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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알바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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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맛] 검정색…... 아니다. 어두워서 그렇지 보라색일 수도. 건너편 버스정류장 벤치에 앉아 있던, 치마를 입고 있던 여자가 본의 아니게 슬쩍 팬티를 보여주었다. 어렸을 때는 참… 그놈의 팬티가 뭔지 우연히 여자 팬티 한 번 보면 마치 그것이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양 계속 곱씹고 아 저 팬티 안에는 뭐가 들었을까 했는데 요즘같이 개방적인 시대에는 팬티를 봐도 그냥 무슨 수영복 팬티 본 것 마냥 감흥이 없다. 수영복 팬티나 치마 속 팬티나 그 안에 든 것은 같아도 치마 속 팬티를 볼 때만의 그 뭐랄까 위험하고 긴박하며 뭔가 두근두근 하는 즐거움이 있다. 예전에는 친구들이랑 길을 가다가도 “야. 3시! 3시! 버스 정류장.” “아 X발 못 봤어. 무슨 색이야?” “노란색 땡땡이.” “아 X발 X나 부럽네. 왜 맨날 너만 보냐 아 X같네” 이런 대화를 했었는데 요즘은 “야 3시. 3시.” “뭐 병신아.” “팬티 보인다고 병신아.” “아 못 봤어. 이 새끼야 빨리 말해주지. 이 새끼는 맨날 꼭 본 다음에 말해준다 개새끼. 무슨 색이었냐.” “노란색 땡땡이.” 뭐 대화는 비슷하긴 하지만 예전만큼 즐겁지가 않다. 흔하게 보게 되어서일까? 아마 여자들은 이해 못 할 거다. 팬티 보는 게 뭐가 좋다고… 변태 새끼… 이러면서 혀를 끌끌하고 찰 것이다. 혹시 은전 한 닢이라는 소설 아는가? 거기 보면 그냥 은전 한 닢을 가지고 싶다고 나오는데 그것과 비슷한 거다. 그거 본다고 뭐 성적으로 크게 흥분되거나 하지는 않은데 그냥 그걸 보면 마음이 훈훈해지고 뭔가 복 받은 느낌이랄까? 내가 예를 들어 길 가는 치마 입은 여자한테 ‘저 죄송한데 팬티 좀 보여줘요.’ 라고 하면 빼도 박도 못하고 변태 인증이지만 그냥 길에서 팬티를 봤다는 건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황홀한 경험이었다. 그 자체로 완결된 즐거움이라는 거다. 더 쉽게 비유하자면 우연히 치마 속 여자 팬티를 봤다는 것은 길에 떨어진 천 원을 줍는 것과 같다고 본다. 그 천 원으로 죄책감을 느낄 리도 없고 대단한 것을 할 수는 없지만, 음료수 한 캔을 마신다거나 하는 소소한 즐거움은 누릴 수 있지 않은가. 길에 떨어진 1000원을 보면서 '아 저거면 내가 방탕하게 살아온 지난날을 만회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팬티를 보고 '아 저 여자는 굉장히 헤픈 여자야 그러니까 내가 가서 말을 건 다음 어떻게만 잘하면 홍야홍야를 할 수도 있어'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거다. 하여튼, 팬티 이야기가 쓸 대 없이 길어지긴 했지만 아무튼 좌우간 그날 이후 카페 알바생 그녀와 나는 하루에도 쉴 새 없이 연락을 주고 받았다. 그때가 막 카카오톡이라는 게 생겼을 시기였는데, 핸드폰 예비 배터리를 늘 챙겨야 할 정도로 그녀와 나는 카톡으로 수다를 떨었다. 게다가 오피스텔에서의 그 일이 있고 나서부터 대화의 수위가 굉장히 짙어졌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어색해지는 케이스도 많은데, 다행히 그녀는 나와의 관계가 소원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친해지게 되었다. 이제는 키스하고 싶다, 가슴 만지고 싶어, 무슨 색 속옷 입었어? 등등의 말도 자연스럽게 했고 그녀는 그때마다 적절한 리액션으로 나를 흥분하게 만들었다. 예를 들면, “너랑 키스하고 싶어.” “그럼 지금 카페로 빨리 와요. 손님 없으니까.” “가슴 만지고 싶어!” “옷 안으로? 밖으로?” “오늘 팬티 뭐 입었어?” ‘사진 전송’ 뭐 이런 식이다. 