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 익명게시판
-소금인형  
10
익명 조회수 : 1641 좋아요 : 0 클리핑 : 0
- 안치환의 노래로 널리 알려져 있고, 노랫말은 류시화의 시입니다.

- 류시화의 시는 군시절 읽었습니다. 그 전까진 나이만 법적 성인이지 그냥 청소년하고 별다를게 없이 살던 시절이죠. 읽는게 무협, 판타지, 추리, SF 정도? 교과서에서나 시 읽지 시집이란걸 따로 읽을 줄은 몰랐는데, 하긴 경전도 읽었으니, 지금 알고 있는걸 그때도 알고 있었더라면. 이런 짧은 문구도 여러 생각을 이끌어 줍니다. 그땐 미처 알지 못했지. 지금에야 알게 되었지. 그래서 그게 후회할 짓이었음을 이제야 알지. 그러나 돌이킬 수 없지. 이제 알았으니 앞으로 같은 일을 반복하진 않겠어. 그러나 그 다짐도 실은 소용이 없어. 어떤 일들은 때가 있다고들 하는데, 실은 그 일은 그 시절만이 때였어서 이제 깨달은 지금 그리고 장래에도 그런 일은 내게 다시 벌어지지 않을테니까. 이런 식으로 말하지 않는 부분의 서사를 채우다보면 짧음에도 오래 읽게 되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 하여튼 소금인형의 노랫말은 짧고 간단합니다. 소금인형은 바다의 깊이를 알길 원했어서 바다로 들어갔고, 그처럼 나도 너를 알고 싶어 너의 핏속으로 들어갔고, 나는 소금인형과 마찬가지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류시화는 오지 여행을 즐겼고, 어느 마을 원주민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돌인형, 헝겊인형, 소금인형이 있었어요. 이들은 모두 바다로 들어갔는데 돌인형은 바닷물에 아무 영향없이 그대로 되돌아왔고, 헝겊인형은 바닷물을 빨아들여 불은 채로, 소금인형은 당연히 녹아 없어졌죠. 바다는 진리를 빗댄다 합니다. 진리를 접했으나 실은 알지를 못하여 돌인형은 불변합니다. 어느 고사에도 책을 읽기 전후 달라진 것이 없으면 읽은게 아니라는 이야기와도 통하죠. 헝겊인형은 진리를 알긴 하였으나 부풀어오른 것은 조금 알았다며 자만에 빠진 허세를 말합니다. 실로 진리를 깨우쳤다면 소금인형과 같아야 하느니라, 그런 비유라는거죠. 류시화는 여기서 소금인형만 가져와서 진리 대신 사람을 두고 시를 쓴거죠.

- 창천항로라고 꽤 된 만화가 있습니다. 삼국지를 각색한 것인데, 거기서 주인공인 조조가 추씨라는 과부를 만나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조조가 한 성을 토벌하려 했는데 그 성의 장수가 항복하여 손쉽게 점령했던 것 같습니다.(삼국지에 정통하신 분이 첨삭을 해주실 듯) 하여튼 조조는 추씨를 취하는데 이 추씨가 항장의 형? 삼촌? 하여튼 그의 배우자였던거라 자존심이 상해 급습을 합니다. 조조는 추씨에 빠져 몇 날을 침실에서 섹스만 하다가 크게 낭패를 보았다. 대강 이런 이야기인데 만화의 베드씬 연출은 상당히 감각적입니다. 둘의 몸이 녹아 한 몸인 것처럼 서로를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몰입해 탐닉하다가, 군이 코앞까지 와서야 조조가 도주하면서도 추씨에게 난 아직 널 안지 못했다 말하죠. 소금인형의 섹스 버전 정도 될려나?

- 여러분은 섹스할 때 어떻습니까? 빨고 빨아도 만지고 만져도 갈급함은 채워지지 않습니다. 탐하고 탐하고 탐하여도 내 것인 것 같다가도 아닌 것 같고 그래서 더 빨고 만지며 확인하려는 것 같고. 자지와 보지가 만날 때, 처음 귀두가 보지를 열어들어갈 때 귀두를 감싸는 조임과 그녀의 소리를 삼킨 신음. 이어지는 피스톤. 남자 입장에서 쓰자면 그녀의 몸 안에 가닿아야할 무언가가 있어 나는 가길 원하지만 절대 좁혀지지 않아 더 깊이 더 강하게 박차를 가하여도, 나는 너를 안고 있으나 실로 안은 것 같지 않은 몽롱함을 느끼며. 골반이 부서질리 없는데 마치 부수겠다는 듯이 그러는거죠. 몸의 녹음을 겪는다고 해도 될 것 같습니다.

