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거장 부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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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리를 '빵꾸' 낼 것 같은 갑작스런 폭우로 창으로 치장된 버스 정거장 부스에 잠깐 앉아 이 거센 빗소리를 마주 합니다. 거센 빗줄기를 뚫는 자동차의 경광등은 반짝거리고 간간히 들리는 빵빵~ 거리는 클락션 소리는 짜증스러움이 묻어나지만 달리는 바퀴들에 의해 갈라지는 빗줄기의 튕김은 시원하기만 합니다. 곧 그칠거라 믿었던 빗줄기는 의외로 길어졌고 어느순간 비 그치기를 잠시 피하려 들어온 버스정류소 부스에서 빗방울 소리를 즐기고 있습니다. 철퍼덕~ 철퍼덕~ 몇몇 사람들의 빠른 걸음이 거리의 빗줄기를 가르더니 이내 이들의 움직임도 금새 사라집니다. 사람들의 정수리를 노리던 빗줄기는 이제 대상을 잃고 애꿎은 아스발트 길에 분풀이를 하듯 거세게 심술을 부립니다. 타당~~타당~~~ 어느순간 버스정거장 투명 창 부스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하나 둘씩 우산들을 가지고 나오는 모습에 잠시 비를 피하려던 시간이 비를 즐기는 시간이 됐음을 깨닫습니다. 빗방울은 여전히 거침없이 시원하게 내리고 있고 그 타당 거림을 쉽사리 그칠 것 같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느순간 이 버스정거장 부스를 나와 그 빗줄기 사이로 들어갑니다. 터벅...터벅... 이 빗줄기처럼 거침없이 시원했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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