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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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 과학 부문의 책에 특별히 끌리는 건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별히 좋다는 느낌을 받는 이유는 확장된다는 기분에서 오는 개방감 때문일까. 환경 세계의 확장이 마음의 확장을 가져온다는 책 안의 반복되는 문장 처럼, 다 읽고 난 후에 느껴지는 마음의 밝아짐은 또렷하진 않지만 개운함을 가져다 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읽고 생각한다고 내 시야나 시각이 극적으로 달라지지는 않겠고 돌아서면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편협과 아집이 우세적으로 굴겠지만, 그런 나쁜 순간들 뒤에 사과할 수 있는 여지가 조금 더 생긴 것에 그나마 위안을 얻었다면 조금은 나아졌다고 할 수 있는걸까. 많은 것들이 우리의 껍질을 더 견고하게 하고, 비대해지는 만큼 두꺼워지는 유리 천장을 뚫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생각해보면, 관계의 조화를 보는 일이 얼마나 지난한 일인지 또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새삼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싶기도 하다. 또 다름의 목도가 존중이 아닌 이해가 없는 포기나 외면임을 인지하는 것은 대체 얼마나 어려운지. 다른 책에서 언급된 피부, 나를 둘러 싼 싸개의 개념, 내가 감각하고 인지하는 자아 세계의 표피를 녹여내고 비아와의 융합이 결국은 나의 마음 확장에 달렸다고 이어 생각하면 지나가는 인연마저도 마냥 부질없진 않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물며 심리적 피부, 싸개, 경계가 아닌 몸의 피부라 할지라도 권태에 괴로워하며 또 다른 자리로 옮겨가지 않아도 좋을 이유가 여기에 하나 있지 않은가 싶은건, 타자가 세계를 감각하는 법을 나를 통해서가 아닌, 그의 감각을 통해 나의 감각을 일깨우고 서로의 장애를 넘어 포용으로 가는 일들이 내 세계관의 확장이며 그것이 곧 마음의 확장이 되고 결국 더 넓은 세계를 마주하게 되는 것 아닐까 라는 다른 같은 답들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말은 쉽지만 수많은 사례는 필요하고 어떻게 내면화 할지는 각자의 몫이겠지만 그래도 읽어보니 좋았다. 외로운 시간들은 납득이 되고 역시나 뻔하다는 말은 내 기준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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