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익명게시판
오니리마스 하이리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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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따라 굉장히 불쾌하고 찝찝하고 공포스러울 수 있습니다. 꾸었던 꿈에 대한 이야기인데 무서운 꿈이었어요. 무서움 잘 타는 분들, 악몽 자주 꾸는 분들은 읽지 않으시는 걸 추천합니다.















































방에서 고양이랑 뒹굴거리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휴대폰을 뒤적이는데 자극적인 제목의 글 하나가 보였다. 무서운 얘기는 언제나 자극적이지. 무서운데 꼭 보게 되고 듣게 되고. 다 보고 듣고 나서는 언제나처럼 무서워 하고. 요즘 유행한다는 어떤 게임에 관한 글이었다. 전자기기로 하는 게임이 아니고, 혼자서 하는 숨바꼭질과 같이 귀신과 하는 게임. 그 방법에 대해서는 기억나는 게 없는데 읽다가 오한이 들어 창을 닫았다. 창을 닫고 나서도 찝찝하고 불쾌했다. 무서울 때마다 나는 엄마아빠를 찾는데 그 날은 안 보였다. 더 무서웠다.
이 기분을 떨치고자 설거지를 했다. 꿈에서는 평소에 흔히 느낄 법한 기시감 같은 걸 잘 못 느낀다. 깨고 나면 퍽 이상한 일들을 꿈 속에서는 그렇구나 그러려니 하게 된다. 이상하게 나는 싱크대 안에 휴대폰을 가지런히 넣어두고 설거지를 했는데 물에 젖은 휴대폰이 점점 불어서 마치 젖은 식빵 내지 수세미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찰나에 전화가 울렸다. 내 번호였다. 이 때도 나는 기시감을 못 느꼈다. 어떻게 내 번호로 나한테 전화를 할 수가 있지. 전화를 받았는데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 설거지는 이미 뒷전이 된지 오래였고 무섭다는 생각만 계속 했다.
무서운 걸 잊고 싶어서 레드홀릭스에 접속했는데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댓글이 꽤 여러 개 달린 게시물이 눈에 띄었다. 한 80개 정도 되었던 것 같다. 게시물의 내용은 위에 언급한 게임에 대한 거였는데, 게임의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을 캡처하여 여러 장을 꽤 길게 붙여둔 형식의 사진이었다. 전반적으로 푸르스름한 톤의 짤(?)이었다. 그리고 짤막하게 ‘읽게 해서 죄송하다. 내가 살려면 어쩔 수 없다.’는 듯한 캡션도 함께 있었다. 댓글을 다 읽지는 않았는데 기분나쁘고 재수없다는 내용이 태반이었다. 정말정말 무서웠다. 기분나쁘고 재수없다는 표현으로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피부에 와닿는 공포였다. 뭔지는 몰라도 내 차례가 다가오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내 차례가 아니기를 바랐다.
창밖을 보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더라. 근데 내 방 창문 바깥에 셔츠 하나가 걸려 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날이 맑은 것도 아닐 뿐더러 옷을 창 밖에 걸어뒀다니. 꿈에서 깨기 전까지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리는 비의 양에 비해 내 방 바닥은 정말 흥건하게 젖어 있었는데 강수량을 측정했더라면 한 10mm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창문은 닫혀 있었다. 사용했던 수건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고 주섬주섬 나는 빗물들을 대충 훔쳐냈다.
그리고 다시 창 밖을 보는데 맞은편 15m도 채 안되게 떨어져 있는 건물 같은 높이에 누군가 목을 매달고 축 늘어져 있었다. 끔찍하다는 생각은 별로 안 했고 그냥 무서웠다. 무섭고 무서웠다. 눈을 내가 깜빡거릴 때마다 그것은 우리집 내 방 쪽으로 가까이 가까이 이동했다. 내 방 창문과 맞은편 건물 사이에 줄 같은 게 이어져 있었던 것 같다. 점점 가까이 와서 마침내 내 방 창문에 찰싹 달라붙기 전에 이불 속으로 숨었다. 밖으로 도망갈 생각은 않고. 덜덜덜 떨면서 눈을 떴다 감았다 하는데 그게 창문을 연 건지 통과한 건지 순간이동을 했던 건지 여하지간 내 눈 앞에 보였다. 바로 얼굴 앞에 있었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었는데도 내 얼굴 바로 앞에 눈을 너무 괴기스럽게 뜬 채로 나를 말똥거리면서 쳐다봤다. 막 무서워서 눈을 감고 싶은데 눈도 못 감고 덜덜덜덜 떨었다. 그러다가 무슨 주문처럼 혼자 웅얼거렸는데 아직도 선명히 기억하는 것이 ‘오니리마스 하이리마스 오니리마스 하이리마스...’ 하고 계속 외워댔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그냥 머릿속에 퍼뜩 떠오른 문장들이었다. 오니리마스 하이리마스 오니리마스 하이리마스. 그랬더니 그것은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고 잠에서 천천하게 깨어났다. 알람을 맞춰둔 시간보다는 늦게 일어났는데 출근하기까지 시간이 여유롭게 남은 상태라 허둥지둥하지는 않았다. 꿈이라 다행이었다.

오니리마스 하이리마스가 대체 무슨 뜻이었을까. 鬼(おに)오니는 귀신이고 入(はい)ります하이리마스는 들어갑니다 하는 뜻이라고 파파고가 알려주긴 했는데. 한 동안 계속 머릿속에 맴돌 것 같다. 그 셔츠의 패턴까지.



이런 글 올려두고 잘 자라는 말 안 어울리기는 하지만
모두 꿈 없이 푸욱 숙면하기를 바랍니다
또 피곤함 한 톨 없이 개운하게 기상하기를 -*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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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1-01-28 05:26:19
오니리마스 이따다끼마쓰
? 오이시!
익명 2021-01-27 08:35:46
꿈에는 많은 의미가 있지요. 뭐 예언이라던지 초자연적인 것은 전 잘 모르겠지만, 자신의 마음이나 상태에 대해서도 많은 의미가 있다고 하니....여러 생각들이 머리를 맴도네요
익명 2021-01-27 01:23:59
오늘 밤 꿈속에선 악몽이 아닌 길몽이 찾아오길 바랄께요.
익명 2021-01-27 01:04:29
무서운 꿈 꾸셨네요.... 꿈에 너무 깊이 생각하면 더 자기 힘들어요 좋은 생각하시면서 푹 숙면을 취하세요ㅎㅎ
익명 / 읽어줘서 댓글 달아줘서 고마워요 저는 눈에 졸음이 한가득이라 곧 잠들 것 같아요 댓쓴이님도 푹 주무시고 개운한 아침 맞이하시기를!
익명 2021-01-27 00:57:54
鬼います。入ります。
익명 / 헉 이마스라고는 절대 생각 못했는데 와 소름 돋아요 ㅠㅠㅠ 오니이마스였을 수도 있겠다 ㅋㅋㅋㅋㅋㅋㅋ 무서워서 억지로 웃는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숙면합시다
익명 / 사실 댓글 안 달릴 줄 알았는데 고마워요 궁금증도 해결됐어요
익명 / 後ろにいます。
익명 / ㅜㅜㅜ 야메로쿠다사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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