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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섹의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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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정보통신망이 각 가정으로 확산된 작금 21세기
국가, 기업, 개인 등 모든 경제주체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이용능력을 자랑하는 울나라 대한민국에서 언젠가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말 못하는 컴에 대해서도 그 성윤리(性倫理)를 운운하는 시대가 도래했드랬다. 컴에 덜렁거리는 조시달린 것도 아니고, 초고속 바이브레이터가 장착된 것도 아니거늘 무슨 성윤리를 논하고 말고 할 수 있겠는가만은 '컴섹'과 '번섹'이라는 신생어가 일상 생활용어로 자리잡으면서부터, 채팅을 통한 기혼남녀의 활발한 불륜행각과 미성년자의 소위 원조교제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며, 이너넷의 성도덕이라는 소재가 독자들의 감정적 편견을 십분 이용하는 각종 언론의 자극제 아닌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이에, 본 남로당 정보통신우원회에서는 채팅을 통한 문자 섹스행위라 정의되어지는 이른바 '컴섹'에 대해 다년간의 실전경험을 통해 나름의 독보적인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는 한 제보자와의 밀착취재를 성사시킴으로써 그의 증언을 토대로 '컴섹'에 대한 심도있는 디비기와 더불어 컴섹의 효용성 내지는 해악성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하는 바이다. 자신을 일컬어 이 시대 마지막 남은 로맨티스트라 칭하는 것에 있어, 일말의 양심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는 듯 했던 쎅커 김모군(당시 28살, 무직)과의 우연한 만남은 일찌기 삼대 통신사를 두루 섭렵해 가며, 벙개의 시작을 하루 일과의 시작으로 삼았던 본 기자의 오래된 지인(知人)을 통해서였다. 본기자의 지인이 김모군을 처음 조우한 계기는... 컴섹 및 채팅을 통한 작업에 대해 나름의 일가견을 이루었다고 자부하는 본 기자의 지인이, 어느 날, 본인은 왜 항상 남성일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존재론적 회의 끝에 주민등록 생성기를 이용해 여성으로 가장하여 채팅방을 전전하던 시기였다고 한다. 방제가 '노르웨이의 즙' 이었다고 회고하는 본 기자의 지인은, 본인이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아니, 죽어라 타인의 좃을 혐오하는 본인의 자폐적인 성취향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어떻게 다른 남성의 손꾸락에서 펼쳐지는 컴섹의 향연에 흠뻑 취해, 정말 그를 사랑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취하였는지 모르겠다고 그 때의 상황을 서술했다. 신촌의 모까페에서 접선했던 전문 컴섹인 김모군(28. 무직)
얼굴노출을 꺼리는 관계로 이 분의 존안을 보여줄 수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 암튼, 산전수전 다 겪었다고 인정할 만한, 본 기자의 지인조차도 그를 이 시대의 진정한 전위 예술가라고 극찬한 싸이버 쎅티스트 김모군이 말하는 '컴섹'은 아래와 같았다. ㅣ컴섹의 의의 및 효용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컴섹이라 함은 이너넷 채팅을 통해 문자로 행하는 섹스행위를 말한다. 컴섹의 경험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컴섹의 수준이 아무리 음란, 퇴폐적이라 할 지라도 야설도 아닌 채팅을 통해, 어떻게 모니터에 뜨는 글을 보면서 성적감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인지에 관해 의아해 할 것이다. 이에 관하여, 쎅티스트 김모군은 이렇게 얘기한다. 컴섹이 성적흥분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나름의 절차와 요건이 필요하다. 때로는 행위자의 고도로 발달된 예민한 감수성이 필요되어지기도 한다. 