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의 자위소리를 엿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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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눈팅만 하다가 익명의 힘을 빌어서 써봐요.
몇년 전이었어요. 그날은 외근이었는데 아주 일찍 끝나서 바로 집으로 왔어요. 그때 살던 집은 한 층에 두개 호실이 있는 원룸이었고 정문에서 비밀번호를 치고 계단으로 올라가던 중이었어요. 그런데 2층을 올라가던 중에 어떤 여자의 신음소리가 생생히 들렸어요. 순간 나도 모르게 걸음을 멈추고 그 소리에 집중했죠. 나직하게 울려퍼지는 뜨거운 한 숨, 그리고 이어지는 달아오른 신음. 다른 남자나 여자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걸로 봐선 혼자 자위하는 거 같았어요. 그날 구두를 신어서 계단을 오를때 또각거리는 소리가 들렸을텐데 아마 엄청 흥분한 상태라 제대로 듣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 신음소리를 듣다보니 나도 흥분됐어요. 두꺼운 철문을 가운데 두고 그 너머에서 잔뜩 달아올라 흥분한 숨을 내쉬는 이름 모를 상대방의 모습이 상상됐으니까. 그 사람이 어떻게 자신의 몸을 만지며 그 소리를 내고 있을지가 그려졌으니까. 얼굴도 모르고 몸매도 알 수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상상하기는 쉬웠어요. 편하게 입은 면티를 위로 끌어올려 가슴을 드러내고 팬티는 벗은 상태로 무릎을 살짝 벌려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자신의 보지를 만지는 모습. 만질 때마다 보지는 점점 젖어가고 손가락은 애액으로 미끌거리는 모습. 보지를 위아래로 쓰다듬을 때마다 아랫배 깊숙한 곳에서 울렁이며 움찔거릴 모습. 그런 자극 때문에 참을 수 없어서 신음을 흘리는 모습. 그런 모습들이 모두 상상된거죠. 신음소리로 그런 모습이 상상되니 나도 엄청 흥분됐어요. 이미 자지는 딱딱해져서 쿠퍼액이 찔끔찔끔 흘러나왔고 누군가의 지극히 은밀한 사적 영역을 엳듣고 있단 생각에 심장은 엄청나게 두근거렸어요. 그 여자는 홀로 자위를 하고 있는 거지만 상상 속에선 그 여자가 자위하는 모습을 구석구석 지켜보는거나 다름없었던거에요. 그러는 사이 그 여자의 신음소리는 더 거칠어져 갔어요. 아마도 클리를 빠르게 부비면서 다른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있겠죠. 나는 그 사람의 신음소리를 들으며 어떻게 만지는지를 홀로 떠올리고 있고요. 더 높이 오르던 신음소리가 잠깐 멈췄다가 크게 터졌을 때 그 순간 상대방이 오르가즘을 느꼈구나 라는걸 알았어요. 그 여자는 천천히 신음소리와 숨을 고르며 잦아들었고요. 그제서야 나는 다시 계단을 올랐어요. 아마도 그때는 내 구둣소리를 확실히 들었겠죠. 누군가가 자신이 자위하는 소리를 들었다는게 당황스러울 수도 있고 부끄러울 수도 있겠지만 그게 오히려 그 사람에게 또 다른 자극이 되었길 바라며. 집에 들어와서 옷을 벗고 속옷을 벗으니 쿠퍼액으로 꽤 많이 젖은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번엔 내가 좀 전까지 듣고 있었던 그 신음소리를 떠올리며 자위하기 시작했어요. 귀두를 어루만질 때마다 오는 찌릿한 자극과 함께 자위하던 상대의 모습을 떠올렸어요. 평소보다 신음도 더 크게 내어가면서. 그날의 자위는 평소보다 더 자극적이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후 어느 여름밤, 창문을 열고 자는데 어디선가 아래층 어디선가 또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렸어요. 이번엔 나도 그 사람의 소리를 들으며 같이 자위했어요. 마치 서로가 서로를 터치하지 않고 서로를 보며 자위하는 것처럼. 지금도 어느날 문득 그날의 그 자극이 생각나요. 섹스와는 또 다른 색다른 자극이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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