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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바랬던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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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내게 내린 벌은 사실 아주 쉬운 일이었다.
1. 무릎을 꿇을 것.
2. 손을 들 것.
3. 눈을 감을 것.
여기에 옷을 벗으라는 명령은 없었지만 나는 자의대로 모든 옷가지를 훌훌 벗어두었지. 그래야 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 아니, 그게 당연했으니까.

저벅저벅, 네 발걸음소리가 들린다. 발바닥에 땀이 조금 밴 건지, 바닥에 발이 아주 살짝 붙었다가 떨어지는 듯한 소리다. 나만큼이나 너도 긴장했을까 싶은 엉뚱한 생각이 피어오르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쿡쿡 웃음이 샌다.

“ㅇㅇ이, 뭘 잘못했어?”
그러나 나는 아무 말이 없다. 내가 뭘 잘못했더라- 곰곰이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무는 중이다. 그동안의 대화를 역순으로 복기하고 있다.

‘응, 네가 주는 벌이라면 뭐든 다 좋아.’
‘벌 받아야겠다.’
‘응? 음, 응.’
‘그럼 ㅇㅇ이는 나쁜 아이네?’
.
.
.
그 전에는 내가 뭐랬더라.
생각이 멈춘다. 내 견갑을 슬며시 쓰다듬는 네 손가락 때문에. 슬그머니 내려가려던 팔이 다시 바짝 긴장한다. 나도 모르게 흠칫하는 소리를 낸다. 네가 소리를 내지 말라고 했던 것도 아닌데 괜히 나는 숨을 죽이고 있다. 건드리다 말아버리는 네 손끝이 나는 야속하기만 하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애가 닳는다. 내색, 하지 않으려고 그랬다. 감은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고 호흡이 자꾸 가빠진다. 엉덩이가 굼실거린다. 겹치게 둔 발등과 발바닥이 저릿해서 발을 세운 상태로 다시 자세를 고친다. 바닥에 오랫동안 닿아 있던 발목이 조금 시큰하다. 자세를 고치기 무섭게 차가운 무언가가 닿는다.

“여기가 왜 젖었는지 ㅇㅇ이가 설명해볼래?”
차가운 무언가는 다름아닌 네 발이었다. 아마도 엄지발가락이었겠지. 예상컨대 네 발은 차지 않았을 것이다. 긴장한 탓에 유달리 차게 느꼈을 것이고 또 내가 뜨거워진 탓에 더욱 더.
설명해보라는 네 말에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잘못했어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끝을 흐려놓고 침을 삼킨다. 아마도 침 삼키는 소리가 내 말소리보다 더 컸을 것도 같다. 사실 이렇게나 젖은 이유를 나 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왜 이런 상황에까지 나는 흥분하고야 마는 건지.
당연히 아니었겠지.
“내가 원하는 대답은 그런 게 아닌데.”
너는 일순간 내 손목을 낚아챈다. 화들짝 놀라 잠깐 눈을 떠버렸다. 보였던 건 아무것도 입지 않은 네 하반신 그리고 바짝 힘이 들어간 너의 것. 나도 모르게 떠진 눈에 소스라치게 놀라 다시 질끈 눈을 감는다. 나도 모르게 음성을 내었던 것에 놀라 다시 숨죽였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지금 내 입술에 닿는 이것이 뭔지 안다. 미끌거리는 액체가 조금 흐르고 있는 그건 아마 높은 확률로 네 자지일 것이다. 나도 모르게 입술이 조금 벌어져 있었다. 너는 마치 내 음순에 했던 것처럼 미끌거리는 액체가 흐르는 그걸 문지른다. 음순이 아니라 지금은 구순에. 입이 턱이 서서히 벌어진다. 음순처럼.
점점 중심을 잡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다보니 어느 새 벽에 다다른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벽에 바짝 붙어서, 양 손목이 붙잡힌 채로, 네 자지가 자꾸 목구멍 깊은 곳까지 들어온다. 게다가 나는 무릎을 꿇었지.
흐르는 침을 삼켜낼 겨를이 없다. 너는 아주 잠깐의 쉴 틈만 줄 뿐 어쩌면 내가 콜록거리면서 난처해 하는 상황을 즐기는 것이 아닐까 싶더라, 내가 하는 펠라치오보다도 더. 흐르는 것은 침 뿐이 아니다. 일순간 눈물도 흐르고 있다. 차가운 눈물이 뜨거운 뺨을 타고 흘러내리면서 조금은 식히고 있다. 아니면- 눈물이 데워지고 있던 걸까. 뭐가 됐든.

