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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엇나갔다. 지금의 내가 홀로인 이유는 그거 말고 설명할 길이 없네.
힘이 부친다고 하는 사람 앞에 가 서서 내가 너의 힘이 돼줄게! 하면 꼭 내가 무겁다고 떠나기 일쑤였고, 그래서 다소 심드렁한 태도를 취하고 있으면 누군가가 와서 말을 걸었다. 목적 달성 이후에 우린 뭘 더 했게? 거리두기만 하염없이 했더랬지. 그냥 나 홀로이고파 그냥 놔둬주라 하면 꼭 다가와서 들쑤시고, 나 너 필요해 안아줘 하면 아니 저리 가. 술에 취하면 혼자서는 버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꼴에 도움을 요청한답시고 용기내 뱉은 말이라곤 나 너랑 섹스하고 싶어. 그 다음날은 여지없이 껍데기만 남아 더 더 공허했다. 너도 그랬을까. 나만 그런 거면 억울한데. 이것들 털어둘 곳이 없어서 애꿎은 사람들을 그렇게나 할퀴고 깨물고 심지어 난자했던 건가. 이건 변명. 용서를 구하고자 함은 아니고. 태생이 청개구리였을까. 그래서 내 선택과 상대의 의지는 꼭 엇갈렸나. 스스로를 믿지 말고 끝의 끝까지 의심해야 한다던 사수의 말이 이럴 때 생각나는 것도 좀 괴롭다. 이 글 읽고 또 손 건네는 사람들을 나는 어떻게 대해야 하려나. 그냥 아무도 안 왔으면 좋겠다. 잉태됐을 때처럼. 그냥 내가 안고 싶은 사람이 나를 안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안기지 않아도 안지 않아도 그거라면 충만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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