 사람은 넷인데 아는 사람은 하나 뿐이었으니까요. 동아리 방 문패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제서야 저 안쪽에 앉아있던 후배 녀석이 저를 발견하고 손을 흔듭니다. 

“어 형, 옆 동아리 분들이랑 같이 먹기로 했어요. 괜찮죠?” 

심술궂은 선배라면 ‘안 괜찮으면 돌려보낼거냐?’ 라고 묻겠지만 저는 심술궂은 선배가 아니었어요. 물론 후배를 제외한 옆 동아리 사람 세 명이 다 여자라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안주가 떨어져가는 마당에 도착한 과자봉지들은 꽤나 환대를 받았습니다. 무정부주의상태에 가까운 교내 풍경 덕에 배달같은 게 될 리 없으니까요. 그렇게 술자리가 시작되었습니다. 

“자 반갑습니다!” 

살짝 젖어 물컹해진 종이컵 가득 맥주가 차오르고 곧이어 식도를 타고 흘러내립니다. 옆 동아리라고는 하지만 몇 년간 오다가다 본 얼굴들이라 서로 그렇게 어색한 사이는 아니었습니다. 키 큰 센 언니 상의 회장, 귀염상 신입생, 얼마전에 한 펌이 망한 고학번 하나. 안주도 변변찮지만 다섯 명이 마시니 술이 빠르게 사라집니다. 그쪽 동아리 부스는 이번에 뭘 많이 팔았냐, 우린 티켓 안 팔려서 적자 날 기세다 등등. 사라지는 안주 대신 이런저런 얘기들을 쏟아내던 중 마지막 술방울이 똑 하고 떨어집니다. 물론 심술궂은 선배가 아닌 저는 애정을 가득 담아 후배를 쳐다봅니다. 

“술 많다며?” 
“하하...다들 잘 먹네요? 제가 가서 사오면 되죠!” 

라고 당당하게 얘기하더니 제 카드를 받아 나가는 후배녀석. 옆 동아리 신입생이 자기도 같이 가겠다고 따라나섭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대체 얼마나 긁을까 타는 속을 달래려 담배를 집어 들자 회장인 그녀도 따라 일어섭니다. 그러고 보니 그녀가 가끔 난간에 기대 담배를 피우던 걸 봤었네요. 

“한 대만 빌려 줄래요? 아까 공연 끝나고 다 떨어져서.” 

빌린 담배 갚았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지만 흔쾌히 그녀와 함께 나갑니다. 끈적한 공기 사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밤바람에 담배는 잠시, 난간에 기대어 저 멀리 불야성을 이룬 축제의 한복판을 바라봅니다. 난간에 휙 걸터앉는 그녀. 늘씬한 다리가 눈길을 잡아채네요. 

“근데 키 몇이에요?” 
“72요. 크죠?” 
“제가 더 큽니다.” 
“아 뭐에요. 남자가 그런 걸로 이기려고 그러고. 불이나 줘요.” 

킥킥대며 담배를 무는 그녀. 아 참, 그녀는 밴드부입니다. 드럼을 치고 있죠. 길게 흘러내리는 머리에 약간 진한 스모키 화장. 다홍색으로 바른 입술로 담배를 빨아들이는 그녀를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살짝 힘이 들어가 모아진 입술에서 느껴지는 섹시함. 그녀에겐 어딘가 모를 여왕님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회장이라서 그런걸까요? 

“눈치 되게 빠르신가봐요?” 
“뭐가요?” 
“쟤들. 슬슬 썸 탈 분위기던데요?” 

저 멀리 편의점을 향해 가는 후배와 신입생의 모습이 보입니다. 도란도란. 초 여름밤은 길고 길다는 듯, 두 남녀의 뒷모습은 아주 천천히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순간 느껴지는 뿌듯함이라니. 이녀석, 남의 동아리 신입생을 채 가려 하다니.....훌륭하구나. 

“뭐, 좋을 때잖아요? 신입생이라니, 부럽다.” 
“어린 애 좋아하세요?” 
“아뇨 신입생 꼬시려는 놈 말고, 신입생인 게 부럽다고요.” 
“오빤 신입생 때 뭐 했는데요?” 

