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아티스트를 꿈꾸던 남자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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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아티스트를 꿈꾸던 남자 2▶ http://goo.gl/QwjLHv
* 이 이야기는 성심리상당소를 운영하는 여성 치료사의 관점에서 서술한 '소설'입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내담자의 이야기는 허구일수도 사실일수도 있습니다. 영화 <50/50> 일단 그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상처받은 영혼부터 치유하는 것이 시급했다. 지금은 엄마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8년 정도 되셔서 엄마가 안 계시다고 했다. 따라서 게슈탈트 치료법의 일환인 빈 의자 기법을 사용하였다. * 빈 의자 기법(Empty chair technic) 현재의 치료 장면에 와 있지 않은 사람과 관련된 사건을 다룰 때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며, 특정 인물이 빈 의자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하는 방법 "자, 김주환 씨 지금 이 의자에 엄마가 앉아 계세요. 엄마에게 그동안 못했었던 말들 모두 한 번 해보세요.“ “...” “괜찮아요. 엄마도 다 이해하실 거에요. 어린 주환이부터 성인이 된 주환 씨까지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 오늘 모두 한 번 엄마에게 털어놓으세요.” 내가 부드럽게 한 번 더 권유하자 주환은 빈 의자에 대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엄마, 그때 왜 나 한 번만 꼭 안아주지. 왜 그리 밀쳤어. 내가 그렇게 싫었어? 그리고 그 삼촌이 엄마 아프게 했을 때 왜 엄마 도와주려는 나한테... 왜... 흑흑... 왜 화를 냈어... 왜 쫓아냈냐구... 흑흑흑.“ 주환의 감정이 격앙되면서 어깨가 마구 들썩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어린 주환이가 되어 엄마의 사랑을 간절히 갈구하고 있는 주환 씨의 등을 부드럽게 쓸어 주었다. 그리고 주환 씨 엄마로 빙의 된 내가 말하였다. “미안하다. 주환아. 널 사랑하지 않았던 게 아니야. 너를 잘 키워야 하기 때문에 엄마도 너에게 그러면서 많이 힘들었단다. 정말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했다. 우리 아가.“ 주환 씨와 나는 그렇게 서로 붙들고 엉엉 한 바탕 울었다. 정말 가슴이 아팠다. 어린 시절에 엄마가 구출해 주려는 자신을 버리고 아프게 하는 삼촌을 선택했다고, 엄마에게 배신당했다고 믿었던 주환 씨의 그 상처가 결국 한 여자의 사랑을 믿지 못하고 계속 보험들 듯 대비책을 마련하며 여자들을 바꿔 만나는 바람둥이 주환 씨를 만들어 낸 것이었다. 한 여자만 바라보고 믿고 있다간 어린 시절 삼촌을 택하고 떠났던 엄마처럼 분명 본인을 버리고 다른 남자를 선택해 떠날 것만 같았기에 계속 이런 행동이 되풀이 되었다. 그리고 현재의 애인 민지 씨에게도 어린 시절 엄마가 오버랩되어 비쳐서 주환 씨는 못 견디게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렇게 빈 의자 치료법으로 후련하게 눈물을 쏟아 낸 후, 나는 주환 씨에게 한 가지 처방을 내려주었다. 민지 씨에게 더욱 잘 해주고 신경 써주라고. 다른 여자에게 눈독 들이거나 하는 행동은 오늘로써 그만두고 만약 다른 여자에게 본능적으로 대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황급히 그 자리를 피해버리거나 민지 씨에게 안부 전화를 하거나 카톡을 한 줄이라도 더 하라고 했다. 