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남자 만나고 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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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창가에 앉아 오빠를 기다렸다. 보기로 한 건 6신데 4시에 도착해서는.. -과제 하고 있을테니까 6시까지 천천히 와요! -벌써 도착했어?? 빨리 갈게 미안해 내가 설레서 일찍 온건데 미안하다니.. 과제한다는 핑계는 댔지만 사실 관심도 없었다. 노트북으로 뭔가를 하는 척은 했지만 그저 카톡창만 들여다 보고 있었다. 너무 주인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보이긴 싫었던지라.. 열심히 타자 치는 척을 했던 것도 같다. (근데 그렇게 보였어도 괜찮았을 것 같기도 하고?) -오빠 바테이블에 회색 후드! -오키이 날 발견하면 몰래 들어와 놀래킬 줄 알고 일부러 모니터만 뚫어져라 보고 있었는데. 창 밖에서 날 향해 똑똑- 눈이 마주쳤다. 베시시 웃어버렸다. 아잇 나 공부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에. 기다린 거 아닌데.. -우리 이번에 만나면 손 잡고 좀 걷자. 맛있는 것도 먹고 -응 그래요! 라고 분명 했었는데. 서로 민망해서 쭈뼛거리는 손. “아씨 추워!” “ㅋㅋㅋ오빠 추워요? 왜 이렇게 얇게 입고 왔어요” “옷은 니가 더 얇아~ 안 추워?” “난 안 추운뎅!” “아니야 너 추워. 팔.. 팔짱 끼는 거 허락해줄게” ㅋㅋㅋㅋ그래서 반강제로 껴진 팔짱에 심장이 콩닥거렸다. 가슴골 사이로 땀이 흐를 것 같은 기분이었다. 밖은 돌풍이 불고 있는데… 다음 날 오빠가 해 준 말로는, 사실은 손을 잡고 싶었는데 고작 입에서 나온 말이 팔짱을 허락해준단 말이라니, 숨고 싶었다고ㅋㅋ 귀여워 (생긴 건 일본 야쿠자, 취미는 복싱, 키 크고 빵이 큰 세상 상남잔데.. 남자가 귀여워 보이면 끝이라고 했던가. 진짜 미치겠네) 파스타 간단하게 먹곤, 잠시 밖에서 담배를 피는 오빠에게 다가갔다. 후다닥 물고 있던 담배를 빼고 손으로 부채질을 한다. “야 연기연기. 오지마~” “괜찮아요! 오빠 근데 약속 있다며.. 안 가봐도 되겠어요?” “에이씨 몰라 기다리겠지 지들이ㅋㅋ 난 그냥 너랑 있고 싶은데” “자꾸 전화 오는데...ㅠㅠㅠ” “응? 아냐 안 받으면 돼ㅋㅋㅋ” 하곤 자켓 주머니에 처박히는 휴대폰. “아 나 원래 진짜 웃긴데..너랑만 있으면 노잼 돼. 나 진짜 자신감 떨어져” “ㅋㅋㅋ맞아 오빠를 그래서 다들 언니라 부르잖아요” “어 진짜. 나 자매들 많아ㅋㅋㅋ” 조잘조잘. 누가봐도 우리 지금 어색한데 나 대신 쉴 새 없이 떠들어주는 오빠. 그런 오빠에겐 미안했지만, 난 저 물고있는 담배를 치워버리고 키스를 박아버리고 싶단 생각 뿐이었다. 카페 테라스에 앉았다. 오빠의 입술과 손을 번갈아 가며 보았다. 몸에 비례하게 크고 남자다운 손. 저 손이 아까부터 자꾸 신경쓰였다. 그냥 좀 잡을 걸 그랬나. 뭐라고 실컷 떠들었던 것 같긴 한데 지금까지도 생각나는 건 잡고 싶게 생긴 그 손이다. “난 니가 아까 처음 봤을 때 달려와서 와락 안아줄 줄 알았어” “ㅋㅋㅋ기대했어요?” “어~ 너 원래 엄청 앵기잖아 섹스할 때” “음 맞아 난 침대에선 오히려 좀 부끄러운 게 없는 것 같아” “ㅋㅋ진짜 야해 너. 밖에선 세상 애기같은 애가..” 이렇게 변태같은 애기도 있나요.. “오늘 만나는 친구들, 둘 다 잘생겼어ㅋㅋㅋ 몸 진짜 좋아. 같이 가서 놀았음 좋겠다” “오빠 저 낯 가려서 집 가고 싶어질 걸요ㅋㅋㅋ” “아 응 그래 맞아 생각해보니까 안 되겠다 내가 질투나서ㅋㅋ너 그냥 가” “ㅋㅋㅋ약속장소까지 데려다줄게요” 하곤 주차 돼 있는 차로 가는 길, 날이 더 추워졌다. “이제 춥지?” “응!!!” 하며 에라 모르겠다 하고 잡아버린 손. 아싸! 히히 잡았당 “오빠 손 차가워요” “어? 어어어” 왜 뚝딱거리냐ㅋㅋ “아 진짜 웃기지? 보통은 손 잡는 게 제일 먼전데 우린 그거 빼고 다 했잖아” “그러니까요. 근데 왜 이게 이렇게 어렵지ㅠㅠ 나 아까부터 계속 오빠 손 봤어요. 잡고싶어서” “응 나 지금 심장 터지는 줄 알았어” 차에 올라타자마자 열시트를 켰다. 분명 다른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둘 다 꼼지락 꼼지락. 차 좋네… 주차비 정산 어떻게 하는거지? 아 길.. 내가 봐줄게 하며 횡설수설. 그러다 오빠가 먼저 입을 뗐다. “신호가… 안 걸리네..” “응? 신호 왜요?” “아니…혹시..” 하며 내 쪽을 바라보고 몸을 돌려 앉는 오빠. “ㅋㅋ왜 그렇게 본격적으로 얘기해요 무섭겤ㅋㅋ” “아니…혹시나 신호 걸리면 뽀뽀…해도 되나 해서..” “앜ㅋㅋㅋ 오빠 근데 진짜 신호가 안 걸리네? 이제 거의 다 왔는데” 라 말하며 내 눈은 신호등에 가 있었다. 제발 하나만 걸려라 앞에 버스가 정차했다. 가려진 신호등에서 희미한 빨간 불이 보였다. 나는 재지 않고 암레스트 위로 몸을 기울여 오빠에게 입을 맞췄다. 정말 뽀뽀만 할 생각이었는지 짧은 찰나에 입을 떼려는 오빠의 목을 끌어당겼다. 그러자 내 의도를 알아채곤 혀를 내밀어 쓸어 핥았다. 손으로 오빠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빈틈없이 밀착해 키스를 나눴다. 하아…이성의 끈을 놓으려는 순간, 출발하는 버스. “아싸, 그래도 오늘 뽀뽀했다^^” 이쯤되면 이 오빠는 몸만 큰 언니가 맞는 것 같다. 미쳐 큰 길가에 나와있다는 오빠 친구들, “이따 가면서 걔네 봐봐! 아 너 자랑하고 싶은데ㅋㅋㅋ” “ㅋㅋ담에요 같이 만나서 놀아요” 앞에 오빠를 내려주며 친구들을 스캔했다. 오- 잘생겼는데!! 그리곤 바로 카톡을 보냈다. -제 스타일은 오빠요.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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