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한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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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완벽과는 거리가 멀었어.
사실, 내 기준에선 많이 부족했지. 하지만, 나를 바라보는 눈빛만큼은 참 따스했고, 신나 보였어. 그 눈빛이 참 좋았어. 그와 함께한 시간들은 좋았어. 정말 좋았어. 그 기억들도. 그래서,후회는 없어. 그 사람은 말했지. “넌 내게 너무 과분해.” 그 말 속엔 사랑도 있었고, 내 곁에 머물 수 없다는 자기 고백도 있었어. 나를 원했지만, 그는 결국, 원할 수 없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었지. 우리 사이엔 책임도, 의무도 없었어. 그래서,더 조심스러웠고, 그래서,더 자유로웠고, 그래서,더 뜨거웠고, 그래서,더 쉽게 무너졌어. 책임이 없다는 건, 끝까지 지킬 이유도 없다는 뜻이니까. 그 자유는 결국 우리의 끝을 쉽게 만들었지. 미래가 없다는 건 꿈을 꿀 수 없다는 의미였고, 꿈이 없는 사랑은 언젠가 제자리에 머물다 자연스럽게 끝이 날 수 밖에. 그 사람은 나와 함께 있을 때 정말 행복해보였어. 그건 내 착각이 아니야. 나는 그 사람의 세상이었고, 그는 내 앞에서 세상을 다 가진 사람처럼 웃었으니까. 그리고, 이제 끝이야. 안녕.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그 사람을 내 마음에서 보내. 다시 말하지만, 좋았어. 후회는 없어. 그때의 나, 사랑하던 나, 그 모든 감정들 그저 내 안에 꾹꾹 눌러 담아둘게. 고마웠어. 과거의 언젠가 내 사랑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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