“ㅇㅇ아,
눈 떠봐.”
눈꺼풀에 추를 달아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뜨기가 무거운 걸까. 눈을 뜨자마자 너는 나를 곧장 일으켜 세운다. 너는 네가 지을 수 있는 가장 상냥한 표정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나는 네 눈을 보기가 버겁다. 차라리 눈을 감고 있던 것이 더 편하다고 느낄 만큼. 아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떨리고 숨을 쉬기가 어렵다. 차라리 때려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적과 고요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보다도 더 무겁다. 갈피를 잃은 내 눈동자에 싱글벙글 웃는 네가 비쳤겠다. 비에 쫄딱 젖은 개 마냥 바들바들 떨어대는 내가 너에게는 재밌었을까 우스웠을까.
차라리 울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에 너는 나를 강하게 밀친다. 무게중심을 잃은 나는 맥없이 침대 위로 엎어지고 만다.

네가 내 위에 포개어지는 줄 알았는데,
“얌전히 있어야 안 아파.”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이다가,
“말 잘 들으면 금방 끝내줄 거야.”
포개졌던 몸이 다시 멀어지더니 너는 내 손목을 등 뒤로 교차되게끔 다시 붙잡는다. 네 손에서 비할 데 없는 완력이 느껴진다.

네 명령도 없는데 나는 다시 눈을 질끈 감는다.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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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1-10-28 23:23:18
눈을 질끔 깜으며.. 이성의 눈도 깜는다. 이제 본능의 눈만 남았다
익명 2021-10-28 19:08:14
앗, 글 잘 읽었습니다. 일단 좋아요 꾹!! 그런데 오랜만에 오신 것 아닌가요? 제 상상이 맞기를..
익명 / 최근에 조금 뜸하기는 했어요 ㅋㅋ 근데 생각하시는 분이 누군지를 모르니까 제가 맞다/아니다 답을 드리기가 모호하네요 ㅎㅎ 잘 읽어주셨다니 고맙습니다 좋아요도 고마워요 고마워요 !
익명 2021-10-28 13:48:41
영감을 주는분은 레홀남? 저도 드릴수 있는데
익명 / 이 분은 레홀러는 아니에요 ㅎㅎ 말씀은 고맙습니다만 당분간은 섹스를 위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생각이 없어요
익명 2021-10-28 11:52:20
그사람이 듣고싶었던 대답은 뭐였는지 궁금하네요
익명 / 글쎄요 ㅋㅋ ‘그 사람’이 누구인지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만 이 글의 영감을 준 사람이라면 ㅋㅋㅋㅋㅋ 아마,, ‘너한테 존나 따먹힐 생각하느라구 젖었다’고 하면 모범답안이 되지 않을까요? ㅎㅎㅋㅋ
익명 2021-10-28 11:50:42
너의 자위.
익명 / 딩동댕구리입니다
익명 2021-10-28 11:50:19