- 소금인형은 녹아 없어지는 반면에 역시 또 노래를 떠올려본다면 헤드윅의 넘버 중 제목은 잊었는데 내용이 원래 인간은 남녀, 남남, 여여, 이런 식으로 둘이 마치 샴쌍둥이처럼(그냥 비유라 다른 식이지만) 한 몸을 하고 있다가 신의 노여움을 사서 쪼개졌고 그래서 찢어진 자기 짝을 찾으러 헤메인다고. 그러니 이러한 인간쌍은 정확한 자기 짝이 있어서 만나면 온전한 하나가 된다는 것이죠. 소금인형은 녹아서 하나가 되고 헤드윅은 결합해 하나가 됩니다. 우리 각자는 어떤 느낌일까요? 내게 정확히 맞는 누군가를 원할까요? 나는 녹을 각오를 하고 있을까요? 일단 상대가 내게 녹았으면 할까요? 둘 다일까요? 쌍결합이 될 수도 쌍소멸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대체로 후자에 속합니다. 뭐가 딱 맞는다 이렇게 단언할 부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 최근 꾸준히 읽는 소설은 무적혈도제라는 제목 참 오글거릴 수 있는 무협지인데, 연재가 불규칙해져 다소 불만이지만 어쨌든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무협지인데 독특하게도 주인공이 하프 뱀파이어 정도 됩니다. 뱀파이어가 물어서 만들어진 뱀파이어가 아니라 뱀파이어와 인간이 섹스해서 낳아진 존재죠. 점차 그는 자신에게 흐르는 뱀파이어의 피, 그 정체성을 찾아가다가 구울과 같은 존재도 만듭니다.(구울은 대충 뱀파이어는 아니지만 뱀파이어의 피에 의존하는 꼭두각시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그러다 그는 진짜 뱀파이어를 만나고야 맙니다. 자기 근원에 대해 매우 궁금해하며 여러 가지 정보를 얻지요. 거기서 뱀파이어가 인간을 홀리는, 매료하는 능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제 느낌으로는 대단히 고상하게 설명합니다. 이 능력에 의한 주종관계에 대하여 종은 그 신뢰에 대한 '쟁점' 자체가 없다고요. 왜 충성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없고, 어떤 요구를 하건 간에 그 요구의 실현가능성이라던가 부당성 따위에도 의심을 갖지 않는다는거죠. 예컨대 구울에게 모래사장에서 바늘을 찾아오라 하면 할 것이고(못찾는다면 영원히) 구울의 친자를 바치라 한다면 한다는 식. 그리고 주인공이 갖는 감상도 대단히 인상적인 표현이었는데, 그러한 신뢰는 '서사'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어떤 신뢰가 쌓이려면 그에 걸맞는 서사가 있어야 할건데 그런 것이 없으니 부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고 무언가 초자연적인 것이 개입하여야, 그리고 그게 뱀파이어의 초능력이라는거죠.

   - 그래서 어떤 깊은 관계가 되려면 그에 선행하는 서사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뱀파이어가 아니니까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나의 정해진 정확한 짝이 있다, 예컨대 운명의 붉은 실과 같은. 그런 것은 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상호 서사가 쌓이면 어느 순간 소금인형이 될 각오가 설 수도 있겠죠. 그래서 서사에 맞는 것은 전 소금인형 쪽으로 보는 편입니다. 캐주얼한 만남을 안해본 것은 아니지만 서사 전에 거사가 일어나면 쌓지 못한 서사는 부채감이 됩니다. 거사에 걸맞는 서사를 만들려 노력하는거죠.

- 여기서부터는 안읽어도 그만입니다.

-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한다면, 주말 사이 다소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글이 너무 많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바고, 그래서 글을 줄일 생각은 했는데, 그렇다고 있는 글을 없앨 생각까진 없었습니다. 한 익게녀가 제게 블랙리스트에 속한 남자가 자기를 숨기고 이상한 행각을 하는 것 아니냐 묻더군요. 저는 질문 자체에서 황당함과 무례함을 느꼈는데, 황당함은 일단 블랙리스트를 제가 볼 수 없습니다. 가이드라인에 그런게 여게에 있다는 암시 정도 있는거죠. 저는 여자가 아니라서 그걸 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여자 아이디를 만들어서 할 수 있잔냐던가 어느 레홀녀에게 염탐을 청할 수도 있잔느냐 하면 더 해명이 불가능하죠. 확증편향이 있으면 뭘 설명해도 안됩니다. 그리고 블랙리스트에 속할 사유를 생각해본다면 얕게는 그냥 매너 없음부터 시작해서 쪽지 폭탄이나 다짜고짜 음란한 말을 타게팅해 쏟아낸다던가 스토킹 그리고 아주 심하게는 처벌에 실패한 혹은 그래서 처벌을 포기한 사실상의 강간범일 수도 있습니다. 최고 수준으로 본다면 위해가 심각하므로 그런 질문을 할 수도 있다고 제 스스로 그가 설명하지 않는 서사를 만들어서 선해를 했고, 다만 양해를 구함이나 유감 표시도 없이 용의자 취조하듯 하는 것은 불쾌한 일이니 알아두라 답하면서 해명해줄 수 있는 바를 해명했습니다. 그 분은 자기 질문 댓글 자체를 지워버리고 미안하다는 말도 없고 너는 해명되었다는 말도 없고 너를 지켜보겠다는 말도 없었습니다. 꽤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문득 소름이 돋아서 기존 글을 전부 지웠습니다.

