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아이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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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노조끼(훔쳐보기)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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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보기 초등학생 때, 더 정확히는 국민학교 때의 일이다. 남자 아이들은 하나같이 머리를 빡빡 깎고, 여자아이들은 바가지 머리를 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그 시절, 같은 반의 예쁜 여자아이 두 명은 머리를 두 갈래로 길게 땋아 늘어뜨리고 언제나 예쁜 옷을 입고 다녔다. 학급 아이들 중 절반쯤은 대가리에 '이'가 있었던 우리에게 그 두 여자아이는 딴 세상에서 온 아이들이었다. 그 두 아이는 얼굴이 하얗고, 예쁜 옷을 날마다 갈아입고, 머리를 기른다는 공통점 외에 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두 아이의 엄마들이 사람들로부터 '갈보'라고 불리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학교의 모든 아이들이, 동네의 모든 사람들이 그 아이들의 어머니들을 '갈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정작 두 아이만은 모르고 있었다. '갈보'의 의미를 모르고 있었던 나였지만 사람들이 그 말을 입에 담을 때의 표정과 눈빛으로 좋지 않은 의미라는 것만은 본능적으로 알았던 것 같다. 전염까지 되는 나쁜 질병쯤으로 여긴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갈보'의 딸인 두 아이와도 친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 아이들 사이의 불문율이었다. 선망의 대상이던 그 아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겨울 방학이 끝나자 서울로 전학을 갔다. 나의 첫 사랑은 그렇게 끝났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었다. 여름날 악동들이 유원지 근처의 냇물에서 미역을 감고 돌아오던 때였다. 누군가 '갈보'를 보러가자고 했다. 그리고 방석집 내실의 창문에 매달린 악동들은 벌거벗은 한 쌍의 어른들이 기괴하게 얽혀 헐떡이는 모습을 훔쳐보았다. 싸우는 것도 아니고, 화가 난 것도 아닌데 괴성을 지르는 아줌마와 아저씨. 그 때의 충격이란...! 그것이 '갈보'가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고통에 찬 듯한, 희열에 들뜬 듯한 그 '갈보'의 얼굴에 전학 간 두 여자 아이의 얼굴이 자꾸만 겹쳐지고 있었다. 이 때가 초딩 4학년 때의 일이다. 관음의 20세기 흔히 20세기 문화는 '관음의 문화'라고들 한다. 영화의 발명, 텔레비전의 발명, 그리고 이러한 신기술들을 놀라운 속도로 전파시킨 자본주의라는 시스템 하에 포르노그라피의 유행은 인간의 본능 속에 도사리고 있는 관음의 욕구가 그 배출구를 찾기 위한 노력으로 얻어낸 부산물이다. 미국과 많은 유럽 국가에서 오래 전부터 유행하는 '리얼TV' 계열의 프로그램들, 젊은 남녀를 한정된 공간에 넣어두고 수십 대의 카메라로 그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촬영, 방송하여 대히트를 한 프로그램들은 잘 알려진 '관음증 충족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관음증적 본능을 섹스산업화 한 것이 '노조끼'다. 글자 그대로 훔쳐보기란 의미다. 노조끼, 즉 훔쳐보기는 타인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남의 육체나 행위를 보면서 쾌감을 얻는, 인간족(?) 특유의 성적기호이다. 남의 행위를 훔쳐보는 일, 혹은 자신의 배우자가 남과 섹스하는 모습을 훔쳐보는 일에 보통 사람들 이상의 성적흥분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일종의 '대리체험'을 통한 욕구의 발산이다. 즉, 발산해야 할 욕구가 발산되지 못할 때 나타나는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도 '말 씹 하는 것은 마님도 문틈으로 훔쳐본다.' 혹은 '오뉴월 보리밭 파수꾼 같다' 라는 말이 있다. 이 본능은 누구에게나 잠재된 것이 아닐까. 이러한 '남의 행위를 봄으로써 쾌감을 얻는 풍속업체'를 '노조끼'라 부르며 발전단계에 따라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가 있는데, 편의상 필자는 초기 구멍계, 댄스 서비스계, 디지털계, 야행성 매니아계로 구분하고 있다. 초기 업소 구멍계 지금은 없어졌지만 60~70년대에 유행하던 업태로서 대개는 건물의 지하에 자리하던 업체다. 업소는 흡사 투표소의 기표소처럼 생겼는데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기표소처럼 혼자서 들어 갈 수 있는, 커튼이나 문이 있는 작은 공간이 있고, 그 안에는 유명 여자 반짝반짝 연애통신의 실물 크기의 누드가 그려져 있는 나무판자가 있다. 당시 최고 인기 여가수나, 영화배우, 탤런트들의 전신 사진이나 초상화의 성기 부분에는 지름 5~7센티 정도의 구멍이 있고 손님은 그 구멍을 들여다보는 형태의 업소였다. 그러면 그 판자 뒤에는 무엇이 있나? 거기엔 구멍 높이에 맞춘 의자에 앉아 손님들에게 가랑이를 벌리고 음부를 보여주는 진짜 여자가 있는 것이다. 