그래서 말 잘 들으셨나요? 왠지 안들었을것 같다에 한표 투척합니다 ㅎㅎ
익명 / ㅋㅋㅋㅋ 저를 너무 잘 아시는디 ㅋㅋ 아마도요 ㅎㅎ 아프고도 싶고 금방 끝내는 것도 싫어서 얌전히 굴지도 않았을 거고 말도 안 들었지 싶습니당
익명 2021-10-28 11:20:44
이 글을 읽으면서 묵직해지는 제 자지를 보면서
잠들어있던 성향이 보이는것 같습니다 왓더굿입니다
익명 / ㅎㅎ 어차피 인간은 다 변태야! 소머취땡큐입니다
익명 / 왠지 뒷 얘기로 상대를 수치로 괴롭히는 걸 제 맘대로 상상하면서 쿠퍼액을 질질 흘리게 되네요
익명 / 오우 좋지요 ㅋㅋ 뒷부분은 상상하는 사람들의 몫이니까 맘껏 상상해주세요 ㅎㅎ 흘려줘서 고마와용
익명 / 제 상상속에서 묵직해진 자지로 쓰니님을 마음껏 따먹어도 될까요? 보짓물이 질질 흐를때까지...(실제라면 더 좋겠지만 상상)
익명 / 그럼요 얼마든지요 ㅋㅋ (지금이라면 더 좋겠지만 댓글)
익명 / 침대시트는 보짓물과 땀으로 젖고, 헐렁해질만큼 얼얼해진 상태에서 애액섞인 정액을 질질흘리고 있는 보지, 피가 몰릴만큼 몰려서 쿠퍼액을 질질흘리는 자지, 아로마 오일이 미끌거리게 몸에 번들거리고 있지만 배꼽, 허벅지, 얼굴까지 안가리고 온몸에 정액으로 덧칠된 나체로 부들부들 떨면서 반쯤 눈이 풀린채 숨을 헐떡거리지만 마지막은 없다는듯 다시 보지를 갈라가는 자지, 반쯤 쉰듯한 신음소리까지 실제라면 더 좋았을 상상의 나래.
익명 / 아 ㅋㅋ 아로마오일에서 누군가 생각나긴 하는데 섣부른 짐작일까요? 그러게요 ㅎㅎ 실제라면 더 좋을지도요 재밌는 표현이 많네요 다른 글도 잘 쓰시겠어요
익명 / 아마 생각하시는 그분은 아니실듯요ㅋ 전 아웃사이더 레홀러라. 칭찬 감사합니다.
익명 / ㅎㅎ 인사이더 아웃사이더 큰 의미 없지 않을까요? 제가 알고 지내는 레홀러들 대부분이 아웃사이더거든요 ㅋㅋ 다음에 여유 되실 때에 글 한 번 올려주세요 ㅎㅎ
익명 / 여유야 많지만, 쓰니님처럼 꼴리게(?) 쓸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네요ㅜ
익명 2021-10-28 10:59:49
새벽까지 깨어있었군요.
익명 / 내리 깨어 있던 건 아니고요 잠을 좀 설쳤습니다 ㅋㅋ
익명 / 악몽을 꾸셨나보군요.
익명 / 헉 ㅋㅋ 네 요즘 종종 시달리네요
익명 / ㅎㅎ 무서운 생각 잊는 데에 야한 생각만큼 잘 드는 게 없더라구요
익명 2021-10-28 08:55:52
나는 이글에 눈을 뜬다
익명 / Eagle
익명 / 감성 파괴범 누구야 ㅜㅜ
익명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익명 / 이글에 Eagle이라니, 한화이글스야?
익명 / 그만해에~~~
익명 / ㅋㅋ글쓴) 이러다 다~~~ 죽어~~~~ 나 무수와~~
익명 / 이 글 보고 눈을 이글이글 불태우라고
익명 2021-10-28 07:36:47
간만에 글로 뵙네요
익명 / 오 반갑습니다 ㅎㅎ
익명 / 이번엔 왜 익게인가요
익명 / 글쓴) 관종이라서요 ㅋㅋ 닉네임 없이 게재해도 알아보시는 분 계시려나 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많아서 변태처럼 실실 뿌듯해하는 중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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