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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레이터를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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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바이브레이터 매니아이다. 구구단을 육단까지 외울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러웠던 어린 시절 가정용 마사지기의 진동에 의해 은밀한 쾌감을 알아버린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샤워기와 비데의 물살을 이용하는 방법을 발견했고 할아버지의 허리 마사지기와 진동칫솔을 이용하는 등 가내용품을 재발견하는 명랑한 성장기를 보냈다. 성인이 되어 당당하게 성인용품점에서 최초의 바이브레이터를 구입한 이후로 지금까지 수 종의 바이브레이터에게 몸을 맡겨왔었다.
한편으로 이런 기쁨을 자기만의 비밀로 감추어두지 않고 주위의 지인들과 친구들에게도 바이브레이터를 권하고 선물하는 인류애를 발휘하기도 하는데 얼마 전 친구의 생일에 맞추어 딴지몰에서 구입한 지스팟 진동기를 선물한 적이 있었다. 선물을 뜯었을 때 둘러앉은 친구들 중 일부는 낄낄대고 웃었지만 일부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생일선물을 받은 당사자도 바이브레이터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무엇에 쓰는 물건이냐 물어오는 바람에 케이크를 앞에두고 여성기의 모양을 그려가며 바이브레이터의 사용법을 설명하고 다양한 활용방법을 토의하는 훈훈한 시간을 가졌더랬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바이브레이터에 대해 전혀 모르는 친구도 있었고, 사용해본 적은 있지만 만족스럽게 활용하지 못한 친구도 있었으며, 전혀 의외의 방법으로 사용하는 친구도 있었는데... 일인 일가구 명랑완구 보유시대를 맞이하여 생활필수품의 영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바이브레이터의 필요성에 비해 제공되는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하여 본 남로당 칼럼 부르르통신을 통해 바이브레이터 사용에 대한 정보를 총망라해보려 한다. l 바이브레이터의 종류 1. 딜도형 바이브레이터 바이브레이터는 용도와 형태에 따라서 크게 다섯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먼저 남성의 성기모양을 본따 만든 딜도 형태의 바이브레이터가 있다. 일전에 필자의 친구가 딜도와 바이브레이터의 차이점이 무어냐 물어온 적이 있는데 명랑완구의 세계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질만한 질문이다. 딜도는 남자성기 모양으로 만든 길쭉한 삽입용의 물건을 통칭하며, 바이브레이터는 진동기능을 가지고있는 물건을 의미한다. 보통 딜도라고 하면 진동기능은 없는 삽입완구, 딜도형 바이브레이터라면 진동기능이 추가된 삽입완구, 그냥 바이브레이터는 진동기 전체를 말한다. 어쨌든 딜도형 바이브레이터는 질이나 항문에 삽입해서 즐길 수 있는 길쭉한 형태의 진동기이다. 물론 삽입하지 않고 클리토리스를 집중해서 자극하거나 막대 부분을 뉘어서 클리토리스와 음부 전체를 자극할 수도 있다. 일단 외음부를 자극해서 긴장을 풀어준 뒤에 질에 삽입하는 순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바이브레이터를 삽입하면 남자성기가 줄 수 없는 강한 자극을 받는데, 남성과의 삽입섹스에서는 질벽의 마찰이나 압박감이 주는 쾌감을 느끼지만 삽입형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하면 질벽 내부가 전체적으로 떨리는 색다른 느낌을 얻을 수 있다. 딜도형 바이브레이터 중에는 남자성기 모양을 매우 사실적으로 재현한 것들이 있는데 '진동먹쇠' 등으로 검색해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한국남성 표준사이즈와 비슷한 것부터 포르노그라피에 등장할 것 같은 초거대사이즈 까지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어 있고, 남성의 고환이나 하복부 모양까지 달려있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여성들은 리얼리즘 바이브레이터보다 좀더 모던한 제품을 선호하는 것 같다. 형태를 단순화해서 매끈한 유선형으로 깔끔하게 디자인된 제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모던한 형태의 바이브레이터는 일단 시각적인 거부감이 적으며, 실제로 사용해 보았을 때 삽입되는 모양이 남성성기 모양과 흡사하다고 더 큰 쾌감을 얻는 것도 아니다. 여튼 모더니즘 바이브레이터는 리얼리즘 바이브레이터에 비해 관리와 세척이 용이하며 남의 눈에 띄었을 때 쪽팔림이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
