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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경험담#2] 단단한 껍질 속의 흔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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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제가 직장에서 만났던 여성분이셨습니다.

그분은 활달하고, 적극적이며, 무엇보다도 당당하셨습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남성성’의 이상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실천하신 덕분에

또래보다 훨씬 빠르게 승진의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사무실 안에서도, 회식 자리에서도

그분은 언제나 중심에서 분위기를 주도하셨고,

호탕하게 웃으며 사람들을 이끄시는 분이셨습니다.

하지만 유독 술에는 약하신 체질인지

종종 무리하신 듯한 표정이 얼굴을 스치곤 하셨습니다.

저는 때때로 그녀의 흑기사가 되어

잔을 대신 비워드리며 안쓰러움을 감추곤 했습니다.

어느 날, 회식 자리에서 제가 건강검진을 이유로 술을 마시지 않았고,

그녀는 몇 잔 만에 크게 취하셨습니다.

집 방향이 비슷하여 제가 차로 모셔다 드리게 되었고,

가는 길에 갑작스럽게 구토를 하실 뻔해

급히 길가에 차를 세우고 도와드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녀의 가방이 열리며

책 한 권이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미덕의 불운』 — 사드 백작의 책이었습니다.

익숙한 제목에 저는 순간 숨이 멎는 듯한 기시감을 느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사드 백작의 이름을 백과사전에서 처음 접하고,

도서관에서 『미덕의 불운』과 『소돔의 120일』을 숨죽이며 읽었던 기억이

불현듯 되살아났습니다.

‘그녀는 에세머이실까? 아니면 단지 프랑스 문학을 좋아하시는 걸까?’

호기심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저도 그 책 읽었습니다. 주인공의 인생이 참 혹독하지요.”

제 말에 그녀는 잠시 멍하던 표정에서

깜짝 놀라시는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셨습니다.

“어머, 그 책 아세요?”

“네, 고등학생 때 읽었습니다. 사드의 묘사에 묘하게 끌리더군요.”

그 말은 곧

차 안에서의 긴 대화로 이어졌습니다.

쾌락으로 가려진 고통, 고통 속에 숨겨진 희열,

지배와 복종 사이를 흐르는 감정의 실타래에 대해

우리는 숨죽이며 열띤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녀는 아직 실제 플레이 경험은 없으셨지만,

책과 상상 속에서 이미 수많은 감정을 여행하신 분처럼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과거의 저처럼요.
익명
내가 누군지 맞춰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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