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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젖가슴] 회식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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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을 읽기 전 필독 ]
* 본 글은 SOD 소속의 AV배우 사쿠라 마나가 일본의 문예 사이트인 다빈치에 기고하는 '일하는 젖가슴' 시리즈를 옮긴 것입니다. 현역 AV배우의 글을 통해 일본 AV업계의 생생한 모습과 사쿠라 마나의 개인적인 일상, 생각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서툰 번역으로 인해 다소 이해가 안되는 문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배너 일러스트 - 스케락코
 
"그럼, 내일 12시에 에비스(지명)로"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어른들의 세계. 그런 어른이 되고 싶었다. 회식. 의미가 있는 경우도 있고 터무니없이 긴 시간을 허비했던 지루한 경우도 있다. 특히 이번 "12시에 에비스~"는, 의미가 있는 모임으로 금년부터 시작된 [다빈치 칼럼]에 관한 협의의 자리 같은 것이었다. 명목은 협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그냥 점심모임.

우리 사이에서 미식가로 통하는 여자 매니저가 함께 하는데, 장소 선택도 그녀의 몫. 회를 거듭할수록 더 멋진 곳으로 가고 있지만... 카운터에서 영수증을 받는 매니저를 볼 때마다, 이상한 죄책감이 엄습해온다. 그런 미식가 서클... 아니, 정확히는 협의모임에서 이야기하던 때의 일이다.

붕고스이도(지명) 생선에 칼을 꽂으면서, 담당편집자가

"사쿠라 씨는 '네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반사적으로, 말을 풀어내기 전에 먼저, 아무 색도 묻어있지 않은 내 깨끗한 손톱을 봤다. 그날 아침, 분홍색과 자라난 흰색 부분의 경계선을 바짝 깍아내어, 줄로 모퉁이를 정성스럽게 갈아낸, 개성도 멋도 없는 그저 손톱이었다.
        
"아니, 뭐랄까 여자가 돈을 쓰는 경우 중 남자가 봤을 때 이상한 게 있어요. 물론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아니고, 저 자신에게는 돈을 쓰는 편은 아니어서 문득 신경이 쓰인 것 뿐이지만, 예를 들면 네일 같은 게 그 중 하나에요."

"네일을 하지 않은 사람은 좀 드물죠. 그래도 회사 여직원들을 보면 머리색도 네일색도 회사에서 욕먹지 않을 정도로 상황을 살피면서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금속이나 스톤이 장식되어 있는 아름다운 네일을 한 여성 매니저가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확실히 남자와 여자의 돈을 쓰는 곳의 차이가 느껴진다.

주변에 있는 AV 배우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많다. 명품 가방이나 옷, 고급 손목시계, 사용하는 화장품도 저가보다는 고가의 화장품이 더 눈에 띄고, 미에 대해 철저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감탄하고 메모하고 싶어진다.

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돈을 들인다고 하면 한계가 없어서 도중에 포기해버리는 그룹에 속한다. 진드기 퇴치라든가 방의 청소라든가 그런 위생적인 일상을 지키기 위한 뭔가에는 철저히 할 수 있지만, 이런 뷰티의 경우 '저것도 좋아요', '이것도 좋아요'라고 권유받아 써보면.. 과연 이것이 나 자신의 것인가, 나의 개성이라는 것은,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도대체 뭔가.. 생각하게 된다.

정말로 나는 이렇게 하고 싶었던 것인가, 아니면 단지 모두가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무감과 초조함에 의한 것인가. 그저 단순하게 예뻐질 수 있다는 희망일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은 뷰티, 패션 잡지의 한 페이지가 되는 것처럼 보일까? 이상한 이야기이지만 왠지 그런 것에 싫증을 느낀다. 미용을 철저히 하고 있는 사람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귀찮아서, 이런 거에 관심없는 여자가 외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야기로 돌아와서, 손톱이라는 것. 공을 들여 네일을 해도, 2주가 지나면 늘어난 손톱이 눈에 띄고, 네일을 떼어내러 가는 수고나 시간을 일과 휴일에 할애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은 후회가 된다.
 
'모두가 하니까 나도 하는 게 좋을까'하는 마음과  '듣고 보니 그쪽이 예뻐보이는 기분이 드네'라고 묘한 확신으로, 처음 젤네일을 맞이한 순간은 무척이나 맘이 설레였다.

"귀여워. 반짝반짝여."

오른손과 왼손을 포개어 그 주변에 플라스틱으로 만든 동글동글한 보석과, 아기자기한 레이스를 예쁘게 담아, 찰칵하고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과연 이 가게에 또 방문할까?하는 그런 의구심이 들었지만 잠시였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흘렀다. 손이 자유롭지 못해 불편하다보니 최근에는 손톱을 내추럴한 상태로 유지하고, 일주일 간격으로 남자배우처럼 손톱이나 깎고 있다(AV 남자배우는 여배우의 몸에 상처를 남기지 않는다). 예상은 적중. 결국 그 가게는 가지 않았다.

예전에 동경했던 미의식이 높은 여성들의 스타일을 그리워했던 생각이 나서 양갈비살을 뜯었다. 집에 돌아온 후 뭔가에 자극을 받았는지 찬장 안쪽에 있던 세룰리언 블루의 매니큐어를 꺼내 응고된 부분을 조금씩 제거하면서 오랜만에 손에 발라 보기로 했다.