2. 에그형 바이브레이터 바이브레이터의 기본으로는 단연 에그형 바이브레이터를 꼽을 수 있다. 작은 달걀이나 공 모양의 모터 부위와 이를 조정하는 컨트롤러가 전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형태가 대부분인데,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잔고장이 적고 대체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바이브레이터 입문자들에게 권해주기 가장 좋은 제품으로, 딴지몰에서는 여성 기초명랑 4종세트 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로타 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매우 대중적인 바이브레이터인지라 일본산 포르노그라피에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에그형 바이브레이터는 특히 클리토리스 자극에 유용하다. 자위할 때 번거롭게 삽입까지는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여성이나 숙면을 취하기 위해 가벼운 오르가즘을 느끼고자 하는 여성에게 권할만 하다. 클리토리스 뿐 아니라 유두나 질 입구, 항문에 가져가는 것만으로 원하는 자극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에그형 바이브레이터는 작고 간단하게 동작하기 때문에 다른 명랑완구를 함께 사용할 때나 커플이 함께 섹스할 때도 쉽게 즐길 수 있어서 바이브레이터의 입문자뿐 아니라 매니아들도 갖춰두고 사용하는 아이템이다. 변형으로 쌍에그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제품도 있다.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삽입용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점을 보완해서 두 개의 에그가 달려있는 바이브레이터이다. 작고 동그란 에그와 길쭉한 막대기 모양이 하나의 컨트롤러에 달려있는 것인데, 작은 것은 자극용으로 긴 것은 삽입용으로 동시에 쓸 수 있다. 또한 따로 컨트롤러가 없고 에그 부분에 모터와 전지가 동시에 들어가 있는 간편한 소형제품도 있다. 휴대폰이나 열쇠고리에 달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면 간편하게 즐기자는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낸다. 이외에도 무선으로 작동하는 에그형 바이브레이터도 있다. 필자가 사용해보지는 않았지만 재미있는 장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에그형 바이브레이터는 장치가 간단하기 때문에 가격에 부담이 없고 잔고장이 적고 크기에 비해 모터의 진동이 강력한 편이다. 하지만 단순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다양한 진동을 구현하기는 어렵고 정음장치가 따로 없어 진동소리가 큰 것이 대부분이라는 단점도 있다. 3. 플리퍼 바이브레이터 (래빗 바이브레이터) 플리버 바이브레이터는 딜도형과 에그형의 기능을 하나로 모은–삽입과 클리토리스 자극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바이브레이터이다. 딜도 형태의 기둥이 있고 클리토리스를 자극할 수 있는 돌기-플리퍼-가 달려있다. 이 돌기의 모양이 토끼의 귀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래빗 바이브레이터라고 부르기도 한다. 한국적인 전통에서 성장한 필자로서는 명랑완구에 섹스 미숙남을 은유하는 토끼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는데 알고보니 서양에서는 토끼가 정력을 상징하는 동물이라고 한다. 삽입과 클리토리스 자극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플리퍼 바이브레이터는 1960년대에 일본에서 개발된 이후로 널리 유행하여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제품을 찾아볼 수 있다. 딴지몰에서 황홀봉으로 검색해보면 무수하게 많은 제품이 저마다의 기능을 뽐내며 주르르 정렬된다. 황홀봉의 세계는 복잡해 보이지만 세부적인 기능을 간단하게 추려보자면 다음과 같다.
대부분 플리퍼-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돌기- 부분의 기능과 딜도-질 내부를 자극하는 기둥- 부분의 기능은 따로 조작된다. 플리퍼는 에그형 바이브레이터의 모터처럼 단순하게 떨리는 것도 있고, 보다 다양한 리듬을 가지고 진동을 전해주는 것도 있다. 딜도 부분은 하단에 모터나 구슬이 들어있어서 지스팟을 자극하는 것도 있고, 본체 전체가 굽이도는 것처럼 빙글빙글 움직이는 스윙기능이 있는 것도 있고, 본체가 상하로 움직여서 삽입섹스의 느낌을 주는 것도 있고, 질내 깊숙한 부분을 자극하기 위해 특수한 모터가 들어있는 것도 있는데, 이런 기능들이 두세가지 복합된 제품이 대부분이다. 플리퍼 바이브레이터는 다양한 기능으로 강렬한 황홀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바이브레이터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대체로 크기가 크고 무거우며 고장의 가능성이 높고 비교적 고가의 제품이 많다는 점은 단점. 또한 플리퍼 바이브레이터를 구입할 때는 특히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신의 질 크기에 비해 터무니 없이 커다란 제품을 골랐다면 플리퍼 기능은 사용해보지도 못할 것이고, 지스팟이 발달하지 않은 여성이라면 굳이 그런 기능이 포함된 제품을 선택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물론 의외의 기능을 통해 숨겨져 있던 성감대를 개발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4. 