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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포르노 19. 포르노 데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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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포르노 데뷔전.

난 학원이 끝난 뒤 공원으로 향했다. 외진 곳을 찾아 벤치를 깔고 길게 드러누웠다. 한가희는 잘 살고 있을 까? 남편에게 들통난 관계를 계속 유지할 리는 없었다. 띵털 난 이후로 가장 보람 있는 일을 한 것 같아서 마음이 뿌듯했다.

한 줄기 초가을 바람이 콧털을 간지럼 태웠다. 졸음이 솔솔 밀려왔다.

***

잠깐 졸았다고 생각했는데 장소가 바뀌어 있었다. 승용차 안이다. 차 안엔 나 혼자였다. 룸미러를 보니 반기철이다. 잠시 뒤 동승자가 나타났다. 조수석 문을 열고 탄 사람은 한가희였다. 그녀는 침울한 얼굴로 의자에 앉았다. 불길한 예감이 똥꼬를 스쳤다.

“우리 끝난 거 아니었어?”
“끝났다는 사람이 약속은 왜 잡아요?”

한가희가 볼멘소리를 했다. 누가 먼저 연락을 했던 그게 문제가 아니다.

“용건이 뭐야?”
“한가지만 물어 볼 게요.”
“물어 봐.”
“서대리 지방발령, 부사장님 작품이이에요?”

한가희를 나를 자기라고 부르지 않았다. 부사장이란 거리만큼 마음까지 멀어졌다면 나로선 다행이다.

“지방이라면 어디?”
“경북 영주로 발령 내셨잖아요.”

참 멀리도 보냈다. 치정이 부른 복수극치고는 더럽게 치졸했다.

“난 모르는 일이야.”

서대리와 롱디가 된 건 불쌍했지만 이 국면에서는 나쁘지 않아 보였다. 한동안 소강기를 갖는 게 모두를 위해서 좋았다.

“정말이에요?”
“난 임원이야. 일개 대리 자리배치까지 일일이 간섭하지 않아.”

난 일부러 대리 앞에‘일개’를 붙여 서용하를 멸시했다. 서대리 같은 건 안중에도 없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 그녀 자존심에 남긴 상처만큼 반기철을 향한 증오도 커지리라.

“그 결정 번복해 주실 수 있어요?”
“번복? 없었던 일로 해 달라고?”
“아니요. 더 멀리 보내주세요.”
“...”
“아프리카 오지면 더 좋구요. 말라리아나 걸려서 죽어 버리게.”

이 여자가 서대리 앞으로 보험을 들어 놨나? 부부 사이에 대형 충돌이 일어 난 게 틀림없었다.

“서대리하고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야?”
“그 인간이 글쎄...”

그녀는 서대리와 다퉜던 얘기를 꼼꼼하게 진술했다. ‘이런 씹새끼가 있나!’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나랑 다시 잘 사겨보래? 그 인간이?”
“그 인간은 사람도 아니예요.”

한가희 목소리가 잠겨있었다. 그녀가 우수에 젖은 눈망울로 날 바라봤다.

“나 자기하고 같이 살면 안돼요?”
“나랑?”
“자기가 그랬잖아요. 아파트 하나 얻어 줄 테니까 퇴근할 때만이라도 반갑게 맞아 달라고. 아내가 차려주는 저녁 먹어 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잖아요.”
“...”
“자기는 무늬만 부부라고, 결혼생활이 인생에서 가장 불행한 시기일 거라고.”

반기철이 껍데기 부부관계라는 건 나도 일정 부분 동의한다. 이 화상들은 뭔가? 둘 사이가 어디까지 진도를 뺀 거야?

“나한테 원하는 게 뭐야?”
“그냥. 자기하고 같이 있으면 돼요. 본처 자리를 욕심 내는 건 아니예요. 자기를 기다릴 수 있고, 자기를 위해 요리 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난 그걸로 만족해요.”

