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무측천과의 쌈질 이후 가슴에 불 같은 의지를 담고 자기관리에 들어간 본 기자, 요상한 기사를 발견하였다. 미모와 요상한 기사는 아무 상관도 없지만 <미모>에 관한 기사를 누른다는 것이 고만 딴 길로 새 뿌린 것이다. 운명(?)이란 이런걸 두고 하는 말일게다. 해외 최고의 커플과 최악의 커플을 조사한 기사는 최고의 커플로 클린턴 대통령과 힐러리 여사 부부라고 알리면서 2위는 레이건 전 대통령 부부, 3위는 과학자인 퀴리 부부. 소크라테스와 악처의 대명사인 그의 부인 크산티페 부부가 7위에 올랐다고 설명해놓았다.
헉~ 얼굴이 좀 무섭긴 하다 ^^;;
내용을 들여다보니 참으로 얄딱 꾸리한 기사가 아닐 수 없다. 최고커플로 선정된 이유가 크산티페가 악처 노릇을 했기 때문에 소크라테스가 위대한 철학자가 됐을 것이란 추측을 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내친김에 크산티페를 검색해보았다. 줄줄이 이어지는 그녀에 대한 비난의 글귀들은 그녀가 마치 뭔 대죄라도 진 듯한 느낌을 갖게 했다.
가끔은 이해되어지지 않는 다음과 같은 질의응답도 있었다.
질문> 크산티페가 뭔가 있을 거 같아요? 정말 악처였나요?
답변> 바가지 긁을 대상이 사라졌으므로 원래 있다가 없으면 심심한 겁니다(karma2000)
이런 황당무계한 내용이 인터넷을 잠식하고 있으니, 우리들이 제대로 정보검색의 어려움을 주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되었던 것이다. 유저들이어 각성하라!
다시 글감인 위인전으로 돌아가서, 가만히 있는 물건이라도 한번 뒤집어서 보고자하는 심성을 가진 본 기자 오늘은 그녀 크산티페에 대한 변론을 할까한다
몽땅 다 악처라고 알고 있는 그녀가 정말 잘못했단 말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마디로 씨바스럽다는 것이다. 당시 그리스에서는 출산 후 첫딸을 제외하고 이후에 태어나는 여아는 모두 버려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여성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부재와 사회적 지위가 없던 그녀에게 소크라테스(b.c 469 - b.c 399. 아테네에서 출생하여 그곳에서 생애를 마침. 그는 중류 가정 출신으로서 아버지는 조각가였고 어머니는 산파였다. 그는 자기 아버지의 직업에 대해 훈련을 쌓았으나 결국은 이 직업을 버리고 자기 자신과 가족의 부양 대책을 강구하는데 에는 뜻을 두지 않았다. .)가 그녀에게 준 것은 가난한 "홀로 영웅" 아닌가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전해지는 문헌으로는 소크라테스의 외모가 그리 호감을 주지 않았을 것으로 보여진다. 한마디로 현대적 관념으로 보면 좋은 신랑감은 아니었던 셈이다.
정말 못 생겼다. 요즘으로 치면 얼꽝! --;;;
그에 비하여 크산티페의 역할들은 한 집안의 재정조달자요, 소크라테스의 두 부인중 한명으로써 훌륭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어찌 돈도 안 되는 학문에 빠져 토론으로 소일했던 소크라테스에 비하여 크산티페의 역할들이 존중되지 않을 수가 있다 하겠는가?
거 그 양반 참 말 많네~~
한국의 현실을 잠깐 돌아보기로 하자.
소위 진보적 운동을 내뱉는 남성 정치인의 경우 집 밖에서와는 달리 집안에서는 배우자로써 역할이 의심스러운 경우가 다반사이다. 다른 예로 여성의 오르가즘과 체위, 마스터베이션에 대해서 줄기차게 언급해야하는 성전도사(?)란 직업을 가진 여인네들의 경우 집안의 사정은 어떠한가? 남편이 외조를 잘했다고 칭찬받는 경우, 적극적 지원자로 남편을 바라보기보다는 반대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높이 평가되더란 말이다.
머릿속에 대의로 가득찬 대한민국 남아들이여~ 그러한 시선을 거두고 한발자국 뒤로 들어가 외조란 게 어떤 것인지 보여달라. 더불어 크산티페에게 씌워진 굴레를 벗겨달라. 악랄한 악처가 아니라 사랑하고 사랑 받고 싶었던 평범한 여인네로 그녀를 보아주라.
이제 크산티페 그녀는 아내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한줄매김한 인물로 자리잡아야할 것이다. 그녀가 소크라테스와 사이의 세자녀 람프로클레스, 소프로니스코스, 메네크세노스를 양육하였고, 재정적으로 발빠르게 움직일 수 없었던 당시 상황에서도 현실을 딛고 강하게 살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인지하여야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또 한 명의 자랑스런 우리들의 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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