그렇게 안 봤는데 남자 녹이는 것에 있어서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거나 혹은 많이 녹여봤거나 둘 중 하나인 아이였다. 나는 그녀의 카페와 조금 떨어진 공영주차장에 비상등을 켜고 정차해 있었다. 트렁크에는 팔자에 없는 텐트며 캠핑장비가 가득 실려 있었다. 카페에서 그녀와 대화를 나누었을 때 캠핑을 좋아한다고 했었고, 바로 며칠 전 이것에 관한 이야기를 메시지로 나눈 것이 발단이 되었다. “토요일에 뭐해?” “쉬는 날이에요!” “약속은?” “없지요. ㅠㅠ” “그럼 나 만나면 되겠다.“ “생각 좀 해 보고요.” “응 그래. 이제 생각 좀 했니?” “1분도 안 지났잖아요. ㅋㅋ” “그래 그럼 금요일에 일 끝나고 나랑 캠핑이나 가자.” “캠핑이요? 어디로요?” “뭐 그냥 캠핑장이지. 가까운 가평이나 뭐……” “와! 재미있을 거 같아요. 그런데 1박 2일? ㅋㅋ” “2박 3일도 난 괜찮아.” “…됐거든요.” 그 이후로도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그녀는 캠핑에 대해 호기심을 드러냈고, 조금의 노력 끝에 그녀는 나와 함께 가기로 약속을 했다. 지인에게 장비를 빌려 가평 근처의 캠핑장 정보를 숙지해두었고, 오늘이 바로 그녀가 일이 끝나는 금요일 저녁이었다. “오빠!” 얼마나 지났을까. 차창을 두드리며 그녀가 온 것은 퇴근 시간으로부터 20분이 지나서였다. 역시나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조수석에 올라탔다. 조금 짧은 반바지에, 헐렁한 긴 팔 티셔츠. 등에는 작은 백팩을 매고 온 그녀가 밝게 웃었다. 이제는 대 놓고 그녀의 긴 다리를 바라보는 나를 보며 장난스럽게 내 코를 잡아당겼다. “출발할게.” “네!” 캠핑을 안 해봤다는 게 거짓말은 아닌 모양인지 그녀는 매우 신이 나 있었다. 운전하는 내 손을 잡고 종알종알 잘도 이야기하는 게 귀여웠다. 나중에 느낀 거지만 그녀는 내 손을 굉장히 좋아했다. 뭐 손 페티쉬 같은 것이 있는 모양이었다. 큰 남자 손이 좋다면서, 가끔 고맙게도 내 손을 끌어안아 주기도 했다. 나는 물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그녀가 내 손을 끌어안을 때 손가락을 움직여서 그녀의 가슴을 콕콕 찔렀다. “오빠 근데 텐트 칠 줄 알아요?” “응 그럼. 아침마다 치는데.” “네?” “아냐 됐어. 이해 못 했으면.” 우리가 탄 차에는 그 당시 유행하던 노래들이 흘러나왔다. 사실 내 취향은 좀 아니었지만, 아재 소리 들으면서 스티비 원더나 시스코 등등의 음악을 틀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금요일 하행은 많이 막혔지만, 그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었다. “오빠 어디 만져요?” “응. 네 허벅지.” “몰라서 묻는 게 아니고요!” “그럼 아는데 왜 물어봐?” 그녀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다리를 오므려 내 손을 꽉 하고 조였다. 부드러운 살결의 감촉이 손에 전달되니 기분이 짜릿했다. 나는 쓰다듬듯 그녀의 허벅지를 살살 매만졌다. 간지러운지 킥킥거리던 그녀가 조금씩 몸을 베베 꼬기 시작했다. 그리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달리는 것을 반복하던 내 차가, 조금씩 양 옆으로 불안하게 운전하기 시작한 것도 바로 그 타이밍이었다. 장난으로 시작한 손장난이 그녀의 가슴이며 허벅지 깊숙한 그곳까지 슬쩍슬쩍 터치했다. 그녀는 이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더듬거리며 구석구석을 만지고 있을 때도 아무렇지 않게 다른 이야기를 했다. 그 편이 조금 더 흥분되었다. 치마를 입고 왔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바지도 나름 옷 위 다리 사이에 손을 넣는 쾌감이 있었다. 사랑스럽게도, 교양 수업 과제 이야기를 하면서 내 손길이 파고들기 좋게 살짝 다리를 벌려주기까지 했다. 그 과정에서 급정차 몇 번을 할 뻔하긴 했지만. “근데 그 친구한테 걸리진 않았어?” “아……저번에요?” “응.” “걸리진 않았는데… 나가면서 어? 아까 들어올 때 남자 신발 있었던 거 같았는데?