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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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고 “사는 거 영 좆 같죠?” 하고 인사를 건넨다면 무례하다고 생각하실까요 나름의 조크인데 안 웃겼다면 인사보다도 사과를 먼저 드려요 “잘 지내지?” 하는 말을 들으면 응당 그렇다고 답해야 하는 게 도리라고 여겨지는 듯해서 더 별로였어요
딱히 할 말은 없지만 괜히 기웃거려 봐요 떠올려 보자면 한가득인데 특정하자니 또 까마득이라 ㅋㅋ 아시겠지만 구린 제 기억력을 거듭 양해해 주시길 취향을 잘 몰라 가장 보편적인 걸 선물했지만 사타구니에 향수를 뿌리는 취향이라는 건 확실히 알겠어요 흔치 않은 이름을 나한테 알려줘서 고마워요 아 하나 더 알겠어요 그 이름 고스란히 프로필에 올려두고는 스토리 여러 차례 염탐하면서 발뺌하는 취향도 기록이 남아 있는데도 깜빡 속아 넘어갔지 뭐예요? 고구마 잘 먹었어요 택배는 상처 하나 없이 말끔하게 도착했어요 나는 진짜로 내가 운동을 잘한다고 믿었어요 그렇게 말해 줬으니까 놀랐던 건 운동을 잘한다던 당신의 말이 거짓임이 들통나서가 아니라 그렇고 그런 방식의 접근이었다니 세상 넓다지만 찾으려면 이렇게나 쉽게 찾아지는구나 그리고 충분히 다 감췄다고 안도했던 건 오만이었구나 그런 거 편도로 몇 시간이 걸린댔더라 아무튼 첫 차 타고 도착해서 조금 기다렸다고 한 게 14시쯤이었나 그랬으니까 그만큼이나 보고 싶었나 보다 해요 이제는 뭐 덕분에 살면서 다시 없을 경험 여러 번 했어요 나는 말은 정말 말 그대로 받아들이려 하는 편인데 단지 나랑은 달랐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외침이 외려 자극이 될까 저항을 고민했다가 곧장 체념한 걸 알게 된다면 그 때에는 미안하다고 하실까요 책망하려 물었던 건 아니고 사과를 들을 요량도 아니었지만 정말로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을 때엔 많이 허탈했어요 난 가슴팍에 인디언이 그려진 회색 티셔츠를 아직 기억하거든요 딱히 이런 데서 할 말은 아니었는데요 그냥 뭐 누가 보면 어때요? 어차피 우리끼리만의 일인데 저는 보시다시피 잘 지내요 그러니까 당신들도 보란 듯 잘 지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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