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넌 언제 밥 먹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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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긴 먹어야겠는데... 혼자일때는 잘 안 먹힌다. 거창한 다이어트... 뭐...이런 이유를 붙여도 되지만... 솔직히 그냥 나를 위해 반찬을 꺼내고 데우고 그릇을 꺼내 담아내고... 그런 것들이 조금은 어색하다. 줄곧 누군가를 위해서만 밥을 하고, 차리고를 해왔지 나만을 위한 밥을 하고 챙겨오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시간이 됐으니까 배가고파서 대충 냉장고를 열어 쭈욱 스캔한 뒤 두개 정도 꺼냈다가.. 결국 그 마저도 도로 하나 넣고 대충 국에 말아 한 술 뜨거나 빵이나 한 조각 입에 넣고 책상에 앉아 읽다 만 책을 읽거나 부족한 잠을 조금 더 자거나... 그런데... "넌 언제 밥 먹니?" 항상 내가 타인에게 숱하게 물어왔던 질문을 울 엄마 외에 다른 사람인 주인님께서 내게 던지신다. "음.. 생각나면요~" "밥 먹어야지 맛난거 먹어" "귀찮아서 혼자있을땐..." 찬바람이 싸늘하게~~~ "그것도 건강해지는 길이야. 혼자라도 잘 챙겨먹어야지" "@라도 있음 챙기면서라도 먹는데..." '그래... 이 둔팅아 이 눈치없는 년아...브레이크!! ' "다 벗어 다 벗고 음식준비해서 밥 먹어" 결국 또 심기를 건드리고 만 둔팅이.. 이 모지라~!! 넌 왜 브레이크가 없어... 맛난거 먹으라고 혼자라도 잘 챙겨먹으라고 할때까지만해도 다정한말투였는데...에그... 멍청허긴... 결국 국을 데우고 고기를 데우고 갖은반찬을 차려놓고... 한술 뜨려다보니 국 위로 눈물 한방울이 똑! 하고 떨어진다. 주인님이 다 벗고 밥을 먹으라고해서도 아니고 이깟 밥차리느라 힘들어서도 아니다. 우리 엄마생각이 나서.... 생각해보니 우리 엄마도 우리 어려서 자식들 다 학교 보내고 혼자 계시면서 누가 챙겨주는 밥이 아니라... 혼자 차려야하는 밥이 무슨 재미가 있고 무슨 맛이었을까.. 이젠 다 커버린 자식 둘 다 제갈길 가느라 바빠 할 말한 하고 끊고 식사는 뭘했는지 잘 드셨는지 몇번이나 물어봤었지~!? 그래도 난 나름 한다고 매일 아침, 저녁 전화도 하면서도 조금 길어진다 싶으면 귀찮아했던 것 같다. 엄마가 상도 안펴고 쟁반에다 대충드시고있으면 "엄마 상펴고 등피고 먹엉~~~!!"라고 머라 하기만하고 손수 상을 펴서 그 쟁반을 올려드릴 생각은 왜 못했을까.. '난 나중에 저러지 말아야지!!'해놓고는 나도 똑같이 그렇게 하고 있었네... 라는 생각에까지 들자 국이 나를 먹는지 내가 국을 먹는지...알 수가 없게됐다. 주인님께 밥 차려서 먹는다고 사진찍어서 보내드리고 난 뒤 엄마한테 전화해서 점심드셨냐 물으니 묻는 말에 답은 않고 되물어 딸년 밥 먹었는지부터 걱정한다. 그리곤 방금전에 바나나랑 여러 견과류 갈아드셨다고 하시길래 맘에서는 '그래도 밥을 드시야지... '하면서 입에서 튀어나온말은 "기운도 없음서 무슨 바나나쉐이크래!! 제대로 드셔아 기운이 나지!!!" 라고 소리지르고 끊고 바보 같은 짓을 하고 또 울어버렸다. 우리 주인님 설마 밥으로 나 호되게 교육시키신건가... 주인님 덕분에 엄마 마음도 다시 알게되고 나 위해 밥 먹었는지 물어봐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별 것 아니 것 같지만 차갑게 얼어 붙어버릴것 같았던 심장의 얼음 조각이 빠져나가는 듯해 몽글몽글해진다. 감사해요... 주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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