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부채
1
|
||||||||
|
||||||||
- 육성의 통상적 의미는 입에서 나오는 소리일텐데 좀 더 깊이 내려가보면 몸의 울림, 소리 라고도 할 수 있으려나. 거기서 다시 한번 외연을 확장하면 표현도 될 수 있지 않을까. 몸의 표현. 춤과 공연에 대한 글들을 보면서 문득 그랬다. 감정적 표현의 육화, 그 육성들이 춤이라면 어느 생을 들여다봐도 그 살고자 하는 움직임 하나하나가 춤과 다름이 없겠구나, 인생이 춤이고 그래서 아름다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각자의 기복이나 위상은 전혀 상관이 없는 문제. 나는 어떤 육성을 내며 살아가고 있는걸까. 쾌락의 최고조에서 이루어지는 육성의 교환과 결합. 충돌로부터의 발화가 충만함이라면 나는 그 교감들 속에서 충만하고 아름다웠으며 행복했나. 내려오는, 혹은 내려놓을 수 밖에 없거나 엇갈린 교감의 발화점에서 아무것도 수반하지 않는 관계 맺기의 반복. 그렇게 이어지는 일상 속에서 나는 어떤 육성을 갖게 되었고 보여줬을까.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이유는 그저 소비하는 방법 밖에 모르는, 아무것도 사유하지 않고 흘러갔기 때문이겠고. 더듬기도 힘든 기억 속에서의 회한으로 늘 자책 속에 살지만 그럼에도 반성하지 않았기에 나의 소멸은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아마 하찮은 나의 춤도 너라는 관객 앞에서의 공연도 될 수 없겠다. 그게 내 현재의 이유일수도 있으려나. 공연은 시간성이기에 발생과 동시에 소멸한다고 한다. 그리고 공간이 있어 시간이 있는지, 시간이 있어 공간이 있는지를 나는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그 동시성이 관계하기 위해 마련되어 있음을 지금은 안다. 그래서일까. 소소하며 잔잔한, 조용한 손길과 몸짓이, 대화의 필요가, 이해하기 위한 추측이 서로의 관객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연극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지금은 한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