집중공략 바이브레이터 위에서 이야기한 세가지 바이브레이터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이다. 개개인의 성감을 증진시켜 명랑한 사회를 이룩하고자 하는 세계각국 명랑완구 장인들의 불타는 열망은 바이브레이터의 세계를 풍성하게 만들었는데 그중에 몇가지 특수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만 이야기해보려 한다. 20세기 초의 서양인들은 여성이 삽입섹스를 통하지 않고 클리토리스만으로 오르가즘을 얻을 수 없다고 착각했으나... 이후로 연구를 거듭하여 여성기의 숨어있는 자극점을 찾아내었다. 가장 대표적인 포인트가 지스팟(G-Spot)인데 여성의 질에 손가락을 한두마디 정도 넣었을 때 배쪽에 가까운 부분에 위치하고 있으며 평소에는 평범한 조직이지만 흥분했을 때에는 단단해지고 돌기가 형성되기도 한다. 지스팟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여성들 중 오분의 일 정도만이 지스팟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고, 오분의 일 정도만 그부분을 찾아내는 데 성공한 것은 아니냐 하는 반론도 있고, 지스팟에서 특수한 성적 흥분을 얻는다는 것은 허구이며 단순히 혈류량이 많아져 조직이 단단해지는 것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필자는 느끼는 분들은 느끼고, 못 느끼는 분들은 느끼려고 노력해보고, 안 느끼는 분들은 다른 데로 느끼면 되고, 느끼기 싫은 분들은 안 느끼면 되는 거라 생각한다. 어쨌든 지스팟의 자극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여성들을 위해 특별히 고안된 바이브레이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지스팟 바이브레이터는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는데 기본적으로 삽입할 수 있는 기둥 모양의 끝부분이 휘어진 형태이다. 깊숙한 삽입과 지스팟 자극을 원하는 여성에게는 상당한 두께와 크기를 자랑하는 유선형의 지스팟 골프를 권할만 하고, 가벼운 삽입을 원하는 여성에게는 립스틱 형태로 끝부분이 휘어진 제품들을 권한다. 지스팟과 클리토리스 자극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지-클 제품도 매우 유용하고 편리하다는 평을 듣는다. 지스팟과 더불어 피스팟(P-Spot)이라는 포인트도 강렬한 쾌감을 준다고 한다. 포르치오스팟이라고도 하는 피스팟은 자궁경부에 가까이 질 속 가장 깊숙한 부분에 있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남성의 성기가 닿기 어려운 지역이다. 따라서 이 부분을 자극하기 위한 바이브레이터는 길이가 길고 그 끝에 자극돌기와 모터가 달려있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자 하는 여성이라면 써볼만한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항문은 매우 민감한 성감대이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항문에서 쾌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지만 아무래도 터부시되는 경향이 있어 쉽게 개발되지 않는 부분인 것 같다. 항문삽입까지는 아니더라도 항문 입구나 성기와의 사이를 바이브레이터로 자극해보면 색다른 느낌을 얻을 수 있다. 보통의 에그형 바이브레이터로도 외부의 자극은 충분히 가능하지만 깊숙한 곳에서의 자극을 느끼고 싶다면 애널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해보자. 애널 바이브레이터는 표면이 부드러운 재질로 되어있는 제품을 추천하고 싶다. 딱딱한 플라스틱이나 염화비닐 제품은 부드러운 조직에 상처를 낼 수 있기에 항문 확장의 경험이 없는 사람이 삽입하기는 무리일 것이다. 젖꼭지 부분을 집중공략하기 위한 제품도 있다. 니플 바이브레이터의 형태는 납작한 단추 모양으로 모터의 진동은 보통의 바이브레이터에 비해 약한 것이 대부분이다. 젖꼭지에 고정시킬 수 있는 집게 같은 것이 달려있는 제품도 있고, 테이프 등을 이용해 고정시켜서 사용하는 것도 있다.
딴지몰의 고전명품 부르르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초기의 부르르는 이제 단종되어 구할 수 없지만 이와 유사한 클리토리스 집중공략형 제품이 시장에 나와있으니 클리토리스 민감형 여성이라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5. 은폐엄폐 바이브레이터 기능 면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바이브레이터와 큰 차이가 없지만 형태와 디자인에서 차별화되는 재미있는 제품도 있다. 바이브레이터의 적나라함이 두려운 분들은 욕조에 띄워놓는 오리인형이나 펭귄 장식품, 마우스 등으로 위장한 깜찍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을 듯. 필자가 바이브레이터 전문가는 아니지만 매니아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썰을 풀어보면 이 분야에 대해 생소한 독자들께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려보았다. 필자의 젠더가 여성인지라 아무래도 여성의 입장에서 쓰게 되겠지만, 여성의 자위용 뿐 아니라 커플 사용법과 남성의 사용법도 이어서 다뤄보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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