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월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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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말동무나 있었음 좋겠네." '그'는 여러 번의 수정 끝에 구인글을 올렸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자 계획했었으나, 정작 날짜가 다가오니 '그'에게 찾아온 건 설렘보단 근원을 모를 외로움이 컸던 까닭이리라. 정작 구인글을 쓰고 나니 문고리를 흔든 건 타인의 함께하자는 호응보단 '그' 스스로의 부끄러움이었다. 차라리 익명으로 쓸걸 그랬을까, 간절함의 크기만큼 코앞에 당면하게 되는 빠듯한 일정의 글을 쓴다는 게 '그'에게는 내심 민망했던 모양이다. '띠링' 알람이 울려 핸드폰을 내려본 '그'의 시선에 몇 개의 댓글과 몇 개의 뱃지. 그리고 쪽지가 있었다. 조금 전의 부끄러움은 온데간데없어지고 흥분과 설렘이 '그'를 집어삼켰다. 하지만 노을마냥 붉던 '그'의 얼굴에서, 해가 완연히 넘어가 어둠이 찾아오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후기 기대할게요~] [성벙되세요!!] [앗, 응원의 뱃지였어요 ㅎㅎ] "에휴 그럼 그렇지 뭐" '그'는 아쉬움의 한숨을 내쉬며, 침대 속에 파묻혀 갔다. 그리고 '그'의 간절함 역시 게시판의 페이지 속으로 묻혀갔다. . . . 여느 때와 같이 찾아온 아침은 작고 다재다능한 동반자(흔히 핸드폰이라 부르는)를 깨우고, 이 작은 친구는 나를 깨우고자 큰 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오늘의 뉴스입니다. ~~~ 오늘 일정은, 빛이 나는 솔로 캠핑이 있어요.' '그'의 눈이 번쩍 떠졌다. "아 맞다. 오늘이구나!" '그'는 콧노래를 부르며 아침을 먹고, 개운히 씻고나와, 짐을 챙겼다. 그리고 차에 도구를 싣고는 도서관으로 향했다. 며칠 전부터 찾던 책을 빌릴 수 있 게됐기에 '그'의 코에서는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역시 준비한 대로 착착 이뤄지면 기분이 좋아!" '그'의 MBTI는 TJ였다. 마치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이 가득 넘쳐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이 또한 어쩌면 '그'가 준비한 결과였을까? 그 순간 '띠링' 울린 핸드폰에는 간결한 메시지가 띄워져 있었다. [저도 데려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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