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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투녀 5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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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뉴욕의 연인들] 엉덩이를 오므리고 이를 악물고 버텼다. 얼굴이 타들어 갔다. 더는 참을 수가 없어 소리치고 말았다. “싸겠어요! 내려와요!” 타투녀는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교성을 지르다 또렷하게 한마디를 했다. “싸.” 팔다리가 갑작스레 늘어나는 기분이었다. 허리 중추가 비틀어지며 입이 있는 대로 벌어졌다. 벌어진 입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허리가 오그라들면서 첫 번째 발사가 있었다. 탄성으로 허리에 힘이 한 번 더 들어가면서 두 번째 사격이 있었다. 그리고 허리에 힘이 풀리면서 마지막 1g까지 출발선에 모여 있던 정액이 방사되었다. 발기된 고추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타투녀는 옆으로 쓰러졌다. 등을 보이고 누워 몸을 가늘게 떨고 있었다. 허리 라인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높은 골반이 솟아있었다. 등을 만져보았다. 온통 땀이었다. 나는 타투녀를 뒤에서 안았다. 거부하지 않았다. 미동조차 없었다. 가슴을 좀 만지다 허리를 안아주었다. 타투녀는 말이 없었다. 나도 말을 하지 않았다. 둘 다 피부가 미끈거리고, 내 숨소리에 맞춰 타투녀의 뒤통수 쪽 머리칼이 하늘거렸다. 그렇게 스르르 잠이 들 것 같았다. 타투녀는 일어나 씻었다. 나는 누워있었다. 아직 어색했다. 우리는 아직 서로 이름도 몰랐다. 바닥에 떨어진 팬티와 브래지어를 입고, 바지와 블라우스를 입었다. 입술을 바르고 머리를 만지고 신발 신는 소리가 났다. “잠깐만요. 어디 가요?” “갈게요.” 사무적인 목소리였다. 타투녀를 잡아야 했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기다려요. 밥 좀 먹어요.” 저녁때는 이미 지나있었다. 나는 제육덮밥을 시켰다. 타투녀는 라면이었다. 김밥천국이었다. (이것 때문에 두고두고 바가지를 긁는다. 사실 거리로 나와 김밥천국이 제일 먼저 보였고, 타투녀도 좋다고 했다. 그런데 첫 데이트에 김밥천국은 아니라고 한다. 본인이 선택해놓고 날 타박한다.) “잘하시네요. 많이 하신 듯해요.” “네. 한 100명쯤. 이제 세지도 못해요.” 난 이번이 세 번째라고 이야기했다. 두 번을 돈 주고 했다는 것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타투녀는 지쳐 보였다. 아픈 것은 아니라고 말 했다. 다행히 내가 오빠였다. “영화 한 번 더 볼까요? 커피만 먹어도 되고요. 그냥 한 번 더 보고 싶네요.” 그렇게 전화번호를 받았다. 이후로 섹스는 하지 않았다. 만나서 걷고 걸어 다녔다. 사귀자고 했다. 타투녀가 말했다. “보통 남자들은 경험 많은 여잘 안 좋아하던데?” 타투녀는 섹스가 너무 좋다고 했다. 이 남자, 저 남자 가리지 않고 섹스를 해왔다고. 그래서 이젠 사랑이 뭔지 잘 모르겠노라고 말 해왔다. 자궁에 병이 생겨 임신이 힘들 거라는 진단을 의사에게 들었다고 했다. 난 중요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라고. “나에게 충실해 줬으면 해. 다른 사람하고 할 거면 얘기해 줬으면 좋겠어. 그냥 네가 좋은 거지, 다른 조건은 필요 없어.” 추석부터 만나기 시작해서 12월 31일이 되었다. 남산으로 약속을 잡았다. 여러 연인들로 인해 인산인해였다. 남산에 가기로 해서 사랑의 자물쇠를 생각했었다. 그런데 버리고 오는 것이 아까워 반지를 하나 샀다. 새해를 10분 정도 남긴 시각이었다. 타투녀는 테스터기를 꺼냈다. 두 개였다. 두 개 다 빨간 줄이 두 줄이었다. “오빠, 말해 줬으면 좋겠어. 어쩔 거야?” 고민할 것이 없었다. 다신 이런 여자 못 만날 것이다. 타투녀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여자였다. 나에게 과분했다. 나는 작게 읊조렸다. “결혼하자.” 타투녀의 악문 입술이 보였다. “싫다 그러면 지우려고.” 다들 휴대폰을 꺼내 새해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 대화할 수 없을 만큼 주위가 소란스러웠다. 3. 2. 1. “해피 뉴 이어.” 여기저기서 환호가 오고 갔다. 주머니에서 반지를 찾았다. 무릎을 꿇고 반지를 꺼냈다. “결혼하자.” 소음에 내 목소리가 덮이고 말았다. “나와 결혼해 줘.” 주변 소음은 잦아들 기미가 없었다. 나는 목청이 터져라 소리쳤다. 주변 소음이 잦아들고, 내 목소리를 들은 주변 사람들이 돌아봤다. “결혼하자. 같이 살자.” 애를 낳고, 하나 더 낳았다. 둘째가 만삭일 때 타투녀가 말했다. “나 그날 있잖아. 김밥천국 간 날.” “김밥천국을 가?” “내가 김밥천국 간 날이 그날밖에 더 있어?” “아….” 나는 대답을 아꼈다. 보통 나를 면박 줄 때 이 이야기부터 꺼내기 때문이다. 아내가 말했다. “사실, 나... 그날 질염이 있었어. 너무 간지러운 거야. 그래서 오빠 거로 긁은 거야.” 이 여자를 만나고 두 꼬맹이를 선물로 받은 내 인생이 질염에서 왔다는 사실을 그제야 들을 수 있었다. 나비는 내 것이 되었다. 나비가 쭈글탱이가 될 때까지 나는 힘을 아끼지 않으려고 한다. 끝. 글쓴이ㅣ 레드 원문보기▶ http://goo.gl/nmocz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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