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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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지난 토요일밤은 많이 외로웠나 봅니다. 추적거리는 빗소리가 그렇게 반가운 것. 점점 검게 물들어가는 하늘이 그렇게 이쁜 것. 아파트 창문 앞에서 바라본 세상이 가로등불 밖에 없다고 느껴지는 것. 이런 것들은 아마 외로움의 증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긴급하게 친구(?)에게 SOS를 날렸죠. 다행히도 피드백은 늦지 않았고 이 검게 물든 밤하늘에 반짝거리는 가로등불처럼 서로의 위안이 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사실 누군가 이런 외로움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다. 앞으로의 시간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라는 단어를 써서 조금 더 길고, 조금 더 깊게 친구의 시간에 앞장 서고 싶다.) 그 전날 밤은 거의 잠을 못자고 새벽에서야 잠이 들었기 때문에 잠이 잘 올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못한 것 같았어요. 잠은 토실하게 다가오질 않았고 저의 눈은 가만히 가만히 정면의 피사체들을 응시할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시간은 가네요. 휴일의 마지막인 일요일의 하루는 정말 한가합니다. 이렇게 글을 써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글을 추적이고 있는 현실이 그 한가함을 대변해 주네요. 누군가의 대화가 그리운 것은 외로움과는 별개로 언제나 반갑지만 ‘누군가’는 쉽지가 않습니다. ‘아무나’가 아닌 ‘누군가’는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겠죠. 하루 아침에 로마제국이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누군가’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냐에 따라서 달라질테니까요. 한가한 일요일은 집앞 짬뽕지존에서 짱뽕 한그릇으로 점심을 때우고 일을 해야 하는 현실이지만 비가 그친 휴일의 일상은 그렇게 컴 앞에서 ‘일’을 원하지 않네요. 이 곳에 계신 분들은 대부분 섹스를 하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섹스와는 먼 시간에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이렇게 평범한 하루를 지내고 있지만 그래도 평온하기에 마음의 휴식은 되는 느낌입니다. 그걸로도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괜찮다고 덤덤하게 얘기하겠죠. “저도 괜찮답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 오늘 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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