물론, 상식적으로 아무런 감정도, 볼거리도 제공하지 않는 좁은 모니터에서 몇 줄의 야릇한 문장이 성적 흥분을 제공할 리는 없다. 평소 입에 담기 힘든 성기의 적나라한 명칭과 성애 묘사 등을 거침없이 뱉는 정도가 컴섹의 미덕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일단, 컴섹의 가장 큰 미덕은 의외성과 팽팽한 긴장감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이런 말을 한다면 상대는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이 정도의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묘사와 제안을 상대가 과연 허할 수 있을 것인가 등...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합의된 컴섹이 진행되며 분위기가 고조되어가는 도중, 자판을 두둘겨서, '나는 너를 개처럼 네 발로 엎드리게 한 채로 그 뒤에서 무릎을 꿇고 너의 두 구멍에 혀를 뾰족이 세워 집어 넣겠어... 위 아래의 어느 구멍에도 소홀하지 않겠어... 맹세코 손은 사용하지 않을 거야...' 라는 말을 대화 입력칸에 친 후, 엔터키를 치기 직전의 상황이라고 가상해 보자. 일상에서는 두 말 할 것도 없고, 왠만한 야설에서 조차도 발견하기 힘든 노골적인 하드코어의 유형을 대화 입력 칸에 친 후, 최종 엔터키를 친다는 것은 행하는 이 스스로도 극도의 흥분을 자아냄과 동시에 상대의 반응에 대한 형언키 힘든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서부영화의 결투장면에서 등짝을 댄 채로 몇 걸음을 걸은 후, 뒤로 훽 돌며 권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심경과 비슷할 것이다. 총의 방아쇠를 당기듯, 제대로 꽂힌다면 내가 승리하는 것이겠으나, 그렇지 않으면 상대의 살인적인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결투에 다름 아닌 것이다. 이러한 결투는 채팅으로 처음 대화를 나누는 상대에게 어느정도 공을 들인 후, '저랑, 컴섹이라는 거 함 해보실래요...'라며 자신없는 듯한 제안을 하면서부터 이미 시작된다. 저랑... 컴섹 함 하실래여...? 따라서 본인의 경우에는 각종 채팅 사이트의 대화방에서, 제목부터 '컴섹할 분, 어쩌구...' 주접을 떠는이런 방제는 애초에 짓지를 않는다. 이는 컴섹의 묘미를 잘 알지 못하는 하수이거나 어설픈 매너리즘에 빠진 이들의 유형이다. 뿐만 아니라, 장시간을 투자해서 대업을 성취하려는 다른 컴섹리스트들에 대한 미필적 업무방해 행위에도 준한다 하겠다. 기억하시라. 설령, 오늘 함 사고를 쳐볼란다 하며, 굳게 다짐을 했던 여성이라도 위의 제목과 같은 방제에는 누구도 선뜻 들어갈 수 없음이다. 김모군의 주장대로라면, 그동안 단순 발기, 혹은 가습효과의 수준으로 이해했던 컴섹이 가히 인간내면심리의 끝없는 탐구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부분이었다.
그는 컴섹을 결투에 비교한 것처럼, 자칫 자신에게 돌아올 수도 있는 엄청난 비난과 그로인한 자기환멸까지 충분히 타당한 가능성으로 인정한 채, 자신의 자아를 걸고 서부영화의 일대일 결투와도 같은 비장한 컴섹을 행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김모군은 컴섹행위자에게도 일정 수준의 문학적 소양과 에티켓이 필요하다(특히, 남성에게... 주로 남성이 컴섹의 기승전결을 주도하므로...)고 역설한다. 컴섹에 있어서도 적절한 비유와 시적 표현, 그리고 기본 에티켓은 필수적이다. 상대의 분위기와 감수성을 고려해서 적당한 표현과 어휘를 선택해야지, 컴섹이라고 해서 무조건 '자X','보X' 등의 표현을 우선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자X', '보X' 등의 적나라한 표현을 통한 컴섹은 차라리 고급 입문편에 속한다. 마치 자신의 몸을 더럽히며 성감을 극대화 하는 혐오물 집착증이 고학력의 인텔리 계층에서 더욱 빈번하듯, 컴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적나라한 육두문자를 사용하는 그야말로 난장 컴섹은 오히려 이력이 붙을 만큼 붙은 베테랑 수준의 컴섹리스트에게서 효과가 극대화 되는 것이다. 본인은 사실, 단조로운 어휘의 취사선택에서 보다는 적절한 상황설정과묘사로 컴섹을 즐기는 편이다. 디테일로 승부를 본다고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속옷을 입지 않은 채 실크 브라우스 위로 딱딱하게 서있는 당신의 유두를 천천히 혀로 애무하고 있어요... 브라우스가 침에 젖는 것은 신경쓰지않아도 되요...' 