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잘못 본 거 아니냐고 얼버무렸죠.” “그 날 좀 더 빨리 너네 집에 갔었어야 했는데.” “빨리 왔으면 어떻게 되었는데요?” “글쎄. 우린 뭐 이미 다 벗고 몸의 대화를 나누지 않았겠니?” 내 말에 그녀는 그냥 웃기만 했다. 야한 이야기의 수위는 이제 언제 만나서 섹스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까지 간 상태였다. 저 멀리 캠핑장 가는 길의 이정표가 보일 때쯤에 내가 말했다. “최근에 남자 언제 사귀었었어?” “음…… 세 달 전쯤?” “그럼 안 한 지도 세 달 된 거?” “뭘 안 하는 데요?” “알면서 그렇게 물어보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음…… 그럼 노코멘트 할게요. 오빠는요?” “한 지 얼마나 되었냐고 묻는 거?” “네.” “나도 그 정도 된 거 같은데?” “근데 남자는 혼자서도 하잖아요.” “여자는 뭐 안 하나?” “남자만큼 하지는 않을 걸요?” “넌 자위해?” “음…… 아뇨.” 그녀는 적당할 때 내숭을 부리고, 솔직할 때는 가감 없이 대답했다. 대화만으로도 밑이 뻐근할 지경이었다. “오빠는 언제 혼자 했어요?” 솔직하게 이야기할까 생각했지만 ‘응 나오기 전에 이미 쳤지.’ 라는 건 좀 없어 보일 것 같았다. “너네 집 갔던 날 집에 와서 혜원이 샥련아! 라고 외치면서 폭딸쳤어.” 내 말이 웃겼는지 그녀는 배를 잡고 웃었다. 사실을 말한 건데 도대체 뭐가 웃긴지 모르겠다. “그럼 오늘도 혼자 할 거예요?” “내가 왜? 너가 있는데.” “전 안 할 건데요?” “아 진짜? 몰랐지 나는…… 진작 이야기하지 그랬어. 저 앞에서 내려주면 돼?” “아이 뭐야 진짜…… 내려줄 거면 휴게소에서 내려줘요.” “그래 그럼 다음 휴게소 도착 전까지 마음 바뀌면 말해.” 그녀는 유쾌하게 내 개드립을 다 받아주었다. 성격도, 외모도, 몸매도, 키스할 때의 감촉과 말캉말캉한 가슴까지 정말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이 아이를 왜 이제서야 만났을까.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만지고 서로 희롱하며 캠핑장에 도착했다. 예상한 대로 사람이 꽤 많았다. 그래도 나름대로 검색을 통해 알아낸 곳이었는데, 샤워장이나 화장실도 가까이 있어 편했다. 그녀는 신이 나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어대기 바빴고, 나는 차에서 텐트를 내려 적당한 자리에 치기 시작했다. 그녀가 쪼르르 달려와 텐트를 잡아주거나, 혹은 줄을 당겨주거나 했다. 내 옆에 있을 때 볼에 입을 맞췄더니 살짝 웃었다. “저는 다른 거 할게요.” 큰 덩치에 쪼그려 앉아서 땅에 핀이나 박고 있는 내가 불쌍했는지 그녀는 고맙게도 그릴이며 숯을 꺼내 셋팅을 해주기 시작했다. 근처에 놀러 온 사람들이 힐끔힐끔 그녀를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자식들. 오늘 형이 인마 쟤를 인마 뜨거운 밤을…… 아차. 생각해보니 어디서?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텐트가 있기는 하지만 텐트 안에서 하는 건 조금 불편할 것 같았다. 캠핑 가자고 1박 2일 여행을 꼬신 거니 어쩔 수 없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오토 캠핑장을 가는 건데……내가 왜 어디서 그녀와 섹스를 할 것인지 생각을 안 했을까. 날은 어둑어둑 저물어가고, 때 이른 풀벌레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모기도 없는 좋은 시기에 그녀와 놀러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엽게도 구워 먹을 고기를 포함하여 먹을 것을 잔뜩 싸온 그녀 덕분에, 우리는 풍족한 바비큐 파티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가져온 몇 병의 소주 덕분에 우리는 또 그날 밤처럼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서로에 대해 알아갔다. 내가 고기를 잘 못 굽는다며 그녀가 집게를 빼앗아 고기를 뒤집고, 다 익으면 내 접시에 놓아 주었다. “너무 재밌어요. 