아파트 사달라는 소리를 더럽게 복잡하게 하고 있다.‘이런 게시판, 십장생들이 있나.’유부녀한테 차였다고 남편에게 화풀이 하는 놈이나, 마누라 보지를 팔아서라도 자리보전하겠다는 새끼나, 빡 좀 쳤다고 내연남과 살림 차리겠다는 년이나. 다 한 통속이다.

포르노가 따로 없다. 패륜 삼원색이 있다면 딱 이 색깔일 거다. 각기 색은 달랐지만 섞어 놓으면 어차피 검정색이다.
세 사람에게 흑역사를 선물하고 싶어졌다. 삶을 포르노로 재구성할 작정이라면 기꺼이 도와주고 싶다. 난 잠시 고민에 빠졌다. 생동감 넘치는 저질포르노를 완성하려면 진하게 깽판을 쳐야 했다.

“이 참에 아파트 하나 사 줄까?”
“아파트요?”
“응. 강남에 한 50평쯤 되는 아담한 사이즈로 하나 구해 볼 게.”

한가희 눈이 쟁반처럼 커졌다.

“그렇게 무리 안 해도 돼요.”

난 발갛게 달아 오른 그녀 볼을 어루만졌다.

“자동차도 하나 뽑자. 자기 닮은 빨간색 스포츠카로.”

그녀가 내 목을 껴안았다.

“자기야 사랑해.”

어차피 부도난 어음이다. 속아 주기만 한다면 지구를 사주겠다는 약속인들 못하랴.

“나도 사랑해.”

그녀 입에 키스를 했다. 그녀 혀가 복병처럼 내 입 속을 침범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가늘고 유연했다. 아랫도리가 금세 묵직해졌다. 성충동을 뛰어넘는 전율이 하복부를 감싸고 돌았다.

한가희는 내 손 안에서 놀아나는 바비인형이었다. 꿈이라는 동력만 공급해주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장난감이다. 사기꾼들이 이 맛에 구라를 치는 거였다. 정치가들이 이 맛에 술주정같은 공약을 남발하는 거였다. 성직자들이 이 맛에 천국을 팔아 먹는 거였다. 신이 된 기분이다.

내친김에 그녀를 내 맘대로 조종하고 싶었다. 넝쿨처럼 감고 드는 한가희를 조용히 뜯어냈다.

“우리 오늘 포르노 한번 찍을 까?”

난 그녀를 싣고 호텔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디지털카메라도 한 대 샀다. 근처에 있는 금은방에서 귀금속도 구입했다.
결재는 반기철 카드를 사용했다. 놈은 법인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아버지 ‘법카.’를 볼 때마다 한도가 얼만지 궁금했었다. 잘됐다. 오늘 다 질러 버리는 거다.한가희는 감격했다.

“자기야. 나 너무 황홀해요.”

고마울 것 없다. 내 돈도 아니다. 남의 돈 쓰는 맛이 제법 쏠쏠했다. 마음 같아서는 금은방을 탈탈 털어버리고 싶었지만 법카 한도를 금세 초과해 버렸다. 부족한 금액은 놈의 개인 카드로 긁었다. 나는 생을 통틀어 가장 부담 없는 쇼핑을 마음껏 즐겼다.

호텔방에 들어 온 나는 카메라부터 세팅했다. 그녀가 불안해 했다.

“이거 찍어야 돼요?”
“가희와 같이 보낸 순간 순간을 하나도 빠짐없이 담아두고 싶어.”
“기록을 남긴다는 게 부담돼서 그래요.”
“내 기억력을 믿을 수가 없어서 그래. 난 우리가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고스란히 저장하고 싶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뭐해? 빨리 씻어.”

그녀는 조금 망설이는 가 싶더니, 순순히 욕실로 향했다. 난 그녀가 샤워를 하는 동안 인터넷에 접속했다. 섹스를 마친 다음 실행해야 하는 작전이 있었다. 언제 반기철 몸을 벗어날 지 몰랐다. 미리 준비를 해야 했다.

