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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홀릭스 회원과 쓰리섬 - 난 그 '떡'이고 싶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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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토리 오브 와인] RED15 후기 이후 나의 닉네임이 공개되고 나면서 습관적 관음 생활을 시작했다. 레드홀릭스 사이트를 찬찬히 빨아보니 섹시한 겨드랑이 냄새가 나는 글들이 많았다. 특히 골동품 같은 퀴퀴한 예전 글들에서 말이다. 보지가 발동했다. 가만히 있을래야 가만히 있을 수 없는 흥분 상태에 어느새 빠져버렸고 정신을 차렸을 땐 미친 듯이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게 세상일 아니던가? 보지 낚시에 실패했고, 해봤으면 억울하지도 않을 '레즈비언'으로 구별되어진 것 같은 뉘앙스의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어버렸다. 머리에 꽃을 달아도 향기까지 없앨 순 없는 듯 내 입 냄새에 매료된 자지들이 알아서 기어왔다. 됐다는데도 입술을 굳~이 헌납하시길래 머리를 조아리며 대롱대롱 매달린 꿀을 빨아 먹었다. 보지를 그리며 연명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그렇고 그런 날들의 연속을 보내며 아무 기대 없이 글을 보던 중 보지에 꽂히는 단어를 발견했다. 그 자지의 글에 의하면 레드 15에도 왔다는데 난 그 사람을 보지 못했다. 어찌 보면 보지 못한 게 당연한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고 싶다고 볼 수 있는 처지가 아니지 않은가. 뒷조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짐승 같은 촉이 왔다. '이 자지는 만나야 하는구나!' 처음으로 자지에게 사심 가득한 쪽지를 보냈다. 많은 말은 하지 않았다. 봊떡(입으로 떠드는 음란대화) 한 판 어떠냐고 제안을 했고 메신저 아이디를 깠다. 며칠이 지나도 답이 없었다. '까였나 봄 ㅅㅂ.'라고 할 찰나 답장이 왔다. 두근두근. 클릭. 딸깍. 답변 즉, 자기는 아날로그 사상을 지녀 메시지 따윈 하지 않는 자지란 말로 미적지근히 끝나있었다. '...멍믜. 어쩌라는 거? 후아...' 스팀이 열리고 자존심에 약간의 스크래치가 났지만 꾹 참고 번호를 깠다. '그래 좆만아, 얼굴보자. 얼굴 까자고오오오오!'의 마음이 컸지만 그런 내색은 물론! 절대 보이지 않았다. 난 포커페이스의 황제니까. 과도한 이모티콘과 함께 친절한 봄물씨가 되어 자지를 쪽쪽 빨았다. 드.디.어. 만남 승낙을 얻고 차분히 보지를 가다듬었다. 저녁 날씨가 아직은 그래도 추운 날씨였기에 차가운 색이지만 따뜻한 질감의 하늘색 스웨터와 하얀 바탕의 꽃무늬 9부 바지를 입고서 그를 기다렸다. 빨간색 차를 가지고 온 그는 안경을 꼈고 호리호리한 몸매에 키가 매우 컸다. 딱 봐도 귀티가 나는 얼굴이랄까? 그리고 15년 전 유일하게 플라토닉 사랑만 하다 헤어진 그때 그 시절 남자와도 닮은 듯했다. 냉소적이면서 날카로운 인상이었다. 마치 예의상 만나주는 것 같은, 친절하지만 친절하지 않은 말투와 행동으로 보지가 긴장을 탔고 내 행동은 자연히 드라이하게 나왔다. 압구정 소망교회가 보이는 찻집에 우리는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앉자마자 그가 하는 말은 나를 당황하게 하였다. "오, 저기 앞에 교회 보이세요? 소망교회에요. 저기가 기도발이 그렇게 좋다던데. 저기에 가서 기도하면 해탈할 수 있을까요? 전 해탈하고 싶거든요." '...' 교회를 멍하니 바라보는 내 머릿속엔 마하 반야~ 바라 밀다 심경을 읊는 스님의 경소리가 참새와 함께 날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호구조사. "그런데 진짜 몇 살이세요?" 그놈의 나이. 나이. 나이. 다섯 살이라고 자소서에 떡하니 박아놓았구만 믿지를 않네. 호구조사에 제대로 응하지 않는 나에 대한 의심인지 경계인지 아님 긴장인지 모를 싸늘한 분위기가 우리의 찻잔을 휘감았다. 깊이 박혀있는 그의 전립선을 빨고 싶었는데 뇌만 깔짝이고 있으니 오리가 무중이로다. 목소리에서 들리는 젠틀하지만 차가운 서울 말씨가 왠지 모르게 자꾸 '검(劍)'을 연상시켰다. 솜씨 좋은 대장장이가 잘 갈고 닦아놓은 듯한 검. 매우 깨끗하고 날카로웠다. 칼날 공포증이 있는 내게 그 이미지가 큰 두려움으로 다가왔었지만 자꾸만 그 검이 나의 살을 베는 게 아니라 어느 호숫가의 물을 베는 듯하였다. 마치 어린 남자 꼬마애가 장난감 칼을 가지고 붕붕 휘두르는 것 같아 실실 웃음이 났다. 우리의 봊떡 주제는 역시나 몸으로 하는 '떠억'이었지만 하나도 야하지가 않았다. 그도 나도 올 누드로 주거니 받거니 세부적인 경험담보단 떡 철학을 논하였고 그 말미에 중요한 키워드를 발견했다. 내가 준비되면 찾아 뵈려 했던 떡님(일명 떡스승)의 오랜 제자라는 걸 안 것이다. 역시.... 나의 '촉'은 머리를 능가한다. 머리는 진짜 장식품으로 달고 다녀야 하는 거다. 