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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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만에, 요즘 바빴어서. 역시나 딱히 야할 것 없다. - 제법 익게가 소란이라. 익명의 뒤에서 선넘는 발언이 나오곤 하고, 그러나 선넘는 발언이라 지적해도 그걸 받아들이지 않거나 아예 모르거나 하는 경우도 많다. - 상황 1. 원문이나 댓글이나, 대강 이런 투로 짧게 남겨진 대댓글 한 줄. 이런 경우는 보통 원문 내용을 지적하는 댓글이고 그러한 댓글에는 대략의 논리가 있기 마련이다. 무엇이 왜 틀렸다는 정도. 그게 길진 않더라도 논리는 있다. 여기에 거는 원문이나 댓글이나 하며 양비하는 짧은 대댓, 여기엔 대체로 아무 논리 없이 그냥 자기 감상만 있다. 둘 다 별로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데, 거기 뒷받침하는 논리가 없으면 그냥 감상이고, 둘 다 깔아보는 시선이다. 그러니 그런 대댓에는 사람들 기분이 나쁘겠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식으로 원글러와 댓글러의 존재감을 내려치니까. 아마 그런 대댓단 사람은 그걸로 자기 자존감이 올라간다 생각할까? 전혀 아니올시다. 사람 됨됨이가 덜 되었음만을 보일 뿐이다. - 상황 2. 독심술. 너는 이러 저러한 사람이라 규정하는 것. 어느 정도는 받아들일 수도 있는데, 오늘 보니 매춘부로 치부하는 댓글이 있었다. 우리는 익명 뒤에 있는데 그 사람의 정체가 뭔지 어떻게 알까? 알 수 없다. 사람을 그렇게 쉽게 알 수도 없다. 사람을 어찌 아느냐는 주제를 두고 여러 답을 들었는데 1. 딱 보면 안다, 2. 겪어봐야 안다, 3. 떠나야 안다, 4. 정말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1로 판단하는 사람들에게 세상과 타인을 우습게 보는 오만함을 느끼는데, 고작 글 몇 줄 주고 받은 것으로 규정하는 사람은 얼마나 광오한가? 사실 씨발, 개새끼, 존나, 니미 이런 투의 적나라한 욕설에 쓰이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뿐이지 그냥 욕을 한 것과 같다. ^^, 이런 이모지를 쓰고 대강 경어를 쓴다고 해도 욕설이 아니게 될까? 그럴리도 없지. 스스로 우아한 조롱을 한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그냥 추악한 심성이다. - 상황 3. 이건 좀 중요한데, 소개팅 첫 만남에 어디까지 가능하냐는 글이었나? 레홀녀는 첫 만남에도 섹스할 수 있지만 소개팅은 그러기 어렵잔냐는 투였던 것 같은데. 그 쓰니의 본의가 어떻든 간에 이런 글은 레홀녀들에게 아주 좆같이 들릴 수 있다.(실제 레홀녀의 제보를 받아서 쓰는 글이다.) 왜? 레홀녀는 얼마든지 대줄 여자처럼 보이거든. 세상에 그냥 너에게 얼마든지 대줄 여성 집단이란건 없다. 이걸 좀 고상하게 표현하면. 칸트 가라사대 사람을 한낱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라. 그의 중대한 도덕률이다. 여기서 수단이란건 기능이다. 여기서 보자면 몸 대줄 기능이지. 한낱도 중요한데, 대줄 여자라는게 개성이 중요하지 않아서, 즉 얼마든지 갈아치울 수 있어서, 좀 심하게 이야기하면 육변기 처럼 들린다는거지. 그러나 사람은 각자 고유한 개성이 있고 다 인격이 있고 수단으로 대해져서도 안된다. 소란이 제법 작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의식을 하고 썼건 말건 이런 정도라면 독자에게 문해를 탓할게 아니라 자기 경솔함을 탓해야 할 일이다. - 당신의 자존감은 당신의 깔아보는 언사로 형성되는게 아니다. 타인을 존중해주는 것으로써 존중을 되돌려받을 때 비로소 채워지는 것이지. 이야기를 해서 알면 좋겠다만, 그런 투의 글들이 워낙 빈번하다보니 별 기대는 없다. 이 글을 읽고 수용할 사람들은, 그러나 별 수용할 필요 없이 이미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다시금 수용할 것이고 정작 수용이 필요한 이들은 또다시 되풀이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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