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인사.
0
|
|||||||||
|
|||||||||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네요. 자연의 섭리는 거스를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것 같아요. 지나가는 바람을 원하는 방향으로 틀을 수도 없고 떨어지는 빗방울의 크기도 조절할 수 없으니까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로 바뀌는 세상이라지만 자연을 거슬리거나 역행하는 기술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 기술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구요. 무엇이건 할 수 없는 것이 하나정도는 있는게 좋잖아요. 그렇다고 당신을 자유롭게 연락하거나 만날 수 없는 것이 좋다는 말은 아니예요. 연락하고 싶을때, 만나고 싶을때 만날 수 있는 것도 좋지만 그렇게 자주 연락하고 보는 것 보다는 가끔, 때때로, 그리움을 차곡히 쌓아 한꺼번에 봇물 터트리듯이 이성 보다는 감정에 충실한 상태의 조우도 나름 꽤 설레이니까요. 그렇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연락도, 만남도 없는 것은 꽤나 힘든 시간이라는 것은 분명해요. 참는 것도 견디는 것도 아니예요. 그저 안타가운 현실을 어쩔 수 없이 적응되고 있는 것 뿐이예요. 가끔.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듯이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연락을 하고 만나는 것도 막을 수 없었으면 좋겠어요. 오롯한 당신과 나만의 시간. 오롯한 당신과 나만의 세상. 그래서 세상의 모든 기본과 상식의 의미가 없어지는 순간. 그 순간에 당신은 나에게 있고 나는 당신에게 있는 그 시간의 찰나. 내일이면 장마가 시작된다고 해요. 비가 많이 오겠죠. 당신이 오시는 것과는 무관하게 그렇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보면서 장마가 시작됨을 느끼겠네요. 어쩌면 또 당신이 생각나겠죠. 오늘 밤 처럼 말이죠. 편한 밤이시길. 부디.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