- 그런데 익게에서 다른 분과 이야기해보니, 블랙리스트라는게 없다는군요. 재차 물어도 없다 하고, 다른 익명녀도 그런 것은 금시초문이라는 답이 돌아오더군요. 외려 제게 블랙리스트라는게 뭔지 설명을 해달라고. 지금도 블랙리스트의 존부를 알 수는 없으나 제가 대화한 문장에서 느껴보자면 없는 쪽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럼 내게 블랙리스트냐 추궁한 이는 무슨 의도인가, 정확히는 알 수 없어도 무언가 짙은 악의인 것 같기는 하네요.

- 생각해보면 그 분은 제 글에 뱃지를 보내고 쪽지를 달라는 식으로 절 알아낼 수도 있을텐데, 그리고 그게 가장 간단한 답변인데 단지 익게 게시글의 댓글에서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왜 안그랬지? 자기 신원은 숨기고 제 신원은 확인하고 싶었겠구나. 소금인형마냥 서로 알고 싶으면 쌍방 함꼐 녹아야 한다, 이런 정도로 나갈 이유는 없습니마단 적의 외로는 해석할 수 없고 이제 악의 외로도 해석할 수 없는 이에게서 최소한의 공평 관념도 느낄 수 없으니 원... 하여튼 그 일을 겪고 좀 생각을 하다가, 결국 그 분은 저를 특정해내지 못해서 실토를 원했던 것으로 보이고 제 생각에는 독서모임 오픈채팅에서 타인을 사칭하고 말없이 엿듣고만 있던 누군가도 동일인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하는 말로부터 무언가 실마리를 잡길 원했을 수 있죠. 그러다가 제 글, 그 글은 전반적으로 정리한다는 뉘앙스가 좀 있었는데, 아마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여겼는지 해명을 요구했던 것 같습니다. 그럼 뒤집어 이야기한다면 그 익명녀는 무슨 생각인진 몰라도 저를 누군가로 특정하는 추리까지는 했는데 결정적인 것을 얻지 못해서 제게 무리한 접근을 했다는게 되겠죠. 그러니 그 분에게 더이상 어떤 실마리도 주지 않고 ncnd하면 되겠다 싶더군요.

- 하여튼 앞으로는 글 빈도 줄입니다. 모두 굿나잇 되시기 바랍니다.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http://redholics.com
    
- 글쓴이에게 뱃지 1개당 70캐쉬가 적립됩니다.
  클리핑하기      
· 추천 콘텐츠
 
익명 2025-04-15 13:18:33
여성전용게시판에는 블랙리스트 내용이 없습니다 V
익명 / 네. 그 사람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위험한 인간인건 확실하네요.
익명 2025-04-15 10:35:11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꼭 그런 태클거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너무 신경 쓰지마세요! 저는 글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익명 / 이해할 수 없는 부류라 이해할 생각은 없는데 약간 제 정서에 살짝 옴붙은 느낌은 있습니다. 만약 면대면하게 된다면 어떨지도 궁금하네요. 옛날에 악플 달던 사람 면대면한 적 있는데 아무 것도 못하더군요.
익명 / 여기서 굳이 사정을 만들어보자면 그 사람이 상정한 저의 정체가 과거 그 사람을 만나서 성적이거나 육체적이거나 정서적이거나 금전적인 부분에서 아주 고약한 해코지를 했어야 할 것 같은데, 전혀 모르겠군요. 강간피해자인가? 그런 정도가 아니고서야...
1


Total : 31727 (3/2116)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1697 장난 안칩니다. 마사지 관심있는 분만 봐주세요. :).. [8] 익명 2025-04-16 677
31696 성감 마사지에 대한 두서 없는 생각들 [13] 익명 2025-04-16 1198
31695 [작은 경험담#6] 배덕감이 주는 쾌락 익명 2025-04-16 762
31694 [작은 경험담#5] 따스한 에셈 vs. 차가운 에셈 익명 2025-04-16 401
31693 [작은 경험담#4] 에셈의 기원 익명 2025-04-16 353
31692 모든 사람한테서 사랑받으려는 욕구 [5] 익명 2025-04-15 948
31691 [작은 경험담#3] 온라인 에셈의 추억 익명 2025-04-15 343
31690 [작은 경험담#2] 단단한 껍질 속의 흔들림 익명 2025-04-15 360
31689 [작은 경험담#1] 에셈이라는 풍경 익명 2025-04-15 711
31688 와이프 생일에 선물한 성감마사지...(후방주의).. [24] 익명 2025-04-15 2344
31687 잊고 있었던,  아래 글 보고 문득 떠오른 성감마사지.. [3] 익명 2025-04-15 1166
-> -소금인형 [5] 익명 2025-04-15 1643
31685 춥따 [1] 익명 2025-04-14 667
31684 내가들은 경악할만한 이야기 익명 2025-04-14 1049
31683 어플로 만난 사람과 만나게 되었는데요. [38] 익명 2025-04-14 2890
1 2 3 4 5 6 7 8 9 10 > [마지막]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