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새겨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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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했다. 자만심 외에는 이 행동들을 설명할 길이 없다.
그동안의 섹스는 쉬웠다. 단단한 라뽀를 필수로 생각하지 않는 성향이다보니 낯선 사람과의 섹스가 그렇게 쉬울 수가 없었다. 내 마음에 드는 일은 쉬웠다. 적당한 위트와 적당한 배려. 그거면 다였다. 내 맘에 드는 사람이 나를 마음에 들어해 주는 것, 누군가는 그걸 기적이라고도 하던데 나에게 기적은 꽤 헤펐다. 그렇게 세상을 만만하게 바라본 것이 얼마나 오래인지 조차도 모르겠다. 항상 겸손해야 했다. 나는 그동안 새까맣게 잊고 살았다. 내가 얼마나 오만했는지 알고 난 이후 한동안은 머릿속이 시끄러워서 계속계속 비워내는 연습만 했다. 비우고 비우고 비워야 그제서야 숨이 한결 편하게 쉬어졌다. 글을 쓰는 건 여전히 어렵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 그리고 내어주는 것. 아니, 몸을. 마음과 몸을 쉽게 내어준다는 것이 사람을 가볍게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당연한 일이 되어서는 결코결코 안 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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