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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증을 가진 한 방화범의 사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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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증을 가진 한 방화범의 사연 2 ▶ http://goo.gl/tTTcWw 영화 <디스터비아> * 이 이야기는 성심리상당소를 운영하는 여성 치료사의 관점에서 서술한 '소설'입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내담자의 이야기는 허구일수도 사실일수도 있습니다. “영진 씨, 그래서 어떻게 됐나요?” “김경장 님께서 자꾸 나오라고 하시니 나머지는 내일 상담 시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상담을 하는 내 입장에선 내담자가 먼저 이야기를 끊어주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다음날 같은 시간으로 예약을 잡은 후 김경장 님이 내게 다가와 묻는다. “어때요? 선생님. 저 자식 얘기를 좀 하던가요?” “네, 아직 범행동기에 대해선 정확하게 듣진 못했습니다만, 지금의 심리오픈 정도로 봐서는 3일 안에 범행동기도 얘기할 것 같네요. 오늘은 과거의 유영진 씨의 살아온 여정에 대해 파악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 다음날 김경장님과 유영진 씨가 같은 시간에 예약한 대로 함께 왔다. 유영진 씨가 나를 보더니 반색을 하면서 먼저 입을 뗐다. “선생님과 어제 이야기 나눈 후에 며칠 만에 편하게 잠을 잤답니다. 그동안 조사를 받는 동안 잠을 못 자기도 했었지만, 어제는 정말 마음이 편했는지 오랜만에 잘 잤어요. 고맙습니다. 선생님.“ “하하하. 다행입니다. 사람은 그렇게라도 속내를 꺼내놓으면 그것만으로도 마음속 화가 많이 풀리게 마련이죠. 유영진 씨도 그러한 이유로 해소감에 잘 주무셨을 겁니다. 유영진 씨는 그러면 그동안 살아오면서 힘들 때는 누구와 이야기를 하셨나요? 만약 이야기 들어주는 대상이 있었다면 속 얘기도 하셨나요?” “아뇨. 얘기할 사람도 없었고, 친구도 없었습죠. 그저 술만 마셨어요.” 영진씨는 허무한 듯 허공에 시선을 잠시 고정하더니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편애적 사랑에 상처받은 유영진 씨가 어디 하나 털어놓을 곳 없이 가슴에 화를 묻어두고 살았었기에 내재된 화가 한 번에 위력을 발휘하며 폭발하여 이런 분노성 큰 범죄를 저질러 버린 듯하다. 누군가라도 차근차근 이야기를 들어줬었더라면....이런 참사는 없었을 텐데 마음이 아파져 왔다. “어제 그 신음 소리 들었던 부분부터 다시 얘기해주실래요?” 유영진 씨는 특유의 어눌하고 느릿느릿한 말투로 다시 본인의 살아온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지나가다가 야릇하게 흥분되는 섹스 신음 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멈춘 영진 씨. 옆집 방문은 여름이라 열려있었다. 다세대 주택의 다닥다닥 붙은 구조였다. 말만 옆집이지, 칸을 나눠놓은 옆방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주택은 특히 방음 시설에 취약하다. 영진 씨는 열린 문틈으로 빼꼼히 안을 들여다보았다. 영진씨 마누라와 바람나 야반도주했던 그 남편의 마누라. 밤에 조그만 업소를 나가는 모양이다. 거기서 애인을 사귀었는지 기둥서방이 어느새인가 부터 그 여자 집에 와서 사는 눈치였다. 방 안은 커다란 선풍기가 굉음을 내며 연신 돌아가고 있었고, 한여름 뜨거운 한낮, 뜨거운 남녀의 정사가 적나라하게도 영진 씨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헉...' 순간 눈앞에 펼쳐진 격정의 파노라마에 정신을 잃을 뻔한 영진 씨... 정신을 차려보니 본인도 모르게 이미 바지를 내리고 페니스를 꺼내어 자위를 하고 있었다. 여자 위에서 격정적 피스톤 운동을 하는 남자가 사정하는지 여자 몸 위로 푹 꼬꾸라지는 순간 영진씨도 그만 절정감에 사정하고 말았다. 옆집 문 앞 흥건한 영진 씨의 정액들. 그는 본인의 정액을 치울 생각도 없이 한쪽으로 내려놓은 소주가 든 검은 비닐만 주섬주섬 챙겨 본인 집으로 들어왔다. 그때 찢어질 듯 울리는 집 전화벨 소리. “여...여보세요?” “네, 유정태 학생 집이죠?” “네..그런데요.” “아버님 되시나요?” “네, 누구세요?” “여기 성모병원 응급실인데요. 유정태 군이 차 사고를 당했어요.보호자분 얼른 오셔야 합니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부랴부랴 택시를 잡아타고 성모병원으로 갔다. 응급실에 도착한 순간 간호사들이 누워있는 정태 머리 위로 하얀 이불을 덮어씌우는 게 보였다. “지금 뭐하는 겁니까? 우리 아들한테!” “요 앞 큰길에서 뺑소니 차 사고를 당했나 봅니다.지나가던 시민에게 발견되어 응급실에 왔을 때는 이미 늦어있었습니다. 조금 전에 운명했습니다.” “뭐라고? 내 아들 당장 살려내! 으아악!” 유영진 씨가 정신을 차린 곳은 아들을 보낸 성모병원 침대였다. 시큼한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럴 때가 아니었다. 장례를 치러줘야 할 때였다. 편안히 저세상으로 갈 수 있도록 보내줄 절차가 남아 있었다. 유영진 씨는 가까스로 몸을 추스르고 그렇게 외로운 장지에서 아들을 보냈다. 아들이 생사를 오가던 시각, 옆집 섹스 장면에 흥분해서 자위하고 있었던 본인이 한심하고 싫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오열하는 영진 씨의 눈물 방울들이 나락으로 떼굴떼굴 굴러떨어졌다. 그 일이 있고 나서 영진 씨는 관음증이 생겼다. 어찌 보면 아들의 죽음과 맞바꾸어졌을 그 섹스 장면... 그것이 무엇이길래 그는 아들이 죽어가는지도 모르고 관전에 열중하고 있었을까. 반미치광이 상태로 그는 남의 섹스 장면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관음증을 가진 한 방화범의 사연 4 ▶ http://goo.gl/AQEYI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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