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지나고, 그와 다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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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고 지쳤던 전 날에 비하면, 그 날의 시작부터 퇴근까지 모든게 순조로웠다. 특별히 좋은 일이 없었음에도 너무나도 기분 좋은 하루였다.
집에 와서는 습관처럼 레홀에 들어왔고, 이런 저런 글을 보며 페이지를 갱신하는데, 쪽지가 보였다. 보통은 답장을 안한다. 그 날은 흔히 말하는 불금이었고, 주말이 다가올 무렵의 쪽지는 노골적인 내용이거나, 지난번 봤던 내용을 그대로 보낸 것이거나, 정말 밑도끝도 없는 내용이라 뭐라 답할 성질이 아닌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다. 툭 던진것 같으면서도 정중하다고 해야하나, 예의가 있다고 해야하나? 답장할 마음이 생기는 쪽지였다. 그리고 몇번의 쪽지가 오갔다. 마지막 그의 쪽지는 쪽지보다는 메신저로 대화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망설였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틱톡이라던가 하는 것들은 하지않았기에 대화를 더 이어나가고 싶다면, 카톡을 알려줘야하는 상황이었다. 짧은 시간 고민을 했고, 카톡아이디를 보냈다. 그는...아이디가 이렇게 솔직할수 있냐며, 그것으로 추측할수 있는 것을 말했다. 아니, 나도 내가 레홀남하고 카톡을 할줄은 몰랐지(웃음). 그러려고 만든 카톡이 아닌걸.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고 본인의 사진을 보내줬다. 그 사진 속의 인물이 본인이라면 다행(?)히도 내 지인은 아니네하는 찰나, 이제 내 얼굴도 보여달라는 그. 으음~ 그건 좀..은 무슨..결국 또 얼굴 공개. 하아.. 아무래도 낚인 기분이다. 그 뒤로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이 쪽으로 오겠다는 적극성을 보이는 이 남자! 와..정말 행동으로 옮겼다. 산책을 좋아한다며, 걷고 싶다길래 동네 공원으로 안내(라고 하기엔 사람임에도 차로 가는 방법은 몰랐던 나..걸어가던 길을 네비가 안내해줬다ㅠㅠ)했다. 처음 본 사이임에도 종알종알대는 나에게, 그는 말이 많다했다. 서먹한것보단 낫지 않았을까? 공원을 한참 거닐었다. 그가 손을 잡았다. 주먹을 쥐고, 손가락을 안피려는 내 손을 결국 펴내고서. 그래도 내 마지막 고집..손을 잡았음에도, 엄지와 검지 아래 손바닥은 붙이고 있었던거.. 아시나요?ㅋㅋㅋ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카톡이 왔다. 사실 몸을 나누고 싶은 생각도 조금은 있었다고. 다음은 못 이기는 척 따라와주면 좋겠다고. 그리고 며칠 뒤, 비가 그친 그 날, 그와 나는 동네에서 만났다. ---------------------------------------------- ...아 길다. 근데.. 다들 이 내용이 궁금하지는 않을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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