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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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위로와 격려는 기실 나의 자존감을 영영 채워준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 존재들은 영원한 적이 없었고 그 자신이 느낄 수 있는 온기를 점화하는 방법으로 나를 소실시켜갔다.
온기의 크기만큼 환치되는 냉기는 더 큰 온기를 찾게끔 이끌었고 그렇게 외로움이 몸에서 마음으로 더 스며들어 온 것이 아닐까. 횡단보도 앞에서 기타를 가방에 넣어 메고는 신호를 기다리는 남자가 있었다. 무릎 밑으로 내려오는 긴 패딩 점퍼로 무장하고는 복숭아 뼈 위로 올라오는 검정 슬랙스에 통풍이 잘 될 것 같은 런닝화를 신은 채 였는데. 얼마나 추운지 마스크 위로 올라가는 입김에 눈 앞이 반짝거릴 정도로 추웠던 날이었건만 그 남자는 박자를 타는 것 처럼 흔들흔들 작은 춤을 추고 있었다. 기타를 치러가는 것이 기뻤을까. 아니면 기타를 치러가는 곳에 있을 누구를 만나는 것이 기뻤을까. 그것도 아니면 이미 다 치고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무언가를 생각하며 기뻤을까. 모를 일이지만 왠지 모르게 나오는 흐뭇함이 잠시 웃음을 만들었던게 이틀 전의 일. 어찌보면 가장 크게 바라는 일 일지도 모르지만 머물다 사라지거나, 머물지 못해 사라져야 하거나, 아니면 머물 곳도 찾지 못해 서성이거나 하는 일들이 새해에는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각별한 인연이 아니어도 안녕을 얘기하지 않고, 텅 빈 다음의 기약을 얘기하지도 않으면서, 그냥 각자의 인생을 살며 어느 때라도 반가울 사이들로 채워졌으면 좋겠고. 가능하다면 주는 만큼 환치되는 관계가 아닌. 적당히 뜨스하거나 미지근 해도 사그라지지 않고. 맞불이 아닌, 영영 서로의 땔감이 되어도 좋겠다 느껴지는 사람을 새해에는 만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읽게 되는 모든 사람도 새해에는 늘 채워지는 마음만 있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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