멈칫. 쉽사리 대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오빠라는 단어와 신입생 때라는 단어. 둘 중 무엇이 저를 멈칫하게 했는지는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지만요. 하긴, 제 또래 여자들은 웬만하면 다 졸업했을 테니 그녀도 저보다 어리긴 하겠군요. 

“공대생이 신입생때 뭐 하겠어요, 술마셨죠. 근데 몇학번이에요?” 
“00학번요. 오빠 00학번 아니에요?” 
“어떻게 알았어요?” 
“쟤가 저랑 같은 학번인데 선배에다 친한 걸 보니 한 학번 차이겠구나 했죠.” 

아하, 진하게 그려넣은 눈매는 아마 두둑한 눈치를 가리기 위해서 였나봐요. 바직바직 타들어가는 담배 꽁초를 비벼 끄고 우리는 다시 동아리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실없는 농담따먹기에 웃고 웃어주는 사이 후배와 신입생이 돌아왔습니다. 양손 가득히 들린 비닐봉지보다 둘의 얼굴 색이 궁금하더군요. 저런, 빨개진 사람이 없는 걸로 보아 급속한 전개는 없었나 봅니다. 

나가는 길에 근처 포장마차에서 안주를 사 왔다는 후배녀석. 덕분에 이미 물려버린 과자 대신 순대와 오뎅국물이 테이블에 올라옵니다. 물론 주종은 소주로 바뀌어 있었죠. 빠른 전개를 바라는 후배녀석을 마음 속으로 응원하며 맑고 청아한 소리를 내며 부딪히는 녹색 병을 돌려 땁니다. 언제 루즈해졌냐는 듯 다시 타이트해지는 술자리. 하지만 전과는 다르게 그녀의 입술로 자꾸 눈이 갔습니다. 종이컵에 살짝 찍혀 나오는 그녀의 입술 색깔. 잔을 내려놓던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눈꼬리를 살짝 감아가며 눈웃음을 칩니다. 이미 맥주로 적당히 다져 놓아서였을까요? 소주병 두 개를 비울 때 쯤이 되자 술기운이 훅 올라옵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고학번녀가 테이블 위에 머리를 묻었습니다. 

“아이고, 한 분 가셨네.” 
“언니, 집에 가서 자요. 여기 우리 동아리방 아니야.” 

뭔지 모를 소리를 웅얼거리며 테이블 위에 엎드리기 가장 편한 포즈를 찾아가는 그녀를 회장과 신입생이 추스리려 했지만 술 먹고 뻗어버린 사람은 원래 컨트롤하기 힘든 법입니다. 

“집에는 못 가실 것 같은데, 동아리방으로 옮겨드려요?” 
“죄송합니다.” 
“아 형 제가 할게요.” 
“아 됐고 넌 여기나 치워. 나도 술 먹을 만큼 먹어서 데려다 드리고 들어갈란다. 더 먹을라면 알아서 먹던가.” 

그리고 그 순간의 빠른 눈빛 교환. 저는 심술궂은 선배가 아니에요. 절대로. 키는 작았지만 축 늘어진 사람을 들어올리는 건 꽤나 힘들었습니다. 먼저 문을 열고 들어가 잘 자리를 만드는 회장을 따라 눕히고 나니 땀이 쭉 빠지더군요. 어지러운 동아리방 구석에서 담요를 찾아 덮어주는 그녀를 지켜보다 나오니 우리 동아리방도 문이 닫혀 있습니다. 왜 이럴 때 꼭 짖궂은 생각이 들까요? 

“문 확 열어보고 싶지 않아요?” 
“어우 나빴다.” 
“아니 왜요? 신성한 학문의 전당에서 이상한 짓 할 만한 사람들도 아니고.” 
“아 됐어요. 담배나 하나 더 빌려줘요.” 

다시 아까 전의 그 난간, 이번엔 그녀와 저 모두 난간 위에 걸터앉았습니다. 빨갛게 피어오르는 담배 불빛, 그리고 살짝 붉어진 얼굴. 그녀의 입술은 여전히 매력적인 다홍색입니다. 

“신기해요?” 
“아니, 입술색이 예뻐서요.” 

