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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 떠는 남자'의 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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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랜맨>
 
나는 소위 말하는 '깔끔 떠는 남자'에 속한다. 그렇다고 해서 대단한 결벽증이 있다는 건 아니고, 항상 정돈 되어 있는 방에서, 매일 아침에 샤워하고, 매주 일요일 오후에는 꼭 빨래를 돌리는 정도다. 이런 나의 성격이 갈등이나 마찰을 불러온 적이 없다. 그녀와 사귀기 전까지는 말이다.
 
남중, 남고에 공대까지 온통 남자만 득실대는 공간에서 생활하다 보니 어느 정도 여자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달랐다. 내숭 따위 떨지 않고 언제나 거리낌 없이 자연스러운 성격. 신선했다. 그녀와 만나는 매일매일은 새로움의 연속이었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에 푹 빠진 채, 어느덧 그녀와 나는 연인 사이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때부터가 문제였다.
 
 그녀와 나는 사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떤 밤이었다. 가을밤 정취에 젖어 술이 오른 우리는 모텔로 향했다. 그녀와의 첫 섹스, 취기 덕분에 어색하거나 민망하지는 않았다. 그녀도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처음치고 꽤 궁합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다음 날 아침, 그녀는 1교시 수업이 있어 서둘러 나가고 나는 침대로 돌아왔다. 그런데. 어젯밤엔 몰랐던 침대 위 풍경은 아주 가관이었다. 마구 뭉쳐진 채 흩어져 있는 휴지들, 뒤집힌 채 침대 밑에서 나동그라져 있는 스타킹(그녀는 뭘 신고 나간 걸까?), 뚜껑이 열린 채 흩어져 있는 샘플 로션들까지... 아무리 급했다고는 해도 좀 정도가 심하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나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후에도 비슷한 장면이 자주 나를 뜨악하게 했다. 섹스가 끝나면 팽개쳐 놓은 그녀의 옷을 곱게 개고, 흩어져 있는 휴지 뭉치들을 모아 버리고 나서야 잠이 들 수 있었다. 점점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하며 방을 정리했다. 게다가 이런 정도는 앞으로 말할 문제에 비해서는 새 발의 피에 불과하므로.
 
나는 씻지 않고 하는 게 싫다. 그래서 늘 샤워 후에야 서로를 안았는데, 그녀는 그게 좀 싫은 모양이었다. 한번은 나를 침대에 밀쳐놓고 거칠게 옷을 벗겼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잠시 당황하고 있던 나는, 씻지도 않은 나의 고추에 그녀가 입에 가져다 대는 대목에 이르러 충격에 빠졌다. 나는 그녀가 나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증명해 보이려 이런 행동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고, 그녀를 만류했다.
 
그날 이후 우린 서로의 위생관념에 차이에 대해 자주 이야기했다. 나는 비위생적인 섹스가 특히 여자의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를 설득하려 애썼다. 반면 그녀는 서로 씻을 생각도 못 한 채 달려들어 서로의 몸을 탐하는 게 정열적인 사랑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타협이 필요했다. 나는 그녀가 소중했기에 '다음부턴 유난 떨지 않겠다' 고 약속했다.
 
점차 우린 서로의 자취방에 들락거리기 시작했는데, 그녀가 내 방에 처음 왔을 때가 지금도 기억난다.
 
"오오. 수고 많았네 정말!"
 
그녀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중에 물어보니 그녀가 온다고 내가 억지로 밤새 쓸고 닦은 걸로 생각하고 한 칭찬이었다.
 
내가 그녀의 방에 처음 놀러 갔을 때 "오늘 갑자기 나와서 방 안치웠는데..." 하는  그녀의 말 예의상 하는 거로 생각했다. "이것 좀 드세요. 차린 건 별로 없지만..."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그녀가 방문을 열었을 때 난 진짜 맛없는 음식을 대접 받은 손님의 당혹스러움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받은 충격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는 게 더욱 고통스러웠다.
 
아무렇게나 벗어 놓은 옷가지들을 한쪽으로 쓱 밀어놓고 앉으라는 그녀. 도무지 안정되질 않았다. 안절부절못하는 나를 보며 그녀는 "여자 방에 첨 와보나 봐" 하며 웃었다. 그런 그녀에게 이게 여자 방이라는 증거를 대보라며 절규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아냈다. 하지만 끝내 참을 수 없던 나는 그녀를 억지로 일으켜 방 청소에 나섰다.
 
밤 12시에 시작된 청소는 새벽 2시가 되어야 끝났다. 혹시 그녀가 이런 내 행동에 자존심 상해하지는 않았을까 걱정 했는데, 그녀는 내가 자신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오바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오히려 귀엽다면서 볼을 톡톡 두들겨 주었으니 말이다. 그래, 진실은 저 너머에 있을 때 우리를 지켜주기도 하는 거니까. 나는 안도했다.
 
