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정제는 이름 그대로 정자를 죽이는 젤이나 크림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젤은 콘돔의 윤활제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지만 질 내에 사용하기 위해 약국같은 곳에서 그 자체로도 구매가능합니다.

 

@Wikipedia

 
살정제에 포함되어 있는 물질 중 정자를 죽이는 화학물질의 이름은 nonoxynol-9입니다. 이 물질은 정자를 공격함으로써 난자에 도달하기 위해 헤엄쳐 올라가기 전에 움직이지 못하도록 합니다. 이 때문에 콘돔이 파손된 경우 함께 이중 피임의 용도로 쓰이곤 합니다. Nonoxynol-9은 여성용 콘돔의 주요성분이기도 합니다.
 
이르게는 1991년부터 연구자료들은 살정제가 질의 막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밝혀왔습니다. 가벼운 자극물이 아주 큰 문제처럼 느껴지진 않겠지만(특히 많은 윤활제가 더 안전하지 못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nonoxynol-9이 세포막을 어떻게 자극하는지에 진짜 문제가 있습니다.  
 
이 화학물질은 예민한 세포조직을 찢어 혈관을 유해한 박테리아나 (상대가 감염자일 경우) 바이러스에 까지도 노출시킬 수 있습니다. 후일의 또다른 연구자료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의 여성 성노동자들 중 살정제를 이용한 여성의 적지 않은 수가 여타 피임법을 따른 여성보다 더 높은 수치의 HIV 감염률을 보였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이 여성들은 HPV의 가능성도 높았으며 살정제가 유발하는 열상과 파열은 성병을 옮고 옮길 위험이 더 컸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살정자성 물질은 항문성교 시에 더 큰 위험이 있습니다. 항문은 매우 연약하여 찢어지기 쉽기 때문에 충분한 양의 윤활제가 있는 상황에서도 감염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살정제가 가미되어있는 제품을 항문성교에 사용했을 때 자연히 박테리아나 세균에 감염될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살정제는 그 자체만으로는 특별히 피임에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콘돔이나 여타 피임도구를 함께 이용하지 않고 살정제만을 이용했을 경우에 피임실패 확률은 무려 10-29%정도에 해당되어 가장 흔한 피임도구인 콘돔과 피임약보다 월등히 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물론 피임실패 시 사용자의 책임여부와 살정제 자체의 효과성 비중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회사들이 이러한 연구 결과가 밝혀진 이후에 살정제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듀렉스의 경우 WHO(세계보건기구)가 위의 자료와 관련된 보고서를 발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살정자성 콘돔 생산을 2004년도에 중단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여전히 살정자성 콘돔들이 시장에 남아있는가 궁금하시겠죠? 필자는 개인적으로 살정자제나 살정자성 피임도구의 위험성이 얼마나 큰지에 대한 인지가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당신이 원한다면 당신은 살정자성 콘돔을 구매할 권리가 있죠. 그렇지만 올바른 정보에 대해 알 권리도 있습니다.

다만 그 부작용들에 대해 명확히 아는 상태에서 취사선택을 하길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