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덤] 오지 캠핑 #2
11
|
||||||||
|
||||||||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올 한 해도 모든 일 술술 잘 풀리시는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 근데 사실 전... 출... 출근했어요. ㅠ.ㅠ
# 그덕에(?) 썰 쓰고 있네요. ㅋㅋ
------------------------------------------------------------------------------------------------------------------------------
뭐? 나한테 공을 들여?
착각하지 마! 이 병신아.
좆도 안 서는 새끼가! D는 우리 사이에서 대물로 통하곤 했다. 요즘 20대는 다들 잘 먹고 잘 자라서인지 모르겠지만, D는 몸도 꽤 괜찮은 편이고, 무엇보다 물건이 튼실했다. 새까만 수컷들끼리 날더운 여름에 오지 캠핑을 하다 보면, 꽤 자주 알탕-팬티까지 벗어버리고 물에 입수하기-을 하곤 했고, 심지어 겨울이라고 해도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얼음을 깨고 한 두 놈씩 물 속에 뛰어들곤 했기 때문에, 우리들은 익히 그 녀석의 우람한 물건을 보고, 알고 있었다. 게다가, D가 여자를 데려 온 것이 처음도 아니었고, 술자리에서는 종종 자신의 화려한 여성편력과 테크닉을 술안주 삼아 펼쳐 놓곤 했다. 숫컷 대여섯놈이 모여 있을때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 당연히 서로 맞장구 쳐주고, 이야기가 자글자글~ 보글보글~ 끓어 넘치곤 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D의 물건 역시 자주 봐 왔기에, 그에 걸맞는 맞장구를 쳐줄 수 밖에. 결코, 단 한치의 의심도 없었다. 그런데, D가 발기가 안 된다니. 그것도 자기 여자 친구와 관계를 했다고 J의 얼굴을 피범벅으로 만들고 난 직후에, 누가봐도 혹할만한 미모의 여자친구에게서 들어야 할 이야기였다니. 여명이 밝아오기 직전인지 하늘은 점점 밝아졌지만, 다시 어둠이 몰려오는 것만 같았다. 그녀의 입을 통해서 들으리라 전혀 예상치 못한 선언에, 팬티만 입고 서 있던 난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그 자리에 멈춰 섰다. D는 아무 말도 못했다. 다른 두 친구 역시 다르지 않았다. J만 제외하고는 말이다.
얼굴에 피떡칠을 하고 있던 J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아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 씨발... 하하하하!!! 씨바아알...! 병신!!! 아하하하하하하!!!! 미친 듯이 웃고 있는 J 좀전까지만해도 힘없이 얻어 맞던 녀석이었다. 어디서 기운이 났는지 쉬지도 않고 웃어댔다. 게다가 그의 표정은, '너희들은 모르는 것을 난 알고 있다' 라고 이야기라도 하는 듯 했다. 피범벅 아래서 보이는 야비한 듯, 즐거운 듯, 알 듯 모를 듯한 그야말로 오묘한 표정이었다.
J가 한참을 웃고 있을 때, 갑자기 D가 차로 뛰어 간다. 시동을 걸고 혼자 가버리려는 것이다. 여긴 한 시간 반을 걸려야 겨우, 일반도로까지 갈 수 있는 산간 오지이고, 어제도 진입하느라 차량 4대가 기를 써야만 했다. D는 분명히 나가는 길에 여기 저기에 걸려서 혼자는 탈출을 못할 것이었다. 잠시 생각해본다. 어차피 조금 뒤에 따라간다고 해도 나가는 코스 중간 떡바위 즈음에 걸려 있을 것이 분명하니까. 윈치-전동 모터를 이용한 견인장치- 를 걸고 땡겨내려고 해도 혼자 준비 하고 탈출 하려면 시간이 제법 걸릴테니, 결국은 따라 잡을 수 있다. 잠시라도 생각할 시간을 갖도록 내버려두자. 지금은 그냥 놔두는 것이 더 좋다.
... ... ...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고개를 돌려보니 가관이다.
그녀가 무릎 위에 누운 J의 얼굴을 닦아낸다. J와 그녀는 어차피 일어난 상황, 이젠 숨기려 하지도 않았고, 창피해 하지도 않았다. 그저 다정한 오누이 처럼 붙어 있었다. 피를 딱아 내는 것인지, 애무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게.. 화롯대 옆에서 잠이 들기 직전에 들었던 생각이지만, 왠지 둘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봤다. 에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이거 제수씨한테 욕먹기 딱 알맞네. 어쨌거나, 이렇게 된 이상, 좋건 싫건 저 바퀴벌레들을 일단 떼어놔야 할텐데. 어떻게 해야 하나? 이젠 대놓고 키스까지 한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J를 불러내, 담배를 같이 하나씩 물었다.
