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오래된, 그 사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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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일년 남짓 사귀었던 사람이 있었다.
이국적인 외모를 보인 그 사람은 비오는 어느 날 을지로의 한 주점에서 홀로 조용히 술을 마시고 있었고 나는 홀린듯 그 사람에게 함께 마셔도 되냐고 묻고 승낙을 얻어 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다.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낯선 사람에게 즉흥적으로 제안한 합석. 그렇게 그 사람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 날의 합석은 합체로 이어졌고, 그 사람에게서 나는 야한 채취는 나를 중독시켜버렸다. 나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서로 맨몸으로 껴안은 채 그 사람의 눈을 바라보며 그 사람이 하는 말을 끼어들지 않고 끝까지 모두 경청하였다. 그 사람은 말했다. 자신을 받아주고 자신의 얘기를 진심으로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고. 그래서 나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늦여름의 오후 같은 농염한 섹스를 나눈 어느날, 그 사람은 나를 안은 채 날 바라보며 말을 했다. 내가 어떤 사람이든 괜찮냐고. 나는 당연히 괜찮다고 했다. 어떤 모습이든 다 받아들이고 포용할 수 있다고. 그 사람은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결심한 듯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입을 열어 그 누구에게도 하지 않은 자신의 비밀을 털어 놓기 시작했다. 그 사람은 혼혈이었다. 아빠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미군이었는데 얼굴을 본적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아래로 동생들이 3명이 있는데, 모두 아버지가 다르다고 했다. 즉, 엄마는 같은데 아빠는 네명이 모두 다르다. 그리고 네명 모두 아빠를 본적이 없다고 했다. 자신의 엄마가 심할 정도로 성욕이 강하고 섹스가 상당히 자유분방해서 어릴때부터 주체적으로 왕성하게 섹스를 즐기고 살았다고 한다. 그나마 아빠가 누군지라도 아는건 자기 혼자고, 동생들은 친부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한다. 신기하면서도 다행인건, 엄마가 물려받은 유산이 많은데다 작은 건물주인이라 건물에서 나오는 월세로도 생활이 가능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육아는 또 책임지고 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엄마의 성욕이 섹스 중독 수준에 성지향성도 범성애자라 남녀를 가리지 않고 집에 거의 매일 파트너들을 데려와서 섹스를 했다는 것이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봐와서 오히려 섹스는 자신에게 너무 자연스러운 것이 되버렸을 정도로. 그래도 엄마의 파트너들은 와서 돌아가면서 자신이나 동생들을 봐주었고 그 동안에 엄마는 다른 파트너들과 섹스를 즐겼다고 한다. 그러면서 삼촌이나 이모로 부르면서 따르는 사람들도 생겼고 지금까지도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다보니 성교육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매우 실전적으로 배웠고 누구보다 앞서서 조기 교육을 받게된 셈이었다고 한다. 그래도 엄마의 파트너들 중에 누구하나 성적으로 자길 건드리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그일이 있기 전까지. 자기 밑으로 동생들은 남동생 둘에 여동생 하나가 있는데, 각각 2년, 2년, 3년 차이고 여동생이 막내라고 한다. 자신이 중1이고 큰 남동생이 초등5학년이었을 때, 하루는 엄마가 큰 남동생을 안방으로 불렀다고 한다. 들어가보니 엄마는 옷을 다 벗은 채 자위를 하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자마자 동생은 바로 발기가 되어버렸다고 했다. 엄마는 동생에게 엄마가 발정나서 너무 힘드니 도와달라고 했고 동생은 그 말에 결국 엄마가 해달라는대로 다 해주고 결국 모자간에 섹스를 했다고 했다. 난 여기까지 듣고 그 사람의 얼굴 표정을 살폈다. 그 사람의 얼굴은 무덤덤했다. 그 사람은 내 얼굴을 보자 “왜?” 라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그때 괜찮았었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사람은 대답했다. 기억이란 것이 존재할 때부터 그렇게 살고 자라서 별다를건 없었다고 했다. 오히려 막연하게 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지…하는 예상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본인도 타고난게 있어서 그런지 여섯살 정도부터 자위를 시작했었다고 한다. 자신의 엄마는 임신 중에도 섹스를 즐겼고 심지어 출산 직전에도 섹스를 하다가 출산을 했다고 한다. 나중에 자신이 성인이 되고 나서 자신의 엄마가 해준 얘기에 따르면, 출산전에 지속적으로 섹스를 하면 출산통이 없어질뿐더러 출산을 하면서 오르가즘도 느낀다고 한다. 실제로 자신의 엄마는 자신을 포함해서 모두를 집에서 자연 분만으로 출산했다고 했다. 그 정도로 섹스라면 뭐든 하는 엄마라는 것을 알고, 그렇게 태어나고 자라왔기에 근친상간이 놀랍기는커녕 일어날 일이 일어났구나…정도의 감정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엄마가 그 선마저 넘어버리자 딸인 자신에게 접근하는건 훨씬 더 쉬운 일이었다. 근데 막상 엄마가 자신의 몸을 어루어만지고 부드럽게 키스을 하며 흥분을 시키자 뜨겁게 달아오름과 동시에 그리웠던 포근함과 따스함이 동시에 밀려와서 자기도 모르게 엄마에게 휘감기게 되었다고 한다. 자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아지경에 빠졌다고 말했다. 