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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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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관계 중독’에 대해 쓴 글을 보니 저 자신은 다른 면에서 결핍이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관계 중독은 결핍에서 오는데 저는 그와 반대로 과잉에서 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대부분의 연애가 제가 상대방에게 충분한 사랑을 못 주어 사랑의 주고받음이 일방적으로 되어 끝나곤 합니다.
상대방이 저를 사랑해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그런 사랑받음이 저에게 특별하게 만족감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제가 상대방이 원하는 만큼의 사랑을 못 줍니다.
연애의 기간이 더 길어질수록 대체적으로 나에 대한 상대방의 사랑은 커져가는데 정작 저의 사랑은 현상 유지 혹은 작아져 버립니다. 

그럴때마다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 하는것이 답이 될수도 있지만 제 사랑이 그 만큼 크지 않을 뿐이지 모두 소진되어 이제 헤어져야겠어라는 마음을 갖지는 않습니다. 헤어지는 계기는 상대방이 내 사랑을 못 느껴 슬퍼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게 될 때입니다. 

지금도 꽤 오래 만났던 애인과 연애중인데 상대가 저의 그런 성향을 너무 잘 이해해주고는 있지만 제가 바라는 사랑보다 너무 큰 사랑을 주어 오히려 그게 저는 부담으로 느끼고 있고 그 사랑에 보답을 못주는 바람에 미안함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대는 그런 저의 모습을 보며 이전부터 몇 번이나 반복했던 내용의 대화를 하곤 합니다.
저의 성향에 대해 알면서도 그걸 인정해야 할 때 너무 속상하다며 슬퍼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저도 그런 모습을 보며 저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 그럴 수 밖에 없는 내 자신이 너무 답답하고 상대에게 미안하여 몇 번이나 눈물을 꾹 참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가곤 합니다. 

저는 제 자신에게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연애를 하면 안되는 성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연애를 일찍 시작한 편이고 그런 성향은 이미 대학생이 되기 전부터 느껴왔고 성인의 나이에 다다르며 더욱 확신을 가졌습니다.
사람에 따라 다를꺼라는 희망을 갖고 연애를 이어오고 있지만 열에 아홉은 저의 그런 성향 때문에 끝나곤 합니다. 

연애가 끝나면 죄책감에 한동안 연애를 안하다가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새로운 관계로 연애를 시작합니다.
연애 초기 혹은 시작 전부터 상대가 느끼기엔 과할 정도로 제 성향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는 편입니다. 

"난 외부에서의 사랑, 관심, 기대에 대한 욕구가 큰 편이지만 결국엔 내 자신에게 오는 욕구가 제일 중요하다. 내가 내 자신을 이해해주고 존중해주는 마음이 주된 충족의 근원이고, 외부에서 오는 것은 부차적인 것이다. 나에겐 애인과의 사랑만큼이나 가족간 혹은 친구나 동료간의 사랑도 중요하다. 애인의 사랑만이 특별한 것은 아니고 그런 사랑의 총합을 통해 사랑받음을 느끼게 된다. 하물며 나의 반려동물이나 식물에게도 애정을 주고 받는 것이 그런 욕구의 만족감을 준다." 

그렇다고 제가 엄청 많은 친구들과의 관계를 가진것도 아니고 대부분 관계가 좋으나 실제로 깊이 마음을 나누는 친구는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습니다. 가족도 상대적으로 화목하고 안정적인 가정이라 볼 수 있지만 특별하게 사랑이 넘치는 가족이라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오히려 어렸을 때는 유별났습니다.
집단에서 사랑과 관심을 받으려고 튀는 행동을 했고 그것이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서툰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다만 특별히 잘난 것도 없지만 모난 것도 없고 오히려 이런 저런 수혜를 받은 인간됨됨이가 있었고 운이 좋게도 사회성이 잘 형성이 되어 그런 저의 못난 모습을 잘 감춘 체 지금까지 살아오고 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굉장히 잘 보내며, 사람과의 시간도 잘 보냅니다.
생각해보면 애인과의 관계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관계가 균형보다는 일방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체로 필수 약속이 아니면 먼저 만남을 요청하지 않고, 대부분의 요청이 상대를 통해 이뤄집니다.
거절은 잘 못하는 편이고 웬만해서는 먼저 요청오는 만남에는 응하는 편입니다.
귀찮다고 느끼는 것을 참는게 아니라 실제로 상대의 요청에 이뤄진 만남이라도 꽤나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옵니다.  

이런 저는 관계 과잉일까요. 어쩌면 다른 모습의 관계 중독일까요.
극과 극은 만난다는데 저도 한편으로는 결핍에서 오는 성향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지금의 연애가 이런 단계에 들어서다 보니 변할 수 없는 결말에 마음이 안좋은 밤입니다.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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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1-08-12 00:42:21
원글 쓴 사람입니다

제가 보기엔 님은 오히려 관계가 결핍되어 있어보이네요
본인이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주고 정말 친밀한 관계를 맺기 어려워하시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있기는 싫으니 다가오는 연인이나 친구를 적당히는 받아주는거죠

저도 비슷한 성향이라 이해는 가지만 스스로도 문제의식을 느끼시면 진지하게 개선을 위한 노력을 권합니다
익명 / 어떤 의미에서는 관계 결핍이 맞는 것 같네요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건 맞는데 제 치부를 잘 드러내기도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인 것 같은데 친구의 경우에는 제가 혼자 있기는 싫으니 다가오는 사람을 밀쳐내지는 않습니다 사실 글에도 나타나 있듯이 이런 문제를 꽤나 오랜전부터 알고 있었어서 나름의 노력을 많이 해보고 있습니다 노력으로 안되는 것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요즘이네요
익명 2021-08-12 00:42:02
음. 연애를 시작할 때 "상대가 내가 좋다는데 나쁘지 않으니까 그냥 만나보지 뭐" 라는 식으로 시작하지 않으시나요?
익명 / 이런 경우는 한두번? 정도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상대에 대한 마음이 없으면 연애 자체를 시작하지 않는 편입니다. 내 마음을 확인하고자 소개팅으로 만난 사람과 5번정도 만나고 나서도 연애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썸녀와 여행은 2번 다녀오고나서도 연애를 안한적이 있구요..이런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성향상 기회에 비해 연애까지 이어가지 않은 경우가 꽤 됩니다. 다행이도 지금은 그렇게까지 유유부단 하지 않습니다
익명 2021-08-12 00:38:01
중독인듯 합니다
혹 싫증은 금방 느끼지 않으신지요 조심스레 물어봅니다
익명 / 싫증을 금방 느끼는 편인데 매사에 그런 편은 아닙니다 그런 것 치곤 짧지 않은 연애도 종종 해왔습니다 생각해보니 짧은 연애는 1-3달 사이에 긴 연애였던 건 1-3년 사이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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