작업 준비가 끝날 때 즈음, 그녀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자기도 씻어요.”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놀라운 광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알몸으로 날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 몸엔 방금 구입한 귀금속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목걸이며, 팔찌가 눈 부셨다. 허리에서 치골까지 늘어진 황금사슬은 찬란하기까지 했다. 그녀가 요염하게 다리를 포갰다.

“나 어때요?”
“눈부셔.”

선글라스가 필요할 정도였다. 한가희가 뿜어내는 광채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침대 위에는 아직 착용하지 않은 금붙이가 남아 있었다. 난 발찌를 꺼내 들었다.

“앉아 봐.”

그녀가 침대 모서리에 걸터 앉았다. 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발.”

그녀가 발바닥을 내 허벅지에 얹었다. 작은 발은 아니지만 선이 고운 발이다. 발목도 하얗고 가늘었다. 그녀가 나른하게 읊조렸다.

“여왕이 된 기분이에요.”

난 발찌 고리를 채우며 말했다.

“이건 발찌가 아니야.”
“그럼. 뭐예요?”
“족쇄야.”
“족쇄?”
“당신은 내 사랑의 노예야.”

난 반대 발에도 남아있는 족쇄를 채웠다. 두 발을 묶을 수 없는 게 아쉬웠다. 할 수만 있다면 그녀를 영원히 내 곁에 묶어 두고 싶었다. 족쇄를 다 채우자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도 따라 일어났다.

그녀 팔목엔 팔찌가 걸려 있었다. 난 손 끝으로 팔찌를 꿰었다.

“이건 수갑이야.”
“수갑?”
“내 욕망의 포로니까.”
“그럼. 난 당신에게 체포된 건 가요?”
“글쎄?”

난 대답을 회피했다. 엄밀히 말해 그녀는 사로잡힌 게 아니다. 투항을 한 거다. 아군에게 배신 당해, 갈 곳 없는 병사가 적군에게 항복한 것이리라.

한가희에게 금붙이를 사 준 것은 잘 한 일이다. 그녀는 이 밤이 지나면 무적 상태로 삶을 살아야 한다. 막장 포르노에 출연한 대가로는 턱 없이 부족한 출연료지만, 힘들 때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그녀가 전장에 버려진 새끼 강아지 같았다. 난 그녀 목걸이를 잡아 당겼다.

“이건. 목 줄이야.”
“난 당신의 애완견인가요?”
“맞아. 내 욕정의 장난감. 그게 한가희야.”
“가지고 놀아 줘요.”

그녀가 술에 취한 듯 몽롱하게 뇌까렸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 휘감긴 장신구를 훑어보며 황홀해 했다. 역시 돈 앞에 장사 없다. 현질한 보람이 있었다.

“잠깐만.”

난 카메라로 뛰어가 녹화버튼을 눌렀다. 그녀가 황홀경에 빠져 있을 때 촬영을 끝내야 했다. 난 그녀를 침대 위로 이끌었다. 카메라 포커스를 침대 중앙에 맞춰 놓았으므로 화각을  벗어나면 안된다.

한가희가 천장을 보고 누웠다. 그녀는 그 어느 포르노 배우보다 선정적이었다. 성적 매력이 귀금속이 뿜어내는 빛을 타고 사방으로 발산됐다.

황금장신구를 칭칭 감고 있는 그녀는 이집트 여왕 같았다. 노예는 나였다. 욕망에 사로 잡힌 포로였다. 그녀 가랑이 아래에선 세상 어떤 남자도 그녀 장난감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나 그녀 사타구니를 활짝 벌렸다. 그녀가 가벼운 비명을 질렀다.

“악.”

아파서 지른 건 아니다.

“창피해.”

그녀는 나를 보고 있지 않았다. 그녀 눈길은 카메라를 향해 있었다.

“카메라 렌즈가 호랑이 눈 같지 않아요?”

그녀 말이 맞았다. 누군가 엄한 눈으로 우리를 지켜보는 것 같다. 포르노 배우가 된다는 건 이런 건가? 나도 은연 중에 몸을 사린 것 같았다. 영상은 우리 둘만의 것이 아니다. 내일 아침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시청할 지 모른다.