캠핑.” “뭐, 한 것도 없는데 뭐.” “그래도 밖에서 고기 구워 먹고 텐트 치고 이런 재미죠.” “근데 집에서 자취한다고 하면 걱정하시지 않아?” “왜 안 하겠어요. 그래서 매일 전화 와요. 집에서.” “남자랑 1박 2일 여행 왔다고 솔직히 말하는 건 어때?” “다시 부산으로 소환돼서 영영 못 볼 걸요?” 숯불이 시간이 지나 사그러 질 때쯤, 나는 그녀에게 샤워하고 오겠노라고 말했다. 우리가 있던 위치는 공용샤워장과 가까웠고, 그녀는 가방에서 가지고 온 세면도구를 꺼냈다. 하기야 중요한 것은 텐트 치고 고기 구워 먹고 어머 여기서는 별이 잘 보이네~따위의 행동들이 아니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 벌어질 일들이다. 그녀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을까? 우리는 약속이나 한 것처럼 후다닥 먹은 자리를 치웠다. 한 명은 텐트를 지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법도 한데 우린 교대로 샤워를 하기에 시간이 부족했다. 수위 높은 대화, 차에서의 과도한 페팅, 그리고 예전 그녀의 집에서 아쉽게 떨어졌던 그 날의 기억에 술이 더해지니 점잔을 떨 필요가 없어진 것일지도 몰랐다. 샤워장에 들어간 나는 모텔에 온 것보다 더 훨씬 빡빡 내 몸을 닦았다. 긴장감 때문에 일부러 찬물을 맞으며 방정맞게 폴짝폴짝 뛰었다. 형 오늘은 나 눈물만 흘리게 두지 않을 거지? 라며 내 동생이 말을 거는 것만 같았다. 응 그래. 그럴 거니까 잠깐 고개 좀 숙여. 여긴 공용 샤워실이잖아. 다른 인격체와의 대화하면서 나는 녀석에게 용기를 복 돋아 주었다. 넌 할 수 있어 인마. 긴장하지 마. 솔직히 처음도 아닌데 왜 그래? 아마추어처럼. 아니야 형. 나 저렇게 예쁜 여자애는 처음이라 그래. 그래. 그 마음은 이해한다. 하여튼 그녀는 알 리가 없는 내면의 대화를 마치고 나는 텐트로 복귀했다. 바닥에 푹신한 충전재를 깔아둬서인지 눕는 감촉이 나쁘지 않았다. 침낭도 꺼내놓고, 쓸 대 없는 짐들은 뒤에 세워둔 차에 다 감추어 버렸다. 옆 텐트에서 친구들, 가족들끼리 놀러 와 뭐가 그리 웃긴지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른 텐트와의 거리는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았지만, 큰 소리를 내면 충분히 들릴만한 거리였다. “어우…… 추워…… 오빠 샤워장 원래 뜨거운 물 안 나와요?” 얼마나 지났을까. 그녀가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비비며 텐트 안으로 몸을 구부려 들어왔다. 확 들어오는 여자 바디 샴푸 향에 정신이 잠시 아찔해졌다. “난 일부러 찬물로 해서 잘 모르겠어.” “왜 일부러 찬물로 해요?” 왜긴 왜야. 자꾸 몸이 뜨거워지니까 그렇지. 아무튼, 나는 대답 대신 내 옆자리를 손바닥으로 탁탁 하고 쳤다. “나름 넓지?” “네. 생각보다 좋은데요?” 나는 미리 꺼내 둔 음료수 캔을 따서 그녀에게 내밀었고, 우리는 텐트 안에 나란히 앉아 홀짝거리며 대화를 나누었다. 텐트 밖으로 보이는 캠핑장의 풍경과 이제는 꽤 어둑해진 하늘이 너무 아름다……울 리 없는 내가 손을 뻗어 텐트의 입구 지퍼를 닫았다. “왜요?” “벌레 들어와.” “다른 생각 있는 건 아니구요?” “텐트 안에서? 설마.” “텐트 안이 어때서요?” 당돌하게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묻는 그녀를 보며 나는 대답 대신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녀는 손을 뻗어 음료수 캔을 텐트 구석에 두고는 호응하듯 내 목에 손을 둘렀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나란히 누워 서로를 잠시 끌어안았다. 우우웅~ 내 쪽에서 휴대폰 진동소리가 들렸지만, 신경조차 쓰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그 어떤 방해꾼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심정이었다. 