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섹스에 대한 단상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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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렇게 뜨거웠다. 마치 체념한 듯, 태양에 온몸을 바치듯 두 팔 벌려 그 뜨거운 열기를 한껏 만끽하고 있었다. 그는 마치 지금 이 순간 타버려야만 하는 숙명을 가지고 태어나 이순간만을 기다린 것처럼 그렇게 한없이 타오르고 있었다. "오빠, 오빠 너무 뜨거워...." "예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라는 소설을 읽었던 적이 있어. 섹스 중 복상사한 것으로 의심되어 수사가 진행된다는 시작이었지. 왠지 모르게 그런 기분이 들어. 지금 죽어도 아쉬움이 없을 거란 생각. 아니, 행복할 거라는 생각. 말이 너무 많았나? 미안, 지금 이 뜨거움을 만끽하고 싶어" "너무 심각해, 난 모르겠고... 하아... 오빠 아니면 누구랑 내가 섹스를 해. 복상사니 그딴 말은 집어치우고 더 깊숙히 넣어줘... 하아" 그는 마치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초점 없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사실 나를 바라본 것인지,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섹스하길 바랬던 나의 착각이었는지는 기억나질 않는다. 아무튼, 그날의 섹스는 좀처럼 예측하기 어려웠다. 그간 수많은 섹스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날의 그는 뭐랄까 미지의 세계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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