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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아티스트를 꿈꾸던 남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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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아티스트를 꿈꾸던 남자 1▶ http://goo.gl/9KCfvG
* 이 이야기는 성심리상담소를 운영하는 여성 치료사의 관점에서 서술한 '소설'입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내담자의 이야기는 허구일수도 사실일수도 있습니다.
영화 <픽업아티스트> 심리검사 분석 결과 그는 과시욕이 많고 자존심이 매우 센 사람으로 나왔다. 본인의 자아성찰이 중요한 것보다는 남의 눈에 비치는 자신이 더 중요한 사람이었다. 나는 여자들에게 계속 인정받으면서 자아를 찾아가는 그를 생각하다, 어린 시절 무엇인가가 그의 성격적 결함의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주환씨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게 된 나는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확신하게 되었다. 아빠는 누군지도 모르는 주환,... 화류계 생활을 했던 엄마는 어린 주환을 집에 놔두고, 밤늦게 출근했다가 거의 아침이 다 되어서야 돌아오기 일쑤였다. 늘 혼자지내는 생활에 이골이 났던 주환은 술취한 엄마가 구두굽 소리를 거칠게 내며 들어오는 새벽이면 엄마내음이 그리워 눈을 부비며 ‘엄마’하고 품에 안기려했고 엄마는 그런 주환을 잠깐 못 이기는 척 안아주고는 이내 귀찮다는 듯이 팽개치고 잠이 들었다. ‘엄마, 엄마…’하며 어린 주환이 잠든 엄마를 깨우려하면 엄마는 본인 잠이 깬 게 화가나서 더욱 거칠게 짜증을 내며 주환을 밀쳐내었다. 더군다나 일을 안나가는 날은 집에 ‘삼촌’이라는 명목으로 모르는 아저씨가 매번 바뀌어서 집에 와있었고, 엄마와 그 새로 본 ‘삼촌’들은 집에서 담배 연기를 마구 내뿜으며 히히낙락거렸다. 엄마는 새로운 ‘삼촌’이 오면 주환에게 용돈을 쥐어주며 오락실이나 만화방, 친구 집에서 놀다오라고 하였다. 어느 날 몸이 아파 학교에서 일찍 조퇴하고 돌아온 초등학생 주환은 방 두 칸 짜리 월세 반지하 집, 그 속의 엄마 방 안에서 ‘아, 아…’ 하는 엄마의 신음 소리를 듣게 된다. “엄마, 어디 아파?“ 하고 방문을 열어본 주환씨는 모르는 ‘삼촌’이 엄마의 치마를 올리고 엄마의 배 위에서 마구 짓누르고 있는 광경을 목격한다. “삼촌, 내려와요. 우리 엄마 아프게 하지 말아요.” 어린 주환은 ‘엄마를 아프게 하는 삼촌’으로 부터 엄마를 필사적으로 떼어내려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그 날의 충격이 아직까지 머릿속에 있고 주환씨는 그 때부터 본인을 본인보다 훨씬 더 큰 삼촌에게 명백히 패배한 ‘패배자’라는 죄책감을 갖고 자라오게 된 것이다. 프로이트는 남자는 6~8세 사이, 엄마를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아빠나 엄마의 애인과 엄마를 사이에 둔 경쟁을 하고,경쟁에서 패배했다고 느끼거나 본인의 그것보다 훨씬 큰 경쟁상대의 성기를 보면 ;그 경쟁상대가 본인의 성기를 거세할 거라는 '거세불안'에 시달린다고 하였다. 그 후, 사람품이 그립고 사람내음이 그리운 환경하에서 자라온 김주환씨는 본인에게 조금만 잘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온 정을 다 쏟아부우며 마음을 주었다. 사춘기가 지나고 대학을 가게 되자 잘 생기고 키도 훤칠한 그에게 대시하는 여자들이 많아지자, 주환씨는 그 여자들 모두 따스하게 굽어살피사(?) 