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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와 놀부 이야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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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와 놀부 이야기 11▶ http://goo.gl/WSQH0C
영화 <후궁> "우리를 보지 못하게 눈은 가리고 깨워라." 그녀의 말에 뒤에 있던 그림자들이 움직여 자루로 향했다. 두 명의 그림자는 언뜻 보이는 형체만 봐도 건장한 남성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둘은 자루를 풀어 손을 집어넣었다. 여자의 기절한 얼굴만 꺼내 든 채 천으로 눈을 단단히 감아 앞을 못 보게 했다. 한 명은 여자의 겨드랑이 쪽을 잡고 한 명은 반대쪽 자루 끝을 잡은 채 잡아당기며 여자를 자루 밖으로 꺼냈다. 여자는 죽어있는 듯 거친 움직임 속에서도 미동이 없었다. 남자는 주박에 물을 받아와 여자의 얼굴에 거칠게 뿌렸다. 세차게 부딪힌 물은 여자를 깨우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기절해 있던 여자는 갑자기 뿌려진 물에 숨을 깊게 삼키며 깨어났다. "뭐야! 살려주세요!" 여자는 눈이 보이지 않자 당황해하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이제 깨어났구나. 반가워요"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여자는 화들짝 놀라 물었다 "누구세요! 여기가 어디죠!" 따지듯 외치는 여자를 멈추게 한 건 우렁찬 따귀 소리였다. "상황 파악이 잘 안 되는 년이네... 한 가지씩 애걸복걸하며 물어봐도 모자랄 판에 어디서 그 돼지 같은 목소리로 소리를 질러대!" 그녀의 화난 목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방안 모두가 그 크고 우렁찬 소리에 움찔하며 놀랐다. "잘 들어, 한 번만 이야기할 거야. 우리 협상이... 아니, 거래? 그래. 거래라고 하자 그편이 네 년한테도 잘 이해될 테니까. 거래... 이제 너와 나는 거래를 할 거야. 이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다면 말이야... 나는 너무 화가 날 것 같아." 그녀는 공포에 떨고 있는 여자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될까? 응? 거래에 적극적으로 참여 해야겠지?"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런 자세야. 좋아. 그럼 거래를 시작해볼까?" 그녀는 여자의 목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내가 거래할 물건은 네 목숨, 상당히 값어치가 나가지? 막 사고 싶고 가지고 싶지? 그렇지?" 여자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음... 이 값나가는 물건을 팔기에는 너무 아깝지만 나보다 필요한 사람이 사고 싶어 하니 어쩔 수 없이 팔아야 하는데 가진 게 뭐가 있을까?" "도... 돈이라면 얼마든지 드릴게요." 여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 "아냐, 아냐.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냐. 돈이라면 여기 우리 친구들 평생을 배불리 먹게 할 정도로 충분해. 내가 원하는 건 말이지..." 그녀는 여자의 허벅지 안쪽으로 손을 거칠게 집어넣었다. "이것에 관한 거라고" 갑작스러운 손길에 여자의 몸이 크게 움찔했다. "흥부네한테 좋은 걸 줬다고 들었어. 순식간에 부자가 되더라고? 그 물건을 본 적은 없지만... 부자가 되는 비법이려나?" 여자는 그녀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가를 짐작해봤다. 그것의 용도는 알고 있는 듯했지만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는 듯했다. "그거라면... 정말 별거 아니에요." 여자의 말을 들은 그녀는 목소리를 낮게 깔고 대답했다. "오~ 그래? 그럼 그 비법을 나에게도 알려 줄 의향이 있겠네? 나는 그게 상당히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가지고 싶거든." "알려드리면... 살려주실 거죠?" 그녀는 여자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과한 몸짓으로 긍정을 표현했다. "그럼! 이 거래는 참 좋은 거래인 것 같아. 서로에게 필요 없지만 상대에게 엄청난 값어치를 하는 것을 거래하잖아? 그렇지? 