그녀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아니면 조금 들어간 술 때문인지 그때보다 더 적극적인 키스가 들어왔다. 샤워하고 나서 갈아입은 헐렁한 반바지를, 그녀가 키스하면서 밑으로 내려주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꼼지락거리며 반바지와 팬티를 한 번에 밑으로 쑥 하고 내리자 하반신에 시원한 기분이 들어 더 흥분되었다. 쪽쪽 하는 입 맞추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키스는 격렬했고, 처음보다 훨씬 과감했다. 나는 그녀의 티셔츠를 벗겼고 놀랍게도 그녀는 안에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하얗게 봉긋 솟은 가슴이 바로 보이니 내게 이성은 남아날 리 없었다. 기억나는 건, 내 손에 느껴졌던 그녀의 젖은 머리칼이었다. 나는 그 하얀 가슴을 마음껏 빨았고 그녀도 진심을 다해 내 몸을 어루만졌다. 활처럼 휘는 허리와 내 시선을 마음껏 자극하는 그녀의 시원시원한 몸매를 더 자세히 보고 싶어졌다. 내 뜻을 아는지 그녀는 살짝 엉덩이를 들어주었고, 나 역시 그녀가 했던 것처럼 바지와 팬티를 한 번에 내렸다. 옆에서는 다른 팀들의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데, 우리는 옷을 텐트 한구석에 아무렇게나 벗어 던지고 알몸으로 뒤엉켰다. 저번에는 보지 못했던 그녀의 나신을 보니 피가 한곳으로 쏠리는 것만 같은 흥분감이 들었다. 부끄러운지 다리를 살짝 오므리는 그녀의 양 허벅지를 잡고 내 얼굴을 집어넣었다. “읍… 읍…” 그녀는 필사적으로 신음을 참았다. 내 혀가 집요하게 구석구석을 천천히 쓸어갈 때마다 몸이 움찔거리고 내 얼굴을 조인 허벅지에 더 힘이 들어갔다. 손을 위로 뻗어 가슴을 움켜쥐었을 때는, 깜짝 놀랄 만큼 젖어 있는 그녀의 속살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남자와 여자는 흥분의 속도가 다르다. 남자는 열전도율이 높은 금속이고, 여자는 열전도율은 낮지만, 그 열 자체를 오래 유지하는 물질과 같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녀도 바싹 달아오른 것 같았다. 20대 초반의, 정말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그녀의 몸에서 오는 반응이 그 증거였다. 내가 잠시 입술을 떼었을 때 그녀가 손을 뻗어 나를 살짝 밀쳤다. ‘이번엔 내 차례야’ 라고 그녀가 말하는 것만 같았다. 텐트 안에서의 침묵의 섹스는 마음껏 교성을 지르는 섹스보다 더 알 수 없는 쾌감이 있었다. 내가 드러눕자 그녀는 조심스럽게 내 하반신에 얼굴을 묻었다. 내 배를 간지럽히는 머리칼, 그리고 그것을 쓸어 넘길 때의 시각적 효과 따위는 단박에 박살을 내버린 부드러운 감촉이 하반신에 전달되었다. 헉!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녀의 입술이 내 것을 삼키는 것을 볼 자신이 없을 정도로 자극적이었고, 또 잘했다. 그녀는 빠는 와중에도 손목에 있던 고무줄 머리끈으로 자신의 머리를 묶는 여유를 보였다. 상하로 움직이는 고개와, 그에 따라 상하로 움직이는 가슴. 이러다가 폭발할 것만 같았다. 그녀는 쉿! 이라고 말하며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내가 참기 힘들어 하는 것을 아는 모양인지, 내 위로 올라타 나를 야릇하게 바라보았다. 나는 손을 뻗어, 미리 빼놓은 콘돔을 움켜쥐었다. 그녀는 그런 내가 귀엽다는 듯 싱긋 웃더니, 고개를 숙여 깊은 키스를 해주었다. 그리고 뭐라고 말할 틈도 없이 허리를 살살 움직여, 내 것이 그녀의 안에 쑥 하고 들어가게 만들었다. “아!” 육성으로 탄성이 터졌다. 그녀는 장난스럽게 내 입술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텐트 안 치고는 서로가 너무나 열정적으로 애무했던 탓인지, 나도 그녀도 넣지 않고는 못 배길 것만 같았다.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부드럽게 움켜쥐었고, 내 손을 좋아하는 그녀는 포옹하듯 내 손을 끌어안아 주었다. 