기냥 냅다 만질라구?.. 하는 것처럼, 단순히 가슴을 만진다 식의 직설적인 표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노브라의 과감한 패션 설정도 주입시키고, 실크 브라우스가 타액에 젖어 흥건해질 정도의 집요한 애무를 상상케 할 수 있는 표현이 더욱 컴섹의 묘미를 살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과도한 문학적 수식과 만연체의 장문은 숨가쁜 긴장감을 특징으로 하는 컴섹에 있어서 치명적일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에티켓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상대에 대한 명확한 존대는 컴섹을 처음 접하는 상대에게 거부감을 희석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임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천박한 욕지거리와 반말에서의 카타르시스도 강렬하지만, 철저한 존대의 형식에서 느껴지는 에로티시즘도 무시할수 없는만족감을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김모군은 컴섹의 의의에 대하여 컴섹이 성감을 자극할 수 있는 하나의 형태임에 분명함을 강조하였고, 그 효용의 정도는 행위자의 능력에 따라, 각종 하드코어 포르노 동영상이나, 근친상간을 소재로 하는 야설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자극보다 더욱 심오한 자극과 만족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ㅣ컴섹의 문제점 컴섹의 의의와 그 효용성에 대해 열변을 토했던 컴섹 전문가 김모군에게 컴섹의 문제점을 지적해 달라고 했을 때, 그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기냥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채팅을 통한 컴섹이 울나라의 수 많은 기혼남녀들을(주로, 가정주부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고, 급기야는 인륜의 붕괴에서 다시 건전한 사회조직의 궤멸로 이어질 것처럼 각종 언론매체가 떠들어 대고 있는 이 마당에, 너무 쉽게 '없다.' 라고 답하는 것은 '21세기 선정(煽情) 국가로의 도약'을 지향하는 우리 남로당의 기조에 맞춘, 마치 짜고치는 고스톱과 같이 어색해 보일 수 있지 않겠냐는 본 기자의 우려에 김모군은 다음과 같은 대답을 덧붙였다. 먼저, 채팅에서 일어나는, 원조교제를 비롯한 일부 매매춘의 부작용을 가지고 논거를 비약시켜 본인이 지금까지 그 효용의 타당성을 주장한 컴섹과 채팅을 통한 매매춘의 형태변형을 결부시키려는 무의미한 논쟁의 삽질에 대해서는 기쁜 마음으로 사양하겠다. 컴섹은 구조적으로, 허상을 통해 만족을 가공하는 자위에 가깝기 때문이다. 물론, 컴섹이 챗상에서의 정신적 교감을 충분히 한 후, 실재로 만나서 원나잇 스탠드를 즐기기 위한 선(先)작업의 욕망을 내포했다는 점에서, 일반 남성들이 컴섹은 곧 리얼 섹스의 첨병이며, 혹은 컴섹자체가 현실섹스에 대한 상대의 소극적 긍정이라고 단정하는 어리석음이 발견됨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마치 게임의 가상 케릭터와 현실의 자신을 동일시 하려는 특정 소수의 유아적 판단력의 문제로 이해할 수 있는 문제지, 게임 자체의 폐단을 지적할 수는 없는 것과 다름 아니라 하겠다. 차라리... 정말 중요한 컴섹의 문제점은... 양손 사용을 필수로 하는 현존 키보드의 구조적 결함을 해소함으로써 한 손으로는 지속적 컴섹을 수행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자유롭게 자위를 실행할 수 있도록 기술적 보완을 마련하는 것에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다. 컴섹하는 동안 오만가지 신음 소리를 단축키로 설정할 수는 엄짜너? 이상 금요일, 신촌의 모까페에서 어렵게 접선을 할 수 있었던 울나라 국가대표급 컴섹 전문가이자, 자칭 컴쎅의 시인이라 자신을 소개했던 김모군의 진술이었다.
다음 호에서는 컴섹을 통한 성감증진의 구체적 응용법과 숙달된 컴쎅 조교 김모군이 직접 유수의 채팅 싸이트에서 불특정 개인을 상대로 실시간 벌이는 컴쎅의 그 실전편을 당원제위께 현장 중계토록 하겠다. 다음 호를 기대하시라. 이상! 졸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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