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와나 토큰 상장에 즈음하여 (fin)
0
|
|||||
|
|||||
비트코인은 과연 화폐로 발전할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일은 생기지 않는다. 난 자본주의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규정하기 너무 모호한 단어다. 대신 화폐경제라는 말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수렵채집 상태였던 원시경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체제란? 권력을 누가 장악했느냐다. 권력은 늘 돈을 가진 자의 몫이었다. 아무리 강력했던 왕권도 국가재정이 파탄 나는 순간 종말을 고했다. 부와 권력은 불가분관계의 동의어이다. 지금 인류는 유례없이 강력한 중앙집권사회를 살고있다. 권력원천은 다름아닌 화폐다. 예전 왕권국가에서도 정부차원에서 화폐를 발행했지만, 금,은,동을 주재료로 만든 실물화폐였다. 이 말은 화폐발행에 누구든지 참여가 가능했다는 말이 된다. 지금처럼 정부가 독점적으로 화폐를제조 공급한 역사는 길게 잡아도 100년을 조금 넘는다. 미국만 봐도 달러는 1,2차 경제 대공황을 거치면서 등장했다. 그 이전에도 종이 화폐가 유통되기는 했지만 발행처가 연방정부 한 곳에 국한되지 않고, 주 정부와 각종 은행들이 독립적으로 화폐를 유통시켰다. 대공황을 거치면서 너무 많은 은행들이 파산을 겪었기 때문에 혼란을 수습하는 와중에 발권력이 연방정부로 통합되었지만, 지분은 월가의 대자본이 쥐고 있다. 화폐발행이라는 무소불위 권력을 연방정부 혼자 독차지하는 꼴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현재도 연방은행은 정부소유가 아닌 월가 은행들 소유다. 그 때문에 세계경제는 월가에서 주무를 수 밖에 없다. 굳이 주식투자를 하고 싶다면 코스피에서 개고생 하지 말고 연방정부지분을 가지고 있는 월스트리트 은행주식을 사면 어지간해서는 잃을 일 없다. 돈을 찍어내는 주체가 무슨 수로 망하겠는가. 더 먹으려다 보니까. 여기저기 옮겨 다니다가 계좌가 녹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달러는 금태환화폐다. 달러이전에는 금이 국제통화역할을 했다. 문제는 금 생산량이 유통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나머지 금이 없어서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경제에서 거래가 경직된다는 것은 시장이 죽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각국정부는 돌파구를 모색해야 했다. 이때 미국이 솔깃한 제안을 한다. 자신들과 거래할 때 달러로 결제를 한다면 화폐 액면에 표시된 금액만큼 금으로 돌려주겠다는 약속이다. 당시 전세계 금 70%를 미국이 보유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제안이다. 뭔가 굉장히 손해보는 장사라는 것은 알았지만, 기축통화가 처음도 아니었고, 달리 대안도 없었던 교역국들은 브렌튼우드 협정으로 이 제안을 수락했다. 이로써 역사상 처음으로 금태환화폐가 탄생했다. 당시 35달러는 금 1온스의 교환가치를 보장 받았다. 하지만 달러가 최초 기축통화는 아니다. 시작은 영국 파운드다. 영국정부는 파운드를 발행하며 1파운드를 은 1온스와 동일한 교환가치로 약속했었다. 1,2차 세계대전에 휩쓸려서 전쟁비용으로 은을 다 털어 먹어서 공수표가 되긴 했지만, 최초 기축통화는 파운드였다. 금이나 은으로 맞교환을 보증하는 기축통화는 화폐역사에서 대단한 의미를 갖는다. 화폐가 실물에서 가상세계로 넘어오는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이미 ‘닉슨독트린’으로 금태환 약속은 파기됐지만, 우린 여전히 달러를 국제결제에 이용하고 있다. 이제 달러가치를 담보하는 것은 금이 아니다. 남은 것은 미국의 구두약속 뿐이다. 원화나 엔화도 마찬가지다. 정부화폐와 가상화폐는 사용자가 무엇을 신뢰하느냐의 차이만 있다. 정부화폐는 중앙정부를 믿는 것이고, 가상화폐는 사용자간 거래인증을 믿을 뿐이다. 그렇다고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법정통화 지위를 획득할 수는 없다. 왜? 디지털 기술이기때문에 언젠가는 위,변조에 노출 될 수 있어서? 가격이 불안정하게 급등락을 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결정타는 발행총량이 제한됐다는 거다. 익명의 나카모토 사토시는 비트코인을 제안하는 논문 서두에 중앙정부의 무제한 화폐발행으로 인해 추락하는 화폐가가치를 발행총량이 고정된 새로운 화폐로 개인 재산을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지만, 이것이 법정화폐로 도약을 불가능하게 하는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한다. 발행총량이 제한적이면 화폐의 자체 가치만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최근 비트코인 폭등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린 이미 역사에서 금본위제로 인한 부작용을 경험했다. 