시청자들을 위해서라도 좀더 과감해 질 필요가 있다. 난 카메라를 향해 엉덩이를 들이댔다. 똥구멍이 환하게 보이도록 허리를 활처럼 휘었다. 반기철이 이 영상을 보면 쪽팔려서 죽어버릴 정도로.

“가희야. 카메라가 있으니까. 더 흥분되지 않아?”

난 일부러 그녀 이름을 불렀다. 시청자들에게 그녀 신원을 확실하게 각인 시켜야 했다.

“살짝. 그런 감이 없지 않아 있네요.”
“가희도 카메라 보고 인사 해야지.”
“인사? 이렇게요?”

그녀가 뺨에 대고‘V’자를 그렸다. 그 바람에 가랑이를 가렸던 손이 떨어졌다. 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녀 소음순을 양쪽으로 젖혔다.

“여기도 해야지.”
“자기는 너무 짓궂어.”

그녀가 손바닥으로 내 등을 찰싹 때렸다. 난 그녀 가랑이가 잘 보이도록 몸을 비켰다.

“가희 보지예요. 예쁘게 봐 주세요.”
“자기. 부끄럽게 왜 그래요.”
“빨리 해 봐. 포르노 찍는 것처럼 참신하게 소개를 해야지.”
“호호. 그럼 이게 포르노 데뷔작이네요?”
“그러니까. 친절하게 인사를 해야지. 한가희 보지예요. 예쁘게 봐 주세요.”

그녀는 잠시 실랑이를 벌이다가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큼.큼. 한가희 보지예요. 예쁘게 봐 주세요. 호호호. 쪽 팔려...”

그녀는 쑥스러워 죽겠다는 듯 입을 가리고 웃었다. 난 그녀 소음순 끝을 가볍게 잡아 늘렸다. 환호하는 인파처럼 귀를 쫑긋 세워 잘게 흔들었다.

“보지도 인사 해야지. 자 다시 한번. 한가희 보지예요. 반기철 자지 지갑이랍니다. 두꺼운 걸로 많이 꽂아 주세요.”
“호호호.장난 좀 그만해요.”

그녀는 싫지는 않은지 연신 웃음을 흘렸다. 난 계속 재촉했다.

“빨리. 보지 인사.”
“호호호 한가희 보지예요. 반기철 자지... 호호 그 다음 뭐였죠?”
“반기철 자지 지갑이랍니다. 두꺼운 걸로 많이 꽂아 주세요.”
“호호호. 알았어요. 자지 지갑.”
“처음부터 다시.”
“큼.큼. 한가희 보지예요. 반기철 자지 지갑이랍니다. 두꺼운 걸로 많이 꼬...꽂아 주세요. 호호호. 이제 된 거죠?”
“재밌지?”
“호호호. 몰라요.”

한가희가 요염하게 몸을 비틀었다. 그녀는 음란소개를 하며 스스로 젖어 버렸다. 소음순이 터져 버린 홍시처럼 흐물거렸다. 신축력을 상실한 살점이 양 옆으로 늘어져 있었다.

손가락 끝으로 음핵을 문지르자 투명한 애액을 꾸역꾸역 뱉아냈다. 난 애액을 접착제 삼아 양쪽 날개를 골반에 펴 발랐다.

“다시 한번. 한가희 보지는 벌렁 벌렁 좆집이에요. 자주 놀러 오세요.”
“못 됐어. 내가 창녀예요. 놀러 오기 어딜 놀러 와.”
“빨리 해 봐. 데뷔전이잖아. 클리토리스를 갈아 넣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걸 쏟아 넣어야지.”
“호호호. 한가희 보지는 벌렁 벌렁 좆집이에요... 그 다음뭐라고요?”

수줍어 하면서도 시키면 다 하는 한가희였다. 오늘 밤 명작 포르노 한 편이 탄생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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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2-07-04 17:4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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