그리고 민지 씨가 지금껏 믿어주고 추궁 한 번 안 한 것처럼 주환 씨도 민지 씨에게 그 어떠한 추궁도 하지 말 것이며, 그저 무조건 잘 해주고 좋은 시간을 보내보도록 노력해보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 둘의 섹스에 관해서 물었더니, 그동안 다른 여자와의 새로운 섹스가 늘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민지씨와는 다양한 체위라든지 양껏(?) 제대로 섹스를 즐겨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자, 주환 씨. 이거 선물이에요.” “이게 뭔가요?” 포장을 뜯어 본 주환의 얼굴에 이내 미소가 번졌다. “바이브레이터네요.” “네, 여자는 클리토리스 자극으로 섹스 만족을 많이 느껴요. 특히 G스팟이 아직 개발 전이라면 말이죠, G스팟은 평생 모르고 사는 여자들이 많지만, 음핵은 여자라면 누구나 다 있으니까 주환 씨가 먼저 입으로 살살 애무해주다가 전희 시 이걸 음핵에 사용해주세요. 음핵은 ‘신이 여성에게 준 가장 귀한 선물’이라고 할 정도로 오로지 성적인 자극만을 위한 신체 부위입니다. 남자의 귀두는 요도구가 있어 소변을 나오게 하는 기능도 하지만 음핵은 그렇지 않잖아요.” 다음 회기 상담 때 만난 김주환 씨의 표정은 한결 밝아져 있었다. “요즘 민지 씨랑 어떠세요?” “민지랑 주말에 속초 다녀왔어요. 해변가 앞 분위기 죽이는 펜션에 자리를 잡고 선생님이 주신 진동기로 애무를 해주었더니 아주 숨이넘어가더라구요. 그렇게 절정을 느낀다 싶을 때 선생님 말씀대로 삽입을 했더니 바로 오르가즘에 오르더라구요.지금까지 민지가 그렇게 미치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그날 밤 민지는 일곱 번 느꼈다고 하네요. 하하하! 쑥쓰럽지만요. 그리고 바닷가 횟집에 앉아 소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앞으로 결혼 문제라든지, 서로의 사랑 신뢰 이런 부분이요.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니 정말 아무것도 우리 사이에 장애가 될 게 없더라구요. 서로 한층 성숙한 사랑을 하고 온 느낌입니다. 몸과 마음 혼연일체가 되어서 이제는 우리의 사랑을 아무도 갈라놓지 못할 거란 확신이 서네요. 앞으로 결혼식 생각만 해야죠. 다음 주에 상견례합니다.“ 결국 김주환씨는 약 5개월에 걸친 10회기의 심리 치료를 받고 나서 달라졌다. 이전과 비교해 가장 크게 변화한 점은 좀 더 의미 있는일로 여가를 보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자 만나느라 쓰던 시간과 경제적 낭비. 모두 건전한 방향으로 전환이 되었다. 좋아하던 축구 모임에 다시 나가며 다른 여자에 대한 성적 에너지를 축구로 돌려 몸도 더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정력도 아울러 좋아져 애인 민지 씨와 더욱 뜨거운 사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영화나 공연감상을 즐기기도 하고, 사회봉사활동도 참여하게 되면서, 여자들과 성적인 교류만 나누던 삶에서 정말로 진정한 사회적 나눔을 실천함으로 삶 자체가 완전히 탈바꿈되었다. 이렇게 주환 씨는 매우 값진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의 결혼식에 참석한 나... 눈부신 신부와 화사하게 웃고 있던 주환 씨가 다가와 반색을 표한다. “주환 씨, 신혼여행은 어디로 갈 거에요?” “하하하! 영국, 스페인으로요. 프로 축구 경기도 직접 구경할 겸 갑니다. 선생님 덕분에 너무나 행복하게 인생을 보내는 법을 터득하게됐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치료사에게 가장 기쁜 순간은 이런 순간이 아닌가 싶다. 멈출 수 없었던 탐욕으로 쩔어 있던 그의 흐리멍텅했던 눈빛은 말끔히 사라져 있었다. 턱시도 차림의 멋진 새신랑 김주환 씨... 흠... 눈빛까지 맑아지니 가뜩이나 잘생긴 외모가 천 배, 아니 만 배는 빛이 났다. 내겐 또한 첫 내담자라서 더욱더 잊지 못하는 한 남자로 남아 있다. "주환 씨, 늘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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