좀 괜찮아? 괜찮아 보이냐? 내 생각에는 안 괜찮을 것 같은데... 하하 웃을 힘이 남았어? 웬수야.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하하.. 넌 모를 짓. 너라면 아마 모를 짓. 그런 짓을 한거지. 10년지기 J도 사실 잘 모른다. D처럼 떠벌이도 아니고, 그냥 갈무리해둬야 할 것들은 갈무리 하는 성격탓에 J는 물론, 다른 녀석들도 내게 어떤 여자 관계가 있는지 알리가 없고, 산간 오지에서 술안주로 삼고 싶진 않은 이야기들이었으니까.
어쨌거나, 지금 J는 정상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냥 두면 우정은 둘째치고, 늦바람 난(게다가 첫 바람이다) J녀석의 삶 자체가 엉망이 될 것이 뻔히 보였다.
몇 대 맞더니 정말 실성이라도 한거야? 왜 그래? 이제 어떻게 할꺼야?
글쎄, 나도 아직 모르겠는데? 하하
D녀석.. 저 새끼.. 하하하.... 저 병신 같은 새끼... 하하하하
J의 반응이 이해가 됐다가도 안된다. 지금 웃고 있는 모습은 성취욕인지, 승부욕인지, 아니면 분노인지 구분이 되질 않는다. 그건 어쨌거나, 상황을 정리하고 확인해봐도 늦지 않는다. 일단 둘을 떼어놓을 궁리부터 해봐야 한다. 일단 벌어진 일이야 어쩔 수 없고, 계속 만나서 사귈 생각 아니라면 여기까지만 해.
어차피 네 성격에 마누라 팽개치고 바람 피울 것도 아니고, 잠깐 불장난이면 그쯤으로 족하다. 글쎄? 그래야 되는거야? 난 신세계를 본 것 같은데. D녀석 여자가 매번 바뀔때도, 젊으니까 그런거지 했는데, 한 사람하고 살아가면 그걸로 좋은 건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건지 처음 알았다니까?
순간 J의 눈빛이 빛났다. 일이 커져도 너무 커진거다. 그냥 놔둬야 하는 걸까? 제수씨는 어쩌지. 이 녀석 내버려 두면 이혼이라도 할 기센데. 그렇다고 J가 이혼하고 그녀를 찾아 간다고 커플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이라도 있을까? 어찌 보면, 그녀는 D때문에 원치 않던 일을 저질렀던 것은 아닐까? ... ... ... D의 차는 예상대로 떡바위에 뒷차축과 락슬라이더-바위나 커다란 장애물을 차체 손상 없이 통과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강철 발판-사이가 걸려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빠져나가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보인다. 하지만, 잘 안된 모양이다. D는 스내치 블럭-일종의 도르레-과 윈치를 걸어 차를 빼려하고 있었다. 잠깐 내려봐. 우리끼리 있는거잖아. 어차피 몇 분 서둘러 나간다고 달라질 건 없어. 형. 난 잘해줬어요. 근데...근데 걔랑만 하려고 하면 유독 안되는거에요. 공기 좋은 산중에 들어오면 좀 나을까 싶기도 했고.. 그리고... 그리고... 어쨌거나, 이게 도대체 뭐냐구요. 요즘 무슨 일 있어? 심적으로 부담되거나 하는 일? 사실은... 사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다. 먼 산을 바라보기도 하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고, 답답한 말이 목에라도 걸려 있는듯, 말하지 못하고 주저 했다.말 그대로 망설였다. 일단 차부터 돌리자. 뭘 하건 돌아가서 서로 얼굴 보며 정리하자. 이대로 그냥 가면, 난 동시에 친구 둘을 다 잃어버리게 될꺼야. 어떻게 해서든 정리 좀 해보자. 응? 그때까지는 몰랐다. 차라리 D를 보내버리는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를 차라리 듣지 않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라는 것을... #3에서 계속. de Dumb square P.S. : 다음 이야기는 한 녀석이 꼬아버린 인간관계의 막장이 드러납니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