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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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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게라서 쏟아봄. 야한거 없음....

- 고등학교때? 이나중 탁구부를 읽었다. 엽기 코메디 코드였지만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중2병 걸린 등장인물이 그걸 치료(?)하는 장면이었다. 그 친구는 자기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믿었는데, 충격요법은 더 또라이가 그에게 한 속삭임이었다. 세상의 비밀을 알려주지. 세상은 네 중심으로 돌지 않아. 내 중심으로 돌지. 몇 년 전 빅뱅이론을 보는데 쉘든이 거실 자기 자리를 말하며 좌표가 오리진이라 했다. 거기 자기가 있어야 한다. 원점으로 표현된 자기중심성, 인상적이었다.

- 세상이 자기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뭐든 명분을 갖다 붙여서 자기가 정당하다고 믿으면, 마치 모든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양 행세한다. 그래봐야 초라한 너 하나가 뭘 한다고? 세상에 해준게 하나도 없고 자기가 다 할 수 있다는 듯이 지껄이지만 재벌가가 학교 짓고 병원 지어도 국가 인프라에 기대지 않으면 안된다. 재벌이 공항, 항만, 공단도 지을 수 있겠지만 사람들이 질서 존중이 없으면 무슨 수로? 록펠러인가? 포드인가? 노동자들이 하루 벌고 술처먹고 꽐라되서 생산라인이 잘 안돌아가니까 금주법을 로비했다고. 자유로움에 매력을 느낀들 최소한의 질서가 없으면 다 개판으로 귀결될 수밖에. 자유로운 암세포가 자기 본체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과 같다.

- 배달이 너무 많다. 배달 오토바이, 차량은 너무 많이 돌아다닌다. 건물 복도는 호실마다 택배 박스고 쉴새 없이 배달원이 드나든다. 우린 뭐가 그렇게 많이 필요할까? 과거를 생각했다. 이렇게까지 집 앞에 갖다주는 문화는 덜했다. 그만큼 탄소가 붙는다. 날은 점점 더워진다. 뜨거운 바다를 헤치다 익어버린 연어가 폐사해서 캐나다가 배를 출항시켜 건지기도 했다. 지구의 거대한 순환이 막히는 신호로 보였다. 빙하는 녹기만 할 뿐이다. 과거 빙하층을 채취한 바로는 수백만년의 적설이라 하던데, 지금이라도 탄소를 덜낸들 그 날아가버린 수백만년의 적설이 되돌아갈리가 있나? 그렇다고 손놔야 하나? 녹은 빙하는 대기 순환에 흘러들어 더 많은 강우를 부르고 그 강우는 지표의 양분을 더 빨리 더 많이 바다로 유입시킬 것이다. 높아진 수온은 이미 조개 수준에서 독소를 뿜게 된다고 한다. 우리가 원양으로 양분을 건져올려도 독이 되버린 셈이다. 정말 어쩌지?

- 부동산이 이십년은 오른 것 같다. 기억을 더듬으니 노무현때 이미 버블세븐이란 말이 있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모두가 집값이 더 올라야 한다고 믿는 모양이다. 그 사이 출산율은 급전직하했다. 우리는 소멸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정책은 부동산을 올리는 쪽으로, 옥죄겠단 의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봐야 관료는 다시 올리는 쪽으로 추진했다. 사람들은 너도 나도 내집 마련의 꿈이라며 덤벼들었다. 그 빚을 정말 갚을 수는 있는거야? 2년 전 쯤 50년 대출을 보고 기함했다. 50년의 신용공여기한을 일개 개인에게 준단 말인가? 국가가 초국적 기업 정도로 강력하게 영속성이 보장되지 않는 한 그런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 언제 죽을지도 모를 개인에게 그런 대출이라니.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 그 사이 꼬라박은 출산율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꼭 출산을 해야 하는가를 떠나서, 그간 줄어든 출산을 보면, 사실 부동산이 오르는 동안 사람들의 가처분소득은 원리금 상환에 꼴아박은 꼴이 되고, 그 자금은 건설사와 은행 그리고 운 좋은 일부 투기자에게 돌아갔다. 그 대가로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았다. 대음희성이라, 너무 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더니.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잡아먹어오면서 그 영유아의 인골탑으로 쌓아올려진 콘크리트 덩어리들이다. 수도권에서 저기서 먹고 자고 싸고 하기 위해 못핵도 십억은 때려박아야 한다니. 이 미친 투기질은 태어나지 않아 지를 수 없는 비명과 흘릴 수 없는 피로 번들대는 카니발리즘이다. 이게 20년째다.

- 어떤 놈들은 그러지, 투자를 해야 부자된다고. 난 이 거짓말이 여태 횡횡하는게 이제 학을 뗄 지경이다. 투자해서 부자된다고? 없진 않다. 그러나 진실은 그 반대다. 부자가 투자한다. 코인이 각광받기 시작하고 코로나가 터지더니 미친 붐업을 했다. 엄청 들끓을 적에 백분토론에 거래소 관계자도 나왔다. 화폐의 가치가 어쩌고 저쩌고... 화폐 운운부터 개소리다. 현금화가 용이하며 가치 변동이 크지 않아서, 그래서 견고하게 가치를 프리즈해 저장하는 수단이 화폐다. 그래서 그게 결제 수단이 되는거지. 그 토론이 있고 얼마 후인가, 거래소가 서킷 브레이커 같은 장치, 그러니까 폭락 폭등 조짐세가 있으면 거래를 오분인가 십분인가 중단시켜 거래자들을 진정시키는 그거. 그게 거래소에도 있었는데 원래 그게 50퍼였던가? 그것도 엄청 높은건데 그걸 90퍼까지 풀었단 기사를 읽었었다. 미친 놈들이구나.

