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변태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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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어둠이 걷히기 전 눈을 떴다. 세상은 아직 깨어있지 않은 듯 고요한 시간. 세상에 깨어 있는 것은 오직 나 하나인 것 같은 시간. 가끔 이 시간에 일어날 때 면 조용히 모리꼬네나 구라모토의 음악을 듣는다. 그들의 음악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감정은 선함과 평화였다. 격앙되거나 급하지 않고 자극적인 것과는 무관하게 들리는 그들의 음악이 나와 잘 맞는다. 그러나 아쉽게도 오늘 아침에는 '감히' 그들의 음악을 들을 수 가 없다. 며칠전에 온 누군가에에 쪽지 때문이다. 아니, 쪽지속의 한 문장 때문이다. 모리꼬네와 구라모토와의 음악과는 다르게 나는 충분히 격앙돼 있었고 흥분해 있었다. 원인 없는 흥분은 없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뜨자 마자 그 쪽지를 '또' 다시 보게 됐다. 며칠째 그 길지 않은 쪽지를 몇일씩이나 반복적으로 보게 되는 것은 그 어떤 자극보다 자극적인 그 문장 때문이다. 마치 초콜렛의 달콤함을 잊지 못하는 입안의 감각 처럼 그 문장의 자극적임을 며칠째 잊지 못하고 있다. 감히 누가 그 하나의 문장에 그렇게 민감할까. 그렇지만 나는 예외적으로 그 한 문장에 정말 '미친듯이'흥분했고 그 흥분은 며칠 째 이어지고 있다. 그 쪽지에서 그 문장만 없었다면 나는 오늘 모리꼬네와 구라모토의 음악을 play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오늘 아침에 다시 열어본 그녀의 쪽지를 본 이상. 나는 이미 정상적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한껏 흥분한 자지를 미친듯이 흔드는 영상을 찍는다. 누구도 그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 않겠지만 나는 나의 이 흥분됨이 좋다. 그리고 영상으로 찍고 있는 것 또한 이 흥분감도 더한 자극으로 느껴져서 더 좋다. 마치 피자위에 더 맛있기 위해 또 하나의 토핑을 추가 하는 것 처럼 말이다. 내가 정말 변태인 이유이다. 아마도 제법 긴 답장을 썼을 테지만 그녀는 답장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도 그 쪽지로 인해 내가 얼마나 흥분했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며칠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 흥분상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그렇게 여전히 흥분하고 있는 나를 자랑하고 싶었다. 내가 정말 변태인 이유다. 오늘이 지나도 내일이 되어도 그리고 또 그 다음날이 되어도 나는 그녀의 쪽지 안의 그 문장. "상상해 봤는데....음..... 님 목줄은 제가 잡고 있는거죠? ㅋㅋㅋㅋ" 지금의 흥분감. 지금의 짜릿함. 내가 정말 변태인 이유다. 어느새 아침이 밝았다. 구라모토의 피아노 소리를 들어야 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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