주로 주부나 퇴물 창녀가 이런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 그 구멍을 들여다보고 흥분한 손님은 자위행위를 하거나 요금을 더 내고 그 구멍 안으로 발기된 육봉을 들이밀면 여자가 오랄 서비스를 해주기도 했다. 오랄 서비스를 하는 여자는 대개 이빨 빠진 할머니들이었고 너무 바빠 빨아줄 여자가 없으면 점장 아저씨나 보이 총각이 빠는 일도 종종 있었다고 한다. 비록 그림이지만 코 앞에 있는 당대의 최고 스타들과의 체험은 뭇 사내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누렸고 심야에는 반드시 젊은이들의 줄이 생길 정도였다고 한다. 댄스 서비스 계 80년대~ 90년대에 유행하던 업태로 현재에는 극히 소수의 업체가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업체에 따라서 조금씩 운영 시스템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공통적인 것은 매직미러(손님 쪽 에서는 아가씨를 바라볼 수 가 있으나 아가씨에게는 그냥 거울로 보이는)가 있고 거울 뒤편에 설치된 무대에서 전라의 무희가 춤을 춘다. 무희는 수십 개의 남자들의 눈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으나 눈 앞에는 거울로 된 벽만이 보이므로 그저 담담히 주어진 일을 할 뿐 이다. 흐르는 음악에 허리를, 팔 다리를, 때로는 다른 중요한 부분을 요동 운동 시키는 것이 그녀의 일이다. 그 무대를 중심으로 반원형으로 마련된 독립 된 작은 방들 안에서는 마른 침을 꼴깍거리는 남자들의 빛나는 눈동자가 있다. 대개 30분당 6천 엔쯤 하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남자들이 알몸 댄서의 몸짓에 흥분하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여자 종업원이 쪽방 안으로 찾아들어 온다. 혼자 있기도 좁은 방(방이라기보다는 박스라 하는 쪽이 정확하다)에 들어와 펠라치오 서비스를 한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옵션이므로 또 다시 6천 엔을 내야한다. 손만 사용하면 좀 싸게 할 수 있지만 한 손으로 담배를 피우며 '빨리 싸라!'고 압박 하는 소리를 듣기 싫으면 아예 입에다 뭘 물려주는 쪽이 속 편하다. 유리 밖의 미녀 댄서의 흐물거리는 육체를 보며 관음욕을 충족시키고 그 때문에 끓어오른 것은 눈 앞의 아가씨가 처리 해준다. 돈이 없는 사람은 작은 테이블에 놓인 티슈와 그 아래 놓인 휴지통을 보고 힌트를 얻어야 한다. 대학생들이 학생증을 들고 떼로 찾아와 '단체할인'으로 놀거나 낮 시간에는 연금으로 생활하는 할아버지들이 운 좋게 빠칭코에서 몇 푼 따는 날이면 오랜만에 늙은 몸을 호강시키려 이런 곳을 찾는다. 디지털 계 2000년대에 들어서 발생하기 시작한 업체로 버츄얼 섹스 혹은 신노조끼로 불리는데 발생 초기에는 스튜디오 안에서 자위, 혹은 섹스를 하는 모습을 손님이 독방에 앉아서 모니터를 통해서 볼 수 있도록 한 업태가 전부였다. 작은 카메라를 직접 조종할 수가 있어 모델의 몸 구석구석을 줌업해서 볼 수가 있고 그러다보면 발기가 되고 발기가 되면 스스로 뽑아내던지 도우미를 부르는 과정은 앞 시대의 업태와 똑같다. 모델들과 도우미의 질이 좋은 곳은 요금이 제법 비싸 1만5천 엔에서 2만 엔 정도의 예산이 있어야 한다. 구멍에 삽입하는 '혼방'이 없으므로 매춘에 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온라인상의 라이브카메라, 라이브채팅 업체가 노조끼 계열 업태의 대세가 되고 있다. 범죄의 경계에 선 매니아 계 최근의 '노조끼'매니아들은 이런 업소 플레이에 싫증을 내어 공원 등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아베크를 노려 적외선 망원경, 도청기, 고감도 카메라 등의 첨단 장비로 매니아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발생한 동경시내의 유명한 아베크의 천국 '요요기 공원', '히비야 공원', 요코하마의 '야마시타 공원'뿐만 아니라 전국의 산야에서 야외 플레이를 하는 아베크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엄격한 내부 규약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가장 중요한 규약은 아베크들의 데이트를 절대로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베크들을 놀라게 하거나, 그들의 섹스를 방해하거나, 아베크들의 신분을 노출시킬만한 사진이나 영상을 유포시키는 자가 있다면, 노조끼 계에서 혹독한 린치를 당하고 추방되게 된다. 따라서 일본의 아베크들은 공원에서의 데이트를 경찰과 '엿보기족'에 의해 2중으로 보호받고 있는 셈이다. 이 밖에도 이승엽이 소속된 롯데의 연고지, 치바의 '카사이 임해공원', 쇼난의 해변 등도 유명한 야외플레이 장소인데, 사실 이곳은 대낮에도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갈 정도의 뜨거운 장면이 여기저기서 목격되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노출증'이 있는 커플이 자신들의 섹스를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어 일부러 이런 곳을 찾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참으로 다양한 성적기호를 보여주는 털 없는 영장류가 인간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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