- 다들 내집 마련의 꿈이라지만 속내는 투기질로밖에 안보인다. 내가 산 집을 비싸게 사줘. 내 호구가 되어줘. 네가 내 대신 등골을 뽑아 은행에 바치고 내게도 좀 줘. 이 투기의 광풍이 제발 무너지길 바란다. 차라리 폭삭 무너지고 그 여파에 신음하는 처절한 교훈을 얻어 살아날 사람 살아나고 죽을 사람 죽고 홈리스는 홈리스로. 이걸 털어야지 싶은데 여태 그대로다. 별의 별 짓을 다 해 연명시키고 있지만 가능할까 싶다.

- 트럼프는 미친 놈이 분명하다. 고관세는 결국 수입품의 원가가 되고 물가가 오르게 된다. 관세를 부과했더니 철강이었던가, 미국 철강업체가 값을 올렸단다. 관세가 오르면 미국 업체가 살아날거라고? 그럴리가, 관세가 오른 갭에 수입품보다 가격경쟁력을 조금 얻는 수준으로 해서 이익을 극대화하겠지, 결국 그렇게 됐다. 성사될지 말지는 알 수 없는데, 그러니까 트럼프의 미친 짓이 관철될진 모르겠지만 트럼프라 또 어찌 될지를 모르겠다. 관세는 결국 미국인의 소비세가 되고, 그 간접세는 역진적이어서 트럼프를 뽑은 가난뱅이들은 더 가난해질 것이다. 가난한 자가 자길 더 가난하게 만들고야 말 인간에게 투표하는게 한 두 번 있는 일이겠나. 어쨌든 트럼프의 지랄옘병이 관철되고야 만다면 고관세는 고물가를 그래서 고금리를 부를 것이다. 차라리 그 편이 나을까? 대한민국도 고금리가 빚쟁이 투기꾼들을 박샐내는게 낫지 않을까? 우리는 너무 홈리스가 없는거 아닐까? 시장조정이라는 대가를 너무 오래 미뤄왔다.

- 간혹 교보를 들를 때마다 극우개신교의 집회를 본다. 여기에 극우라는 수식어를 붙여얄지 의문도 든다. 어느 개신교인은 나는 빼달라 할텐데, 그런 말 너무 많이 들었는데, 저들이 저토록 개신교의 평판을 처박을 때까지 뭐하다가 이제와서 나는 구별해달라고 할까?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저건 종교가 아니라 분명 완전한 권력에 이르지 못한 불완전한 무언가인데. 어떻게 종교가 종교로서 완성되려 하지 않고 불완전한 권력으로서 완전한 권력을 지향하나. 하는 말마다 증오와 폭력이다. 종교, 말 그대로 으뜸된 가르침, 그것은 사랑과 자비인데 어떻게 이렇게 증오와 폭력으로 똘똘 뭉쳤나. 면죄부, 감히 사제가 신벌을 면해준다는 면죄부를 팔며 부패하자 개신교는 그것을 부정하며 오직 구원은 신의 은총 뿐이라 하였다. 그것은 그 나름대로 마치 문고리 권력 행세를 하던 사제의 권위를 똥구덩이에 처박는 효과는 있었다. 그러나 고해성사 등이 어떤 속죄의 방법을 제시해주는 것으로서 사람을 선행으로 유도한 것에 반하여, 구원이 오로지 신의 은총에만 달려 있다면 일개 개인은 그에 기대야지 선행할 동기가 없다. 교리는 은총 받은 자 선행할거라 했지만 외려 사람들은 자신이 선택받았다 믿고 선행이어서 하는게 아니라 은총 받은 내가 하면 선행이라는 식으로 정의라는 식으로 일그러지더니 지금 외치는 것은 죽여라 부숴라 이따위 말들 뿐이다. 무신론자로서 신을 믿지는 않더라도 저들을 위한 지옥이 반드시 마련되어있기를 믿어보긴 하는 지경이다. 사실 죽고 난 뒤에 무슨 상관인가. 현세에 실현된 지옥이 저들을 환대하여여 올바를진데 대단한 것 아니다. 그냥 빈곤유병장수하면 된다.

- 정의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정의라며 정의에 목줄 감고 채찍질해대며 위세랍시고 떨어대는 무뢰배 천지인 지경이다. 순리대로, 모든 것이 제발 순리대로 돌아가길 빈다.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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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5-03-19 22:58:58
뭐가 순리일까
익명 2025-03-19 22:56:58
명문이로다, 내용 또한 훌륭하다. 동성의 글에 남기는 뱃지가 그가 좋은 글을 쓰는데 들인 노력에 대한 작은 경의의 표시로 기능할 수 있음에 감사할 뿐. 혹여나 제 댓글에 대댓을 달거나 감사인사는 말아주세요. 본문에 일절의 수준이 닿지 못하는터라 부끄럽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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