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손과 여자들의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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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는 손등과 팔에 핏줄이 돋는게 좀 징그럽다고 생각했다. 파란 핏줄이 울퉁불퉁 튀어나와있는게 뭔가 그로테스크 해보였거든. 어느 날, 여자인 친구와 손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을때 그 얘길 꺼냈다.
“나는 손에 핏줄이 튀어 나와있는거 좀 그렇다라. 당장 내 손만 해도 좀 이상하잖아?” “아냐 남자 손에 핏줄 돋은거 섹시하다 느끼는 여자들 많아. 너 손... 이야기를 하려던 그 친구는 내 손을 보더니 잠깐 말을 멈췄고 잠시 잠깐의 정적이 지나자 손등의 핏줄을 만지며 다시 말을 이었다. ”...도 괜찮네. 내 취향이다.” 그 잠깐의 침묵에서 이질감을 느꼈지만 그땐 그냥 넘어갔다. 그동안 손에 대해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서 좋아하는 사람도 있단걸 알게된게 더 중요했으니까. 그날 이후 시간이 좀 흘러 아이스크림 샀다고 인증샷을 올렸는데 그때 그 친구가 디엠을 보내왔다. 또 손 얘기다. “달을 보라고 가리켰더니 손가락을 보는 사람이 여기 있었네” “손이 예쁘면 보게 되지. 섹시하잖아?” 그제서야 그때의 침묵에서 느꼈던 이질감이 뭐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 친구는 전엔 의식하지 못했겠지만 그 대화를 계기로 내 손을 자세히 보게 되었고 거기서 섹시함을 느꼈던거다. 섹시함이란 성적 자극이니까 그때 처음으로 날 성적 대상으로 봤단 얘기다. 그걸 알고 나니 장난스럽게 조금 자극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핏줄 돋은 남자 손을 보면 그걸로 상상이라도 하겠네“ ”해본 적 있지“ ”어떤 상상? 그 손이 너를 만지는 상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손이 너 발목부터 타고 올라가서 부드럽게 쓰다듬는다고 상상하고 난리 났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하네“ 그리고 전화를 걸었다. ”뭐 왜? 디엠으로 하면 되지 왜 전화야?“ ”아니 뭐 직접 묻고 싶어서“ ”뭔데?“ ”너 내 손으로도 그런 상상한 적 있어?“ 그 친구는 막 웃더니 그렇다고 얘기했다. 그때부터 나는 그 친구가 했었을 상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그날 우린 같이 폰섹스를 했다. 서로 오르가즘을 느낀 후에 정리하면서 이런걸 같이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친구관계가 달라지진 않을 거란걸 서로 분명히 했다. 그리고 그건 서로 섹스를 하더라도 달라지지 않을 거란 것도. 며칠 뒤에 그 친구와 직접 만났고 같이 모텔로 들어갔다. 천천히 옷과 속옷을 벗긴 후에 손으로 그 친구의 온몸을 쓸어주었다. 그리고 손으로 그 친구의 가슴을 움켜쥐고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보지를 부드럽게 만졌다. ”상상했던 것처럼 손으로 이렇게 만져주니 좋아? 대답할 필요도 없겠네. 이렇게 젖어서 움찔대는거 보니까.” 그날 우리는 상상하던 것을 해봤고 그리고 그 이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다시 친한 친구관계로 돌아갔다. 그 친구도 섹스란 행위 자체에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은 아니어서 전처럼 돌아가기도 쉬웠다. 그 이후로 알게 됐다. 여자들은 남자들의 손으로 생각보다 많은 상상을 한다는걸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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