금을 화폐로 사용하므로 인해서 금의 유통량이 급감해버려 금값이 말 그대로 금값으로 치솟아 세계경제가 동맥경화에 걸린 전례가 있다. 화폐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은 물가가 하락한다는 말이 된다. 장제스가 중국 공산당을 평가한 구절을 인용하면,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이 경제의 감기정도라면, 디플레이션은 심장병일 정도로 심각한 경제질환이다. 소비는 실물이 아닌 심리로 일어난다.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오른다고 하면 소비자들은 돈이 생기면 일단 사고 본다. 당연하다. 어차피 사야 할 물건이라면 비용을 더 지불하고 사야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이런 이유로 명품 매장이 일 년에도 몇 번씩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명품은 충동구매가 아닌 철저한 계획소비다. 돈이 생겨서 사는 게 아니라. 살 시기를 정해 놓고 돈을 모은다. 돈을 모으는 속도보다 가격상승이 빠르다면 빚을 내서라도 명품을 구매하는 수 밖에 없다. 그게 나름대로 현명한 절약소비다. 반대로 물가가 떨어진다면 소비자들은 지갑을 굳건히 닫고 가격이 떠 떨어지기기다린다. 상품이 판매가 되지 않으면 물가는 점점 더 떨어지고, 그럴 수록 소비자는 이를 악물고 구매심리를 억누르며 최대한 버틴다. 이 와중에 기업은 파산할 것이고 노동자들은 실업자로 전락해서 그 알량한 구매력마저 잃으면 물가는 더 떨어진다. 그럴 수록 더 많은 기업이 사라지고 실업자는 더 많이 넘쳐난다. 정부는 이런 악순환을 막기 위해 시장에 꾸준히 화폐공급량을 늘려 나간다.이건 화폐경제하 정부라면 예외 없이 진행하는 정책 기조다. 정부가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숨은 의미. 즉 물가를 잡겠다는 의도는 물가를 꺾겠다가 아니라 서서히 상승시키겠다는 것이다. 자산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 어김없이 규제가 들어오지만. 가격을 하락시킬 정도로 강력한 제제를 가하지는 않는다. 완만한 상승 수준으로 숨을 죽이겠다는의미다. 자칫 수위 조절을 실패해서 물가가 폭락이라도 한다면 국민들이 생활고에 시달려야 한다. 만일 정부가 비트코인처럼 화폐 발행 총량을 고정시킨다면 경제는 곧바로 디플레이션에 빠진다.시장에 돈이 돌지 않으면 디플레이션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있다. 거래참여들이 안정적인 교환가치를 지니고 있는 대안 화폐를 찾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러면 정부 권력이 급 추락한다. 발권력을 잃은 권력은 이미 권력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이 화폐가치를 추락시키는 부작용을 발생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현 체제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화폐는 은행에 고이 모셔 두기만 하면 장기적으로 결국 휴지조각이되는 숙명을 가지고 있기에 현 체제 아래서 재테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골치 아프고, 겁나고, 속물 같아 보여도 앉아서 거지가 될 생각이 없다면 돈은 어디에라도 투자를 해 둬야 한다. 비트코인은 화폐가 되기에는 너무도 치명적인 결함이 있기에 부동산이나 주식같은 상품 가치만 가질 뿐이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미래는 어떻게 될까? 정부가 규제 칼 날을 뽑아 들고 가상화폐 죽이기에 나선 분위기로 볼 때, 한 때 광풍으로 끝날 것 같은 불안감마저 엄습한다. 과연 정부는 코인시장이 사라지기를 바랄까? 그건 천만의 말씀이다. 정부는 죽이는 시늉만 할 뿐이다. 앞 서 말했듯이 정부는 자신이 무한대로 찍어내는 화폐를 저장해줄 자산시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그것이 금이든,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상관이 없다. 한 쪽에만 몰리지 않고 인플레를 고르게 분산시키는 게 궁극의 목표다. 코인시장은 인플레 흡수라는 선 기능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이미 보여주었다. 가상화폐들이 법정화폐 지위을 획득할 수는 없지만 자산시장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건 현대를 살아가는 일반인들에게도 다행스러운 일이다. 넘쳐나는 현금이 실물경제를 배회하면 어떤 상품이 폭등을 해서 장바구니 물가를 위협할지 모르는 일이다. 코인시장은 화폐경제에서는 실보다는 득이 많은 상품은 분명하다. 만일 참여를 하겠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미친듯이 요동치는 자산시장파동을 담담하게 감내할 수 있는 배짱과 기량이 있다면 코인 아니라 뭘 한들 상관없다. 얼마전 주식 종토방에 올렸던 글인데 반응이 좋아서 게시해 봅니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