엄마와의 섹스가 이루어지자 왜 엄마가 그토록 섹스에 광적으로 빠져 있는지 이해가 될 것 같았고, 엄마에게 눈물이 날 정도의 친밀감과 유대감 그리고 사랑을 느꼈다고 한다. 섹스 중독인 엄마이고 일반적인 사회 시선으로 볼 때는 윤리적으로 타락한 것을 넘어선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보여 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자신의 엄마는 한번도 본인을 포함한 동생들의 식사나 잠자리, 교육, 매일의 생활을 등한시한 적이 없었으며 섹스를 할 때만 제외하면 가장 가까운 사람이자 친구이자 항상 내편이 되어주는 버팀목이었다고 했다. 단지, 극도로 음란할뿐이다고. 그 무엇도 섹스에 대해서 강요한 적이 없었고 인간 관계라는 것을 이해할 때부터 자신과 동생들에게 성적 가치관과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해 가르쳤다고 했다. 그렇게 엄마가 자신의 첫섹스 황홀하게 시작해주며 몸을 깨워주자 자신의 성욕은 불에 기름을 부은 듯 폭발했고 큰 남동생을 엄마가 며칠간 직접 교육하고 훈련시킨 끝에 드디어 첫 삽입 섹스를 남동생과 하게 되었다고 했다. 첫 삽입 섹스 역시 너무나 짜릿하고 미칠 정도로 좋았다고 한다. 물론, 첫 삽입은 어쩔 수 없이 아팠지만. 어쩔 수 없이 엄마 피를 이어 받은 것이 있는지 아니면 엄마가 남동생을 그만큼 교육을 잘시킨건지는 몰라도, 통증이 가시자 오르가즘을 몇번씩 느꼈다고 했다. 그리고 엄마와 했을 때처럼 동생에게도 강한 유대감과 정서적 교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동생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 이후로는 엄마의 파트너들을 모두 공유하게 되었고 당연하게도 나머지 동생들도 자연스럽게 집안의 근친 섹스와 난교 생활에 합류하게 되었다고 한다. 가끔은 엄마의 파트너들 중 부부의 자식들끼리 어울려서 난교를 즐기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깨달은 것은, 이모나 삼촌으로 부르는 엄마의 여러 파트너들이 단순히 색욕과 배출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적으로 모두 서로를 아끼고 유대 관계를 가지고 있었기에 본인을 비롯해서 동생들을 애기때부터 함께 돌봐주고 자기 자식처럼 키워줬다는 것이라고 했다. 섹스를 할 때는 한없이 음란하고 원초적인 그들이지만, 평소엔 세상 따스하고 항상 자기를 존중해주고 같은 편이 되어주는 분들이라고 했다. 그 누구라도 어떤 사람의 의사에 반하는 행동은 안하고 지켜준다고 했다. 그래서 한번 연을 맺은 사람들은 오래오래 간다고 얘기를 해줬다. 그 사람은 여기까지 이야기를 마치고 나를 쳐다봤다. 자기는 이런 특수한 집안 배경이 있어서 그 동안 섹스를 하거나 섹파는 만들어도 진심으로 마음을 주고 연애는 해본적이 한번도 없다고 한다. 자신에 대해 깊이 아는 순간 경멸하고 혐오하며 떠나거나 혹은 허언증 환자 취급하거나…그 순간 자신이 받을 취급이나 변화가 두려워서 그 누구하고도 깊은 관계를 맺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은 잔뜩 성난 내 자지를 살짝 쥐더니 웃으면서 이거면 안심이라고 말하며 내 품에 안겨들었다. 실제로 그 사람은 내가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열려있는 사람이었고, 가장 포용적이고, 개방적인 사람이었다.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 같이 지낼수록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자랐다는 것을 얼굴에서 내보이는 빛깔에서부터 알 수 있는 사람이었다. 같이 있으면 항상 기분 좋고 밝아지는 그런 사람. 보수적인 부모님과 사이가 정말 안좋았던 나로서는 부러운, 동경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그 사람에 대해 더 깊이 알고나서 맹목적으로 혐오해왔던 근친상간이나 다자간섹스를 비롯한 여러 다양한 성적 활동이나 성향들이 한순간에 동경과 성적 판타지의 대상으로 바뀌어버렸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근친상간의 경우 합의되지 않은 위력에 의한 일방적인 미성년자 대상의 성폭행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드물지만 나와 함께 했던 그 사람의 집안과 같은 합의된 사례도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찾아보니 알 수 있었다. 사회적 관념이나 제도에 의해 맹목적으로 주입 받은 것들이 무조건 옳지 않을 수 있다는 고찰을 꽤나 깊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사람은 여러 주제를 던져주었고 나는 즐겁게 고민하며 그 사람과 함께 토론을 즐겼다. 그리고 매번 이어지는 깊은 교감과 다양한 섹스는 나의 몸과 정신 모두를 깨우고 확장하고 또 확장했다. 그렇게 꽃길을 걷던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인연처럼 이별 또한 갑자기 찾아왔다. 막내 동생의 신상이 악의적으로 털리는 바람에 가족 전체의 정체가 탄로날 위기에 처했다고 했다. 그래서 급하게 가족 전체가 막을 수 있는 것은 막고 모든 것을 정리하고 해외로 도피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사람은 얼마나 걸릴지 몰라도 돌아오게 되면 먼저 찾아서 연락할테니 절대로 찾거나 기다리지 말아달라고 했다. 거듭 미안하다면서. 그리고 그렇게 그 사람은 떠났다. 이 얘기를 어떤 사람들은 믿기 힘들수도 있다. 워낙 희귀한 사례이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여겨지는 윤리와 관념의 기준을 크게 위배하는 경우이기도 하니깐. 아마 이곳에서도 앞뒤 상관 안하고 무조건적으로 혐오와 비난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그 사람의 이야기를 여기에 하는 이유는, 레홀이 성을 정면으로 다루고 성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가치관을 추구하는 곳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이라면 한명 정도는 편견과 선입견 없이 이야기 하나를 들어 줄 사람이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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