그 여자들 모두와 관계를 하게 된다. 공부도 곧잘 해서 명문대학을 나왔고, 좋은 직장을 잡아 회사에 들어가자 이제는 주환씨 본인이 여자들에게 돈을 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지금까지 주환씨에게 돈을 써가며 달려들던 여자들에서 벗어나 본인도 드디어 ‘선택권’이라는 것이 생긴 것이다. 이 때부턴 물불안가리고 본인이 호감을 느끼는 여자라면 모두 대시하게 된다. 대시를 받기만 했던 생활을 넘어서 선택을 하고 누군가를 쥐락펴락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일로 느껴졌다. 잘생긴 주환이 돈까지 화통하게 쓰니 여자들이 백이면 백, 다 넘어왔다. 그래서 사태가 이 정도로 심각해 진 것이고, 결국은 본인에게 쉽게 정복당하는 여자가 지긋지긋해지자 이제는 어려운 대상, 사회적 관계인 대상들에게까지 손을 뻗게 된 것이다. 애인이 생겨봤자 사귀는 초기 1개월만 애인에게 집중했다. 결국은 1개월 후에 시들해지면 다른 여자들을 찾아나섰고 애인들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블같이 화를 내고 주환씨 곁을 떠났었다고 한다. 지금 오래 사귀고 있는 예쁜 애인 이민지씨는 주환씨를 철썩같이 믿고 있다고 했다. 주환씨를 단 한 번도 추궁한 적도 없고 무조건 믿어주는 여성이었다. 그래서 주환씨 곁을 떠나지 않고 최초로 오래토록 곁에 머무는 여자가 되었고, 결혼까지 앞두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어느 날 주환씨가 황급히 상담소 문을 두드렸다. “어? 김주환씨 예약은 수요일인데요? 오늘 월요일인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큰일났어요. 선생님.” 곧 울음이라도 터트릴 것 같은 주환씨의 일그러진 표정. “민지에게 다른 남자가 있나봐요.” “네? 그걸 어떻게 알게 됐죠?” “민지랑 지난 주말 같이 영화보러 갔는데 민지가 잠깐 화장실 간다고 해서 제가 민지 가방을 대신 들고 있었어요.” 근데 ‘카톡’ 소리가 나길래 백을 열어 전화를 봤어요. 마침 화면에 메세지가 떠있더라구요. 패턴을 풀지 않아도 됬구요. 그래서 봤더니 어떤 남자 이름의 개새끼가 ‘민지야. 보고싶어. 사랑해. 어디야? 나 지금 잠실인데. 내가 집 앞으로 갈까?’ 이런 류의 메세지를 보냈더라구요. 지금까지 민지가 절 한 번도 추궁한 적이 없었고, 저도 민지에게 이 메세지를 본 걸 표를 내면 민지가 제 핸드폰도 보자고 할까봐. 그래서 그냥 모르는 척했어요. 몸이 아프다고 핑계대고 그 날은 일찍 헤어져서 집에 와서는, 지난 번 클럽에서 만난 예쁜 여자한테 연락했어요. 바로 모텔에서 만났는데 글쎄, 머릿속에 온통 증오와 질투로 가득차서 거시기가 서질 않는 겁니다. 흥분이 도무지 안되어서 미안하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요. 오늘도 일을 하려고 하는데도 아무런 집중이 되지 않았아요. 온통 그 생각뿐입니다. 선생님 저 어떡해요. 너무 두려워요. 민지가 제 곁을 떠날까봐요. 그 새끼랑 뭔 짓을 했을지.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그는 심하게 무너지고 있었다. 거의 ‘자아의 붕괴’ 수준이었다.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에서 자아를 찾고 있던 사람이 사랑하는 여자의 배신전야 앞에서 이렇게 한 없이 허무하게 무너져버렸다. 어린 시절 삼촌에게서 엄마를 뺏길 것 같아 목놓아 울던 어린 주환이가 되어있었던 것이다. 어린시절의 트라우마가 그를 또 한번 패배의 두려움으로 마구 몰아가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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