뭐라 대답하려던 그녀는 슬쩍 고개를 돌려 담배연기를 내뿜습니다. 얼굴이 살짝 더 붉어진 건 제 착각일까요? 

“어디 살아요? 데려다주고 갈게요.” 
“아 괜찮아요. 저 후문에서 자취해요.” 
“같이 가면 되겠네요. 어차피 저도 지하철 타야 되니까.” 

그녀와 함께 후배 녀석이 걷던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막차 시간이 가까워져서인지 불이 꺼진 주점도 하나 둘씩 보이더군요. 뒤를 돌아보니 동아리방에는 아직 불이 켜져 있습니다. 술기운 때문일까요, 진한 농담이 입에서 튀어나왔습니다. 

“내일 동아리방에서 이상한 냄새 나면 후배놈 족쳐야지.” 

키득거리며 맞장구치던 그녀가 물어봅니다. 

“오빠 동아리방에서 해본 적 있어요? 이상한 냄새 나는 거 어떻게 알아요?” 
“밤꽃 필 때가 아닌데 밤꽃향 나면 백프로지 뭘.” 
“아니 그러니까 동아리방에서 해본 적 있냐구요. 왜 말을 돌린대?” 

능글거리는 아저씨 웃음을 짓는 그녀. 사실대로 말할지 말지를 고민하던 저는 가까이 보이는 편의점 간판으로 눈길을 돌렸습니다. 

“아이스크림 사주면 얘기해주지.” 
“에이 뭐야. 해봤구만. 했죠? 했죠?” 
“맨입으로 말 안할랍니다아.” 

낄낄거리며 그녀는 편의점으로 절 밀어넣었습니다. 바로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그녀가 사는 자취방 골목이 시작됩니다. 아이스크림 뭘 먹을지 고르던 저는 뒷목에 느껴지는 서늘함에 깜짝 놀라 몸을 움츠렸습니다. 

“앗차거. 뭐야?” 
“저 이거 좋아하는데. 오빠 다른 거 먹을거에요?” 

이제 보니 그녀는 눈웃음도 매력적입니다. 입술만 예쁜 줄 알았더니. 그녀의 손에는 투X더 한 통이 들려있었습니다. 

“와... 그렇게까지 상세하게 얘기를 들어야겠어?” 

빵 터진 그녀. 담배 빌려준 값으로 자기가 산다고 그냥 오라며 계산대로 휘적휘적 걸어갑니다. 빌린 담배 값을 받게 생겼네요. 휙 지나치며 본 포스기 액정에 뭔가가 또 찍혀 있었지만 저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녀에게 아이스크림이 든 봉투를 받아들고 그녀의 자취방을 향해 걸었습니다. 

“자 얼른, 누구랑 해봤어요? 동아리 사람?” 
“난 해봤다고 한 적 없는데?” 
“아 뭐야 진짜. 아이스크림 안 줘.” 

이야기는 골목길을 돌아 원룸 건물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이어졌습니다. 

“예전에 사귀던 애랑. 원래 동아리방에서 할 생각은 아니었어.” 
“근데 어쩌다가 그랬어요?” 
“아 주말에 학교 근처에서 데이트하다가 뭐 좀 가지고 오려고 같이 동아리방 들렸었거든, 근데 마침 그 때 사람이 없더라고.” 

삑 삐빅 삐빅. 도어락 번호가 눌리는 소리. 지이익 하는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현관문을 엽니다. 기대감 가득한 얼굴로 샐쭉 웃는 그녀. 

“그래서요?” 

저는 신발장 위에 아이스크림이 든 봉투를 올려놓았습니다. 현관에 선 채 저를 쳐다보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가며 문을 닫았습니다. 도톰한 다홍색 입술. 살짝 치켜올라간 눈. 등 뒤에서 들이는 문 잠기는 소리. 

“이렇게 했어.” 

손으로 허리를 감고 그녀를 끌어당깁니다. 몇 센치 차이는 나지 않지만 마른 편인 그녀가 안겨 오자마자 입술을 덮쳤습니다. 밀어내는 척 제 가슴팍에 얹었던 손이 잠시 머뭇대다가 목 뒤로 돌아옵니다. 투X더가 닿았던 서늘함이 남아있는 자리에 그녀의 팔이 느껴집니다. 똑똑. 들어가도 될까요. 입술을 두드리는 혀 끝. 쉽사리 열어줄 기미가 보이지 않아 그녀의  아랫입술을 살짝 빨아당겼습니다. 

