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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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생 참 많았다. 오늘 뿐만이겠어? 지금까지 참 잘해왔어. 물론 실수하는 날도, 잘못하는 날도 있었지만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자체만으로도 너는 이미 충분히 멋진 사람인 걸.
남들에게 쉬이 말하지 못할 고민, 걱정, 스트레스 오늘은 잠시 내려두었으면 해. 나쁜 것들 여기에 훌훌 털어버리고 따끈한 샤워로 전부 녹여버리고, 응? 울고 싶을 때는 울자. 펑펑. 소리 크게 내면서 그렇게. 그리고 나서 후련해지면 거울 너머로 시뻘겋게 충혈된 눈, 퉁퉁 부은 눈꺼풀 보고 웃어도 보자. 그리고 나면 너 자신을 위한 근사한 요리를 해주는 거야. ‘기념일 요리’로 검색하면 멋진 음식들 많이 나오더라. 그 날은 그럼 ‘너 기념일’을 하면 되지. 다 먹고 난 설거지는 미루지 말구. 나는 오늘도 네 덕에 어제보다 편리한 하루를 살았고 안전한 날을 보냈다. 즐겁고 맛있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말이야. 아마 내일도 너의 수고로 나는 오늘보다 더 안온한 하루를 보내게 될 거라고 믿어. 너를 믿어! 꼼꼼하고 야무지니까. 그러니까 어디에 있든 분명히 잘 해내리라고. 암만 고단하고 고생스러웠어두 있잖아, 소박한 것들로 금세 몽글몽글 풀어져버리는 순수한 너를 나는 믿어. 이를 테면 눈인사하는 길고양이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 풍기는 향긋한 델리만쥬냄새 같은 거. 봐- 벌써 생각만으로도 너는 미소짓지 않니. 고마워. 고마워. 거창한 글이 아니라는 사실이 미안해질 정도로 말이야. 그럼에도 염치 불구하고 하나 바라는 것이 있다면 너도 마음 한 켠에 고마움을 품고 지냈으면 해. 어딜 향한 마음이든 그 크기가 얼만하든. 스스로에 대한 고마움이어도 좋고. 고마워. 오늘도 곳곳에서 고생 참 많았을, 그래서 무척 고마운 우리 모두에게 헌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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