선명한 색상에 반짝거리는 느낌을 보고있자니 이상하게 '또 네일하러 갈까..'하는 충동재발... 다시 한 번 겹처 발라보고 잠시 마르고 있는 동안에 '하지만 귀찮아아~~'라고 급 실증이 나서 스토브를 문지르고 있다. 

'아 네일이여..... 나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귀찮아....'

나에겐 귀찮은 마음을 극복할 정도의 뭔가가 필요한 것 같다. 그런데 나란 사람은 대체 무엇에 돈을 쓰고 있나... 생각해보지만, 웃음이 나올 정도로 별로없다. 우선, 가장 먼저 교통비. 그리고 두번째가 식비. 해먹는 건 주 2회 정도 밖에 없으므로(그것도 대개는 만들어 놓거나 냉동 보존된다) 회식도 포함해 외식이 대부분이다.

'그래, 나의 대부분의 소비가 '식비'인 것이다.'

삶과 직결되는 '음식'. 하지만 예로부터 식사에 대한 관심은 성욕만큼이나 강했다. 학생 때는 학교 근처의 시라카와 라면집(중태숙성의 면으로, 부드러운 맛으로 격찬했다)에 주 3회는 다녔다. 두 번의 아르바이트로 번 돈은 학비와 라면 값으로 끝났던 것이다. 솔직히 나는 입맛을 가리지 않는다. 

'터무니 없이 맛있다. 응, 보통. 왠지 맛이 없어. 이건 맛없다.'

이 정도 판단밖에 할 수 없는 나의 치졸한 혀로는, 그 섬세한 맛의 차이도 못느껴서, 예를 들어 술이라고 해도, 맵거나 달콤하거나 물 같은 세 가지의 느낌 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어른이 되어 극단적으로 늘어난 회식 때마다, 머리를 풀회전하여, 뇌에서 짜낸 말을 늘어놓아, 식사와 그 자리를 제공해준 사람에게 짧은 시간에 조금이라도 색감를 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은 제법 힘이 드는데.. 2차, 3차로 이동하면 더이상 할 말도 떨어진다.

"00의 거기에 생긴 그 가게 있잖아..."
"혹시 00 거리 옆에 있는 그 가게 말이에요?"
"앗 거기거기!"

라는 대화를 들을 때마다 나도 그런 곳에 따라갈 수 있도록, 누구나 알고 있는 명소라면 혼자 가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즉, '관심이 없지만 흥미를 가지도록 하는 습관비용'도, 매월 가산되어 있는 것이다.

이야기는 조금 어긋나지만 회식자리에서는 사람에게 보여지고 있다는 것을 의식한 나머지 맛보는 요리들의 맛이 떠오르지 않는다. 갑자기 다들 웃을 때, 먹는 것과 이야기하는 것을 동시에 할 수 없는 나는 당황해버리고, 회식이 끝나고 택시에 타서 안도감이 들어도, 막상, 그것들이 어떤 요리였는지 선명하게 생각나지 않고, 씹으면 씹을수록 상대가 나에게 말을 요구하는 것 같은 공포에 휩싸이는 것과, 입 안이 회색을 띠는 듯한 불편함으로 가득차게 되어버린다.

맛이 어떤지..'파릇파릇'하다든가 '바삭함 속 촉촉함'이라든가, 먹방 같은 데서 요구되는 말이나 광고의 카피같은 것을, 왜 요구하는 것일까, 여전히 이상하게 생각한다.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먹으러 가는 것 같은 불쾌감이 든다.

순수하게, 맛있는 것을 맛있다고 공유할 수 있는 '음식'을 원한다. 그러므로 혼자서 부담없이 먹으러 가는 야키니쿠의 맛은 어떤 음식도 도저히 따라올 수 없다. 식사모임으로 간 맛집에 혼자 내점을 하는 일도 자주 있다. 뭔가 맛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라고 하는 기억에 의지해 기억하고 있지 않는 가게의 이름을 인터넷에서 어떻게든 찾아내고, 한번 더 가본다. 그러면, '이렇게 맛있었구나'라고 하는 엄청난 감동을 받아, 훌륭한 장소에 데려와 주었구나라고 재확인하는 것이다.

이번에 누군가와 갈 때면 꼭 여기를 소개하고 싶은데 갈 상대도 생각나지 않아서, 역시 또 혼자 오려고 아이폰에 메모한다. 바야흐로, 고독한 미식가라고나 할까. 대화를 나눌 필요도 없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때 젓가락을 세울 필요도 없으며, 원하는 스피드로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식사 예절에서 우리의 인간성을 묻는 사람도 없다. 자유롭고, 매우 행복하다.

훌륭한 요리 앞에서 이야기를 하다니, 섹스를 하면서 '대화'를 하는 뭔가 어려운 느낌이 아닐까.
 

집필자 프로필
사쿠라 마나 
1993년 3월 23일 치바 현 태생. 
공업 고등 전문 학교 재학 중인 2012년에 SOD크리에이트의 전속 배우로서 AV 데뷔. 
2015년에는 스카이! 성인 방송 대상에서 사상 첫 삼관왕을 달성함. 
저서에 제제 타카히사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 첫 소설 [최저.], [요철], 
에세이집 [고등 전문 학교생이였던 내가 만난 세계에서 단 하나의 천직], 스타일 북 [MANA]가 있다.
twitter: @sakuramanaTeee
Instagram:sakuramanatee
YouTube: まなてぃ?ちゃんねる
원문보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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