다홍색 입술은 이런 맛이 나는구나. 맛을 음미하며 두 번, 세 번 계속하자 그녀가 천천히 문 쪽으로 저를 밀어붙입니다. 등에 와 닿는 차가운 철문의 감촉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혀가 밀고 들어왔으니까요. 가끔 동아리방 벽을 넘어 울리던 그녀의 드럼소리처럼, 그녀의 혀가 저돌적으로 제 안으로 밀고 들어왔습니다. 깜짝 놀란 제 혀가 도망가려 해 봐도 그녀는 난폭하게 휘감으며 놓아주지 않더군요. 목덜미를 감은 그녀의 팔과 허리를 잡은 제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혀 뿌리가 얼얼할 때 쯤 그녀가 푸하 소리를 내며 떨어져 나갑니다. 입술이 살짝 번진 채 야릇하게 저를 끌어당깁니다. 

“우리집 아무나 못 들어오는데...” 

말과는 다르게 신발을 벗으며 방 안으로 들어서는 그녀. 홀리기라도 한 듯 그녀를 따라가 다시 품에 안았습니다. 색이 다 지워진 그녀의 아랫입술을 다시 한번 물어 봅니다. 아까의 끈적한 맛이 아닌 좀 더 맑은 맛. 윗옷을 타고 올라가는 손가락에 그녀의 배가 살짝 움찔합니다. 그녀가 머리를 뒤로 빼는군요. 

“오빠, 나 가슴 별로 안 큰데.” 
“괜찮아. 맛있으면 돼.” 

브라 아래로 손을 넣어 그녀의 가슴을 살며시 쥡니다. 한 손에 딱 차는 예쁜 사이즈. 보드라운 감촉을 느끼던 저는 옷을 끌어올려 그녀의 젖꼭지에 입을 맞췄습니다. 쪽. 그녀의 입에 있었던 다홍색이 살짝 묻어납니다. 

“맛있는데?” 
“잠깐만, 나 좀 씻고.” 

안 될 말을, 이 예쁜 색깔이 씻겨나가면 어떻게 하라고.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그대로 침대로 그녀를 안고 움직였습니다. 종종거리며 뒷걸음치던 그녀의 다리가 침대에 닿자 그녀를 천천히 눕힙니다. 말려 올라간 옷 아래로 드러난 날씬한 배. 티를 훌렁 벗어 던진 저는 그녀에게 달려들었습니다. 머리위로 옷을 벗겨 올리자 드러나는 귀여운 그녀의 가슴이 추울까봐 손과 입으로 그녀의 가슴을 덮습니다. 단단하게 솟아오른 젖꼭지 근처를 빙글빙글 돌리며 젖꼭지 끝을 톡 건드려 줍니다. 

배를 타고 내려오며 점점이 입을 맞춥니다. 배꼽에 쪽 소리가 나게 입을 맞추자 그녀가 간지럽다고 살짝 웃습니다. 입을 맞추는 간격이 점점 짧아집니다. 바지 버클을 풀기가 무섭게 치골 위에 입술로 자국을 남기고 그녀를 흘긋 바라봤습니다. 살짝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그녀. 바지와 팬티가 무릎까지 내려오고 소복하게 난 그녀의 음모가 코 끝을 간지럽힙니다. 

“아 오빠 안돼. 안돼. 나 아까 땀 많이 흘려서 냄새나.” 

필사적으로 저를 끌어올리는 그녀에게 못 이기는 척 딸려 올라가며 손가락 끝으로 그녀의 입구를 살며시 더듬습니다. 얕은 한숨. 

“손은 괜찮지?” 

