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루프라고 부르는 자궁 내 삽입 장치(IUD= intra-uterine contraceptive device)는 아무래도 질 안 쪽으로 삽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처녀들이 하기에는 거시기한 면이 없지 않았다.
착용할 때 아프지는 않을까? 몸에 해롭지는 않을까? 하는 1차적인 걱정부터, 애인과 거시기할 때 루프 한 것을 눈치 채지는 않을까 ? 루프는 출산 경험이 있는 사람들만 하는 거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남자친구가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을까? 하는 3차원적인 걱정까지… 피임 방법으로서 루프를 택하기엔 걸리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모두 1960년 대에 미국에서 개발, 시판되어 우리나라에 최초로 도입 된 루프(Lippe’s Loop) 가 자궁 내 삽입 장치의 대명사가 되면서, IUD는 불편하고 부작용이 심하다는 편견을 심는 데에 지대한 공헌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자 그럼, IUD를 제대로 알고, 내 몸에 맞는 피임법인지 아닌지 곰곰이 따져보는 작업을 시작해 보자.
ㅣ개요
IUD 란?
IUD 는 INTRA-UTERINE CONTRACEPTIVE DEVICE의 약자로, 그대로 해석하면 “자궁 내 삽입장치” 라는 단어 되시겠다. 국내에 최초로 도입되어 고유명사 격이 되어버린 루프(lippe’s Loop)를 포함하여, 피임링, 카파티380A , 멀티로드, 노바티 …등을 모두 포함하여 IUD 라 부른다.
초기의 IUD - 마치 무기와도 같다.
IUD 의 종류는? 어떤 것이 좋은가?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것 들은 크게 이 세 가지이다.
(이 밖에, 미레나나 프로게스타트 같이, 일정량의 호르몬을 배출하는 기능을 가진 IUD 도 있으나, 이러한 호르몬 제품은 추후에 별도로 알아 보도록 하자.)
이 세 가지 중에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며, 부작용이나 사고가 적은 제품은 단연 카파티 380A 다. 부작용이나 피임 실패로 소송이 많은 미국에서는, 카파티 이외의 다른 제품들은 아예 유통 허가 조차 내 주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카파티 380A가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현재 가장 많은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병(의)원만이 사용하고 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IUD는 멀티로드이며 간혹 구식 루프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5년짜리? 10년짜리?
대부분의 환자들은 어차피 제품명을 모르기 때문에, IUD를 장착하러 가면 많은 분들이 위와 같은 질문을 듣게 될 것이다. 5년짜리 는 멀티로드이고 10년짜리는 카파티다.
가격은 얼마나 하나?
병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게 5년짜리는 4만원 선이고, 10년짜리는 5~6만원 선이다. (6만원은 좀 비싼 편이니 주변에 다른 곳을 알아 보는 것이 좋겠다) 미국에서는 의사에게 유통되는 카파티 380A의 도매가만 120불이라고 한다. 참고로, 호르몬이 배출되는 최신식 IUD - 미레나는 30만원 선이나, 부작용이 있을 경우 보상도 못 받고 바로 빼야 하는 경우가 생기므로 그 효율성 대 경제성을 따져봤을 때 그리 추천하고 싶지 않다.
ㅣ드디어 장착
삽입기구로 IUD 본체삽입 장착된 모습
위의 그림과 같이 자궁 안 쪽으로 쭉 밀어 넣어 삽입하여 놓고, 나중에 빼기 좋도록 실 끄트머리만 살짝 자궁경관 밖 (질 쪽)으로 빼 놓는다.
꽂아 놓는 것 만으로 어떻게 피임이 되는가?
자궁 안에 무언가 들어가 있으면, 수정란이 자궁 내벽에 착상하는 것이 어려워진다고 한다. 그런 원리를 이용하여 개발 된 것이 IUD인데, 착상을 막는 원리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암튼 피임약이 배란 자체를 억제하는 것에 반해, 루프는, 배란과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것 까지는 허용하지만 둘이 합체 된 수정란이 자궁 안에 둥지를 트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상식으로 알아두기 바란다.
삽입할 때 아프진 않을까?
아무래도 질을 통해서 자궁까지 밀어 넣어야 하는 것이라, 약간의 불쾌감을 느낄 수 있지만 걱정했던 것만큼 아프거나, 장착 후에 이물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삽입을 쉽고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 생리 중에 장착 하는 것이 좋은데 이 때는 임신이 아닌 것이 확실한 상태이고, 자궁 경부가 열려 있어 삽입이 용이하다. 그렇다고, 한창 생리혈이 펑펑 쏟아 질 때 가는 것은 좋지 않고, 양이 많지 않은 생리 끝 무렵에 병원에 가야 다음에 또 가는 일이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장착 할 수 있다.
멀티로드를 핀셋으로 삽입하는 장면
장착은 1 분도 안 되서 순식간에 끝나며, 한 번 넣고 나면 거의 느끼지 못 하는 경우가 많으니 긴장하실 필요는 없다. 단, 예전에 사용되던 플라스틱 루프나 피임링은 크기가 커서 매우 불편하고 부작용도 많이 나타나니, 넣으려고 하는 IUD 가 구식 루프가 아님을 반드시 시술 전에 확인해야 하겠다.
언제 삽입하는 것이 좋은가?
출산 직 후 48 시간 이내 , 혹은 8 주 후 (출산 후 48시간부터 8 주 후 까지는, 자궁 천공의 위험이 있다.)
생리 끝 무렵 (자궁경관이 열려 있어서 삽입이 쉽다.)
인공유산 혹은 자연유산 직 후
끝을 잘라라
질구가 짧거나, 남성의 페니스가 긴 경우 귀두가 루프실 끄트머리에 닿아서 아플 수가 있다. 평소에 관계 시에 파트너의 페니스가 자궁 경부까지 닿는 경우가 많았다면, 실을 좀 짧게 잘라 달라고 의사 선생님께 미리 말하라. 실을 자르면 남성의 귀두 통증을 예방 할 수 있으며, 루프가 장착 된 것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삽입 후 끈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 준다.
사용하면 안 되는 경우
임질이나 클라미디어 등 성병에 감염 되었을 때
임신 중 (착용 한 후에 임신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바로 빼 주어야 한다. 바로 빼주면 태아에 지장은 없다.)
자궁경관, 혹은 자궁 내에 암이 생겼을 때
구리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카파티 380A 기준)
ㅣ장착 후
조금 기다리면 저절로 없어지는 일시적인 현상
피가 날 때 - 아예 피가 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약 2개월 동안 혈흔이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 건 IUD 가 자궁 내에 자리를 잡기 위한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허리나 배가 아플 때 - 역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두 달 있으면 괜찮아진다.
냉의 양이 많아질 때 – 마찬가지로 IUD 가 자리를 잡으면 나아진다.
부작용
위에 나타나는 현상 - 복통이 너무 심하거나, 출혈이 과다하고 2 개월 이후에도 안 멈추는 경우에는 IUD 가 잘 맞지 않는 것이므로 의사와 상의 후, 제거 해 주는 것이 좋다.
염증 - 이전에 사용되던 플라스틱 루프는 크기가 커서 자궁내벽에 닿아,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 사용되고 있는 루프 (카파티 380A) 에는 동이 씌워져 있어서,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궁이 무균상태가 된다. 자궁 내 구리는 화학작용으로 오히려 세균 감염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삽입 후 2~3 개월 후에 생기는 염증은 IUD 부작용이 아닌 일반 질염이나 성병으로 봐야 한다.
삽입 후 관계
피임 효과는 장착 즉시 발생하나, 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약 1주일 정도는 섹스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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