그녀가 전에 요구했던 대로 씻지 않은 채 마구 뒹굴던 어느 밤, 나는 그녀의 서비스를 이미 과하게 받은 상태였고 그래서 나 역시 보답하리라는 숙연한 마음 자세를 갖고 그녀의 아래쪽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그녀는 "아이, 하지 마..." 하면서도 슬쩍 허리를 들어주는 센스를 보여줬고 난 그녀를 감동시키고 말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올랐다. 그러나 5초 후, 난 도저히 형언하기 힘든 충격에 빠진 채 숨 쉬는 걸 멈춰야 했다.
 
사실 그녀는 자신이 성실한 서비스를 기꺼이 해주면서도 막상 내게 보답을 직접 요구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란 없다는 금언을 명심하고 있는 나로선 압박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고 그때마다 난감해졌다. 물론 내가 여자의 그곳에 입을 맞추는 걸 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고, 그 자체를 추잡스럽다고 생각할 만큼 꽉 막힌 타입도 아니다. 다만... 그녀의 그 은밀한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체취가 내가 감당할 수준을 밖이라는 것, 그게 문제였다.
 
남이 들으면 웃을 일인지 몰라도, 막상 당사자들이 이로 인해 겪어야 하는 고충은 그리 가벼운 게 아니다. 특히 애인에게 "산부인과에 가보라"는 말을 할 용기가 차마 없는 남자들에겐 더욱 그렇다. 왠지 그런 얘기는 상대에게 배신당하고 헤어질 때쯤에 아주 모진 상처를 남기기 위해 던지는 말 같다.
 
나는 그녀를 매우 사랑하지만, 그 체취까지는 도저히 사랑할 수 없었다. 그 후로 나는 커닐링구스에 대한 본능적인 두려움에 시달렸다. 상상만으로도 그때의 냄새가 그대로 살아난다는 것은 인체의 신비이자 저주였다. 한번 그렇게 겪은 정신적 충격은 샤워한 후의 커닐링구스에도 영향을 미쳤다. 나는 움츠려 들었으며 그런 나의 태도에 그녀가 섭섭해 하는 게 느껴졌다. 선택의 여지가 별로 남지 않았다. 견디던가, 고백하던가. 나는 고백을 택했다.
 
"병원에 가보는 게 어떨까"로 시작한 내 말은 그녀의 빠른 이해력에 의해 맥락을 간파당했다. 그제야 나의 부자연스러운 행동의 기원을 깨달은 그녀는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심각하게 상처받으며 히스테릭한 상태에 빠져 버렸다. 그로부터 자그마치 세 시간을 울어댔으니 말이다. 중간에 개새끼 어쩌고도 나온 거 같은데 분명한 발음은 아니었다.
 
이후 그녀는 확실히 조심스러워졌다. 섹스 전에 나보다도 더 샤워를 챙기는 것 외에도 전체적으로 청결에 많은 신경을 기울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절대 커닐링구스를 허락하지 않았다는 것만 제외하면 나로선 반가운 변화였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 서로 눈치를 보며, 그래도 우리의 연애는 그럭저럭 세월의 무게를 더해갔다.
 
그로부터 1년쯤 지난 어느 겨울, 우리는 동해로 함께 여행 떠났다. 나름대로 낭만이라며 굳이 모텔 대신 바닷가 앞의 허름한 민박집을 선택했다. 그녀와 나는 대학 졸업 후의 계획에 대해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시며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새삼 우리가 서로를 꽤 좋아한다는 것을 실감하며 밤을 보냈다. 그러다 잠자리에 들었을 때 난 그녀를 만지고 싶다는 유혹의 몸짓을 보냈다. 그런데 그때 그녀가 "잠시만..: 하더니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는 게 아닌가.
 
그녀가 화장실에 갔을 거로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을 때 마당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가만히 방 밖을 살펴보던 나는 마당 앞 수돗가에서 그림자 하나를 발견했다. 그녀였다. 난 그녀가 이 추운 겨울밤에 밖에서 뭘 하는지 의아해하며 그녀의 하는 양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그녀가 빨간 고무 다라이 안의 살얼음 오른 물을 끼얹으며 씻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숨을 멈춘 채 가만히 문을 닫았다. 그리고 다소 멍해진 기분으로 그녀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그녀는 덜덜 떨며 방안으로 들어섰다. 나는 허름한 이불을 열어 그녀를 맞이했다. 그리고 작은 그녀의 몸이 가냘픈 떨림을 그만둘 때까지 꼭 껴안고 누워 있었다. 내 말이 그녀에게 이렇게 지독한 상처를 남겼다는 걸 몰랐던 나의 무심함이 싫었다. 그런데도 나를 놓지 안아준 그녀의 마음이 고마웠다. 나는 그녀를 꼭 안고 밤을 보냈다.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으로 벅찬 밤이었다.
 
한밤중 그 얼음물을 깨고 손을 불어가며 몸을 씻던 그녀의 뒷모습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거다.
 

'더러운 남자'와의 섹스▶ http://goo.gl/Q2bttC
 

글쓴이ㅣstrada
남로당
대략 2001년 무렵 딴지일보에서 본의 아니게(?) 잉태.출산된 남녀불꽃로동당
http://burur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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