무언의 동의에 손가락 끝으로 그녀의 깊은 곳을 탐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촉촉히 젖어있는 덕에 그리 어렵지는 않더군요. 입구 가장자리를 따라 천천히 훑던 손가락이 클리토리스 위에 잠시 머무르자 제 팔을 잡은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갑니다. 천천히, 더 천천히 손가락이 아래로 미끄러지며 그녀의 동굴 속으로 들어갑니다. 눈을 마주한 채 손가락이 두 마디 쯤 들어갔을 때, 그녀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꼭 감은 눈이 귀엽더군요. 

“아까 너 콘돔 샀지?” 

끄덕끄덕. 팔을 잡고 있던 손 하나가 벗어버린 바지를 가리킵니다. 아쉽지만 몸을 일으켜 그녀의 바지를 더듬었습니다. 작은 네모진 종이상자 하나. 자신의 깊은 곳을 탐험하던 손가락이 빠져나갔는데도 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일부러 요란한 소리를 내며 버클을 풉니다. 속옷을 벗고, 콘돔 포장지를 뜯는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려줍니다. 그녀의 아래에 가 앉아 다리에 천천히 손을 얹었습니다. 사르르 벌어지는 다리. 실눈을 떠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에 호기심이 비칩니다. 

“들어갈게.” 

살짝은 야한 소리. 그녀와 제 몸이 처음 만나는 소리도 잠시. 그녀의 안은 생각보다 좁았습니다. 천천히, 하지만 묵직하게 그녀 안으로 저를 밀어넣자 그녀의 다리가 좀 더 벌어집니다. 다시 질끈 감긴 눈. 그녀의 뽀얀 목덜미에 입을 맞췄습니다. 치골이 닿는 느낌에 그녀가 눈을 뜹니다. 

“아. 좀 아프다.” 
“가만히 있을까?” 
“응 잠깐만.” 

이젠 다홍색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그녀에게 다시 키스합니다. 이번에는 제 혀가 들어오게 허락하던 그녀가 언제 그랬냐는 듯 거칠게 혀를 몰아붙이기 시작하네요. 밀려나는 혀를 따라 천천히 허리를 뒤로 뺍니다. 혀에 힘을 주어 그녀를 밀어붙이며 허리를 짧게 올려치자 그녀의 몸이 움찔합니다. 움직이지 말라고요?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녀의 안이 이렇게 조여와서 참을 수 없는데. 

“너 되게 좁아.” 
“많이는 안 해봤어. 살살해.” 

허락이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그녀의 몸에 저를 밀착시킵니다. 살갗과 살갗이 맞비벼지는 야릇한 감촉과 함께 주니어가 그녀의 좁은 몸 안으로 살며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합니다. 좀 더 크게 움직이려 몸을 세우자 허전함이 밀려왔는지 그녀의 손이 가슴으로 향합니다. 자기 젖꼭지를 만지고 있는 그녀 안으로 좀 더 깊게 좀 더 깊게 들어가며 도톰하던 클리토리스를 문질러 줍니다. 톡 톡 튀기는 듯 한 그녀의 반응. 어느새 그녀도, 저도 땀으로 몸이 번들거립니다. 어느 순간 올가미를 잡아채듯 훅 조여 오는 그녀의 속살. 저를 끌어당기는 그녀의 품에 파묻히며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습니다. 진한 그녀의 냄새가 풍겨옵니다. 부르르 떨리는 그녀의 몸을 더이상 참지 못하고 울컥거리며 사정하는 주니어. 그 울컥거림에 다시 한 번 몸 가득히 힘을 주는 그녀. 한참 동안이나 저와 그녀는 끌어안은 채 헐떡거리며 여운을 만끽했습니다. 그녀 안에 들어간 주니어가 작아지기 시작할 때 까지요. 

“좀 씻자. 어후, 오빠 땀 봐.” 
“반은 니꺼거든?” 

낄낄대며 화장실의 샤워 부스로 들어가던 그녀는 멈칫 하며 현관을 바라봤습니다. 아 맞다. 아이스크림. 저를 바라보며 씨익 웃은 그녀는 조심스레 비닐봉지 채 아이스크림을 냉동실에 집어넣었습니다. 

“이건 다음에 같이 먹어야겠네? 그치?”


글쓴이ㅣADAM
원문보기 http://goo.gl/GgH8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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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강 2017-11-11 17:07:34
대학때 추억이 새록새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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