리드미컬하게, 그녀의 몸이 위아래로 때로는 앞뒤로 흔들리며 피부끼리 부딪히는 찰싹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주변에서 말이 끊길 때마다 혹시 우리 둘이 섹스하는 소리를 들은 게 아닐까 하는 염려와 함께 묘한 스릴이 생겼다. 하기야. 야외에서도 하고 차 안에서도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텐트 안은 양반이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입술을 살짝 깨물고 있었다. 신음을 최대한 참는다는 듯이. 하지만 나는 눈을 감지 않고 그녀의 모습 하나하나를 머리에 담으려 애를 썼다. 계속 봐도 아깝지 않고 질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나와 그녀가 눈이 마주쳤고, 그녀는 몸을 구부려 내 입술에 키스하고는 젖꼭지를 살짝 핥아주었다. 내 손이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쥐었고, 우리는 서로의 귓가에만 참고 있던 신음과 호흡을 흘렸다. 그녀가 허리를 살짝 뒤로 빼었다. 그녀의 몸 속에서 내 것이 빠져 나왔지만 이미 둘 다 젖을 대로 젖어 있었다. 그녀는 내 손에 있던 콘돔을 빼앗아 포장지를 벗기고는 양손으로 발기된 그곳에 씌워주었다. 이제는 내가 올라탈 차례였다. 아무런 저항 없이 그녀의 다리가 벌려졌고, 어두운 와중에도 촉촉이 젖은 그녀의 중심부는 너무나 뚜렷하게 보였다. 그녀의 다리가 내 허리에 감기는 것을 느끼며 안으로 진입했다. 아까보다는 훨씬 짙은, 속삭임과 같은 신음이 내 귀에 들려왔다. 지금 이 넓은 캠핑장 안에서 오직 나만 들을 수 있는 그 호흡 소리에 우리는 더 격정적으로 서로를 공격하고 방어했다. 찬물 샤워가 무색하게 등 뒤로 땀이 쏟아졌고, 그녀의 이마에도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강아지처럼 낑낑거리며 그녀는 필사적으로 신음을 참으려 애를 썼다. 절정에 오른 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입을 막고 있는 모습에 나는 그녀의 다리를 내 어깨에 올려, 팔굽혀 펴기를 하듯 더 깊게 그녀의 안으로 진입했다. “아앗!” 참던 그녀가 크게 육성을 낸 것도 그때부터였다. 이제는 깜짝 놀라지도 않았다. 중요한 건 주변 텐트가 아니었다. 아니, 그 보다 그 공간에 나와 그녀 단 둘 외에 내 머릿속에 존재하지 않다고 봐야 옳다. 살끼리 부딪치는 소리는 더 격렬해졌다. 내가 살짝 몸을 뒤로 빼니, 그녀는 눈치 빠르게도 몸을 돌려 내 앞에 엎드려 주었다. 묶어 올린 머리와 하얀 목선, 옴폭 들어간 등과 날렵한 허리. 그리고 그 허리와 어울리지 않게 큰 엉덩이가 보였다.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그녀의 안으로 진입했고, 그녀는 고개를 뒤로 틀어 내 얼굴에 입을 맞췄다. 20대의 유연한 몸은 내가 원하는 그 어떤 자세도 다 들어줄 것만 같았다. 손을 뻗어 흔들리는 그녀의 가슴을 잡았을 때쯤, 격하게 움직이던 내 허리가 그녀의 깊은 곳에서 멈추었다. “하…하아…” 우리는 그 자세 그대로, 1분 정도 아무런 움직임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살짝 떨며 신음 섞인 호흡을 조용히 뱉어내고 있었다. 그녀의 몸에서 떨어져 나갔을 때, 나는 아낌없이 그녀를 꼭 안아 주었다. 땀 범벅이라 찝찝할 만도 한데, 그녀는 조금의 거리낌없이 나를 안고 입을 맞춰 주었다. “씻고 올까?” “오빠 먼저 다녀와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우리는 껴안고 떨어지지 않았다. 텐트 한구석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내 옷과 속옷, 그녀의 속옷. 그리고 잔뜩 젖은 침낭. 너무나 온도가 올라가 버린 그 날의 텐트. 그리고 그녀를 쓰다듬는 손의 감촉. 나는 잊지 않기 위해 그것을 하나하나 내 머릿속에 담아가고 있었다. 마지막 5화 보기(클릭) 글쓴이ㅣ186넓은어깨 원문보기▶ http://goo.gl/Pg3zY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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