나의 미친 정신에 한없는 감사를 올리며! 한없이 머리로 섹스하던 시절, 머리로 섹스했던 만큼 난 교만했고 기세등등했다. 그 시절의 얘기들과 현재의 내 상태를 담담히 풀어내니 그도 어느덧 나에게 젖어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슬러시 상태. 커피잔을 정리하고 나서는데 그가 볼멘소리로 한마디 한다. '손' 좀 잡자고. 헐. 요고 봐라. 의외의 곳에서 훅 치고 들어오네? 스킨쉽이라면 환장하는 나지만 첫 만남의 예의를 차리느라 다소곳 봄물 모드였었다. 그의 용기 있는 말 한마디에 난 뜨겁게 그의 가슴에 파고들 수 있었다. 밖은 어느덧 자정을 넘어가려 하는 중. 이상하다. 뭐 이 사람이 잘해준 것도 없는데 아쉬운 기분이 드는 건 뭐지? 왜 헤어지기가 싫지? 차에 올라타고서 와인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까다로운 내 입맛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지 궁금했나 보다. 이 남자의 입맛을 공유하고 싶었나 보다.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서래마을로 이동했다. 이곳은 내가 좋아하는 김제동 오빠가 살고 있으며 또 내가 섹스에 죽기 살기로 매달리게 된 계기를 안겨준 원수(라 말하고 전 남친을 의미한다.)의 사업장이기도 했다. 시간도 늦고 길을 잘못 들어 골목에서 좀 헤매다가 안되겠다 싶었는지 자신이 옛날 가봤던 곳으로 가자고 한다. 난 어디든 상관이 없다. 빨리 도착이나 하자. 어두컴컴한 꼬부랑길을 들어서더니 원수의 사업장 근처로 왔다. 짜증이 치솟으려던 순간 여기라며 꽃이 그득한 작은 와인바로 나를 안내해 주었다. 요상하게 차려입은 마녀 할매가 주문을 받으러 왔다. 와인을 먹는 게 목적이 아니었기에 어떤 와인을 먹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우린 거기서 추천해 주는 와인을 시켰다. 와인을 시키자마자 훽 돌아서 가버리는 마녀 할매에게서 어이없음을 경험하고서 안주는 어떻게 되는 거냐고 뒤통수에 대고 물었더니 자기들이 알아서 그 와인에 맞는걸 준다고 하였다. 우리를 요상하게 봤던 눈빛만큼 이곳은 참 요상한 곳이다. 하.. 근데 그날따라 또 술이 받질 않았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간 그곳에서도 달달한 주스를 뽑지 못하고 슬러시 상태로 나와야 했다. 어색함이 계속 흘렀다. 아까 손잡자고 할 땐 언제고, 나와 함께 밤을 보내고픈 마음은 별로 없어 보였다. '그래, 나도 원나잇을 바라고 나온 건 아니니까.'라고 생각했지만, 또 나를 원하지 않는 게 묘하게 자존심이 상했다. 흐름은 충분히 느꼈지만 애써 모른 척하고서 내 맘대로 노래를 부르러 가자고 했다. 뒷조사 당시 이 사람이 쓴 글을 검색해 보니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것 같았고 영혼을 울리는 잔잔한 글들이 많았기에 왠지 성시경처럼 로맨틱한 노래들을 부를 것만 같았다. 노래를 좋아하냐고 물었다. 정해져 있는 답처럼 노래 듣는 것만 좋아하고 노래는 못 부른다고 하는데 그 말이 그렇게 진심스러울 수가 없었다. 쓰벌. 알겠어. 그래도 내가 가고 싶으니깐 내 돈 주고 내가 노래 부르겠어. 넌 그냥 따라만 왓! 기어이 그의 손을 붙들고 노래방에 들어왔다. 그의 말대로 그는 정말 노래를 못 불렀다. 성시경은 고사하고 진짜 깬다. 이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치!만! 분명 피곤하고 쪽 팔렸을 텐데 나를 위해 끝까지 남자로서 할 도리는 다하는(?) 모습이 참 고맙고 좋았다. 기분이 좋아져서 스킨쉽으로 보답을 했는데 성추행으로 생각했으려나 노래방에선 사람도 쥐뿔 없고만 야박하게 서비스도 안 주고 딱 1시간이 지나자 우릴 쫓아냈고 난 예상했던 대로 고결히 집 앞으로 모셔졌다. 아까 와인바에서 데려온 남은 와인을 손에 꼭 쥐고서 "정말 이렇게 그냥 가는 거에요?"라며 애절히 바라보았지만, 끝끝내 나는 그 사람의 차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고 그는 휑~하니 나에게서 떠났다. 도도한 자지여. 안녕! 훠이 훠이~ 나는 그렇게 그에게 영원히 묻히는 줄 알았다. 사람의 취향은 다양한 법이니까. 나에겐 미안한 소리겠지만 내가 안 꼴릴 수도 있잖냐. 그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 나는 나대로 내 매력을 더 기르면 돼! 라며 스스로를 위로하였다. 연락은 당연히 오지 않겠군. 이렇게 끝났으면 난 글을 쓰지 않았겠지. 반전이 시작되었다. 일주일쯤 시간이 흐르고 갑자기 그에게서 전화가 온 것이다.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무슨 일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반가운 마음에 얼른 통화버튼을 눌렀다. 글쓴이ㅣ봄물 원문보기▶ http://goo.gl/kGiE5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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