난 네 목숨 따위 필요도 없고 너도 흥부에게 전해준 비법을 내게 준다고 해서 피해 보는 것도 없고..." 또 한 번의 끄덕임. 그녀의 자기합리화와 억지 논리가 사람을 어이없게 만들었으나 표현할 수는 없었다. 그저 동조해 주는 것만이 답이었다. "흥부에게 알려준 건..." 짝! 또 한 번의 따귀가 여자의 뺨을 강타했다. 순식간에 날아온 따귀에 여자의 두 볼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흥부 '님'이라고 해! 흥부를 오직 흥부라고 부를 수 있는 건 나뿐이야!" 왠지 억울하게 뺨을 한 대 더 맞은 것 같아 눈물이 흘렀다. "흥부... 님에게 준 건 단순한 제 생각일 뿐이에요. 과부나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기 위로'를 할 수 있게 해 줄 장난감에 대해 말해준 거에요. 당신도 다 알고 있잖아요" 여자의 말이 끝나자 고요한 바람 소리만이 들렸다. 그녀는 분명 다른 것이 더 있을 거라 생각하고 침묵하고 있었다. 여자는 그 분위기를 감지한 듯 다시 말을 꺼냈다. "정말 그것뿐이에요! 흥부는... 아니 흥부 님은 그저 그 장난감을 만들기만 하고 그게 어떤 용도인지는 모를 거에요. 흥부 님의 아내가 판매를 하고 있거든요." 또 한 번의 침묵이 그들에게 찾아왔다. 여자는 이제 입을 다물고 자신의 말할 수 있는 걸 다 말했다고 표현해야 했다. 얼마나 긴 시간이 지났을까. 침묵을 깬 것은 그녀였다. "네 말이 맞다면... 나 또한 그 생각을 듣게 된다면 흥부네처럼 될 수 있다는 말이냐?" 여자가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침묵의 압박은 여자가 고민할 시간을 많이 주지는 않았다. "아마... 힘들 거에요. 이미 나와 있는 물건과 똑같이 만들어봤자 아류작이라며 외면받을 거에요." 여자의 말을 들은 그녀가 조금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 "잘 들어, 난 흥부가 쌓은 부보다 더 많은 부를 쌓아야 돼. 더불어 흥부가 더 이상은 돈을 벌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기껏 다 된 밥에 재를 뿌렸으면서 나 몰라라 하면 다야? 생각해 내! 흥부가 더 이상 돈을 못 벌게 하려면 내가 뭘 해야 되는지 생각해 내란 말이야!" 그녀의 화는 말을 하면 할수록 점점 커져 마지막에 온 방 안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여자는 공포에 떨며 대답했다. "겨... 경쟁력! 경쟁력이 있으면 돼요. 더 싸고 좋은 물건, 색다른 물건을 만들면 된다고요."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여자의 말이 울리자 드디어 원하는 것을 얻은 듯 온화해졌다. "오... 그래. 그 장난감을 구해서 그것보다 더 싸고, 색다르고, 좋은 걸 만들면 된다 이거지?" "네... 그 세 가지 조건만 만족한다면 충분히 아까 말한 것들을 손에 잡을 수 있을 거에요." 여자는 살기 위해 절박하게 이야기하면서도 이게 나를 살려준 흥부에게 얼마나 해가 될지 걱정했다. "그래. 네가 말한 대로 하려면 어떤 게 필요할까? 뭔가 새로운 좋은 생각이 있을 거 아냐? 너도 장사하는 사람으로서 그걸 전부 내 놓았다고 생각이 들진 않는데?"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했다. 이 기술을 먼저 써먹으려고 했으나 중국에서 기술자를 구하기 힘들었다. 흥부는 손재주가 좋았지만 섹스를 즐길 수 없는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를 깰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처럼 보이게 해 판매를 하게 했던 것이다. 그리고 먼저 그 물건들을 보고 구매해서 중국에서 팔려고 했으나 좀처럼 다시 방문하기가 힘들었다. 그 사이에 기발한 생각도 떠올라 새로운 장난감의 대한 이야기도 하고 계약도 하려고 없는 시간을 쪼개왔던 것이다. 내일은 그의 부인과 따로 만날 계획이었다. 그간 판매를 맡으면서 사람들에게 좋은 점이나 나쁜 점에 대한 것을 들으려 했다. 새로운 장난감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이야기 하려 했는데, 이곳에서 살아남아야만 미래도 있는 법이다. 그녀는 나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철저한 계획속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깨닫고 정말 죽을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알았어요. 이야기해줄게요." 흥부와 놀부 이야기 13▶ http://goo.gl/CKwT0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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