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나는 왜 남성성을 포기했는가에 대한 썰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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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달 들어서 혜정이랑 논것에 대해서는 딱히 길게 쓸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너네들이 너네랑 가장 친한친구랑 떨어지기 직전에 노는거랑 비슷하다고 보면 될거임.뭐 상남자성님들이라면 잘 모르겠지만 보통 친한 친구랑 마지막으로 놀때는 추억에 많이 남는걸 많이 하잖아 우리도 그랬다. 쓰잘데기없이 체력 낭비하는 일이 많아서 그렇지... (예를 들면 컵케이크 몇개 먹어보자고 홍대앞까지 가고 그랬음.) 졸업식때는 혜정이가 옛날 사진기를 들고왔다. (필름 현상하는거) 그걸로 찍어야 보관하기도 좋고 추억에도 남는다고. 혜정이 어머니가 '니가 혜정이가 맨날 얘기하던 **구나'하면서 찍어주셨는데 그때 혜정이가 내 팔 끌어당기면서 찍었는데...난 그때 왠지 날 옥죄던 뭔가가 드디어 풀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니까... 존나 시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혜정이는 학교에서 나랑 스킨십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거든. 남들 눈치도 있고 무엇보다 내가 남자교복 입고 있으니까 그것때문에라도 보이지 않는 벽이 있어서 학교에선 그런경우가 없었는데 먼저 내 팔 쓱 끌어당기면서 내 볼 꼬집으면서 익살스런 표정짓는데 나는 이제서야 혜정이가 날 내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줬다는 생각에 많이 감동 했다.그리고 더이상 보기 힘들거라는 생각 때문에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었음 ㅋㅋ 우리 엄마 아빠는 일 때문에 졸업식에 못왔고 (사실 시간 억지로 내서 온다는거 내가 못오게 열심히 설득했다. 자기 자식이 학교에서 친구도 없이 쭈구리처럼 기웃거리는거보고 좋아할 부모가 어딨겠냐) 혜정이가 다른애들이랑 사진 찍으러 간동안 난 학교 운동장에 앉아서 기다리다가 혜정이 어머니께서 밥 사주신대서 얻어먹고 옴ㅋ 혜정이 어머니는 나한테 계속 고맙다고 하셨다. 혜정이가 자꾸 발랑까진 애들이랑 어울려다녀서 걱정이었는데 나 때문에 애가 얌전해졌다고 웃으시는데 솔직히 찔렸다. 나랑 논다고 해서 얘가 공부한건 아니었으니깐 ㅋㅋ그리고 밥 먹으면서 알게된건데 혜정이는 나를 걔네 어머니한테 트젠으로 소개한듯 싶었다. 그니까... 내가나중에 돈 모이면 수술할 예정이고 영혼은 완전히 여자라고 그렇게 얘기를 한 것 같다.처음엔 반신반의하시 다가 사진이랑 여러가지 보고선 그냥 그런가보다 하셨다더라ㅋ 다행히도 기독교나 종교성향이 짙은 집안은 아니라서 혜정이네 어머니는 쿨하게 넘김. 근데 계속 '너 부모님이랑은 그건 얘기 된거냐'고 물어보셔서 체할뻔했다.나는 천천히 얘기할 생각이라고 대충 말했다. 나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사람이 둘로 늘어났는데 거기다 대고 '사실 저 남자 별로 안좋아해요 ㅎㅎ 여자가 좋음'할순 없어서 그냥 물어보는거 다 맞다맞다하면서 졸지에 미래의 트젠됨; 물론 절대 수술할 생각은 없었고 지금도 없당. 멀쩡한 내 꼬추 왜 자르노 2월이 다가기 전에 혜정이가 나한테 남소 시켜주겠다고 우겼던적이 있다. 예전에 공약했던거 내가 일본으로 가기전에 지키려고 한듯.내가 됐다고 했는데 혜정이는 아마 반쯤 재미로, 혹은 반쯤 미쳐서 진짜로 나한테 남소를 해주려고 했던거 같다. 생각보다 독했거든.엄청 실랑이 벌이다가 내가 '곧 일본으로 뜰껀데 소개시켜준 놈이랑 잘된다고 한들 초장거리 연애 되는거 뭐하러 하냐'고 해서야 끝났다. 사실 처음부터 저렇게 말했으면 됐는데 머가리 빠가+ 말빨 딸려서 저 말생각해낼때까지 한참 걸림.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누군가가 아무나 좋으니까 여소해달라고 했던게 아닐까 싶다. 의무감이지 않고서야 본인이 안땡긴다는데 그렇게까지 강력하게 권할리가 없는데 ㅋㅋ3월되서는 혜정이도 바빠졌고 (결국 전문대 갔음) 나는 진짜 혼자가 됐다. 다른 사람들은 전부 새학기다, 봄이다 하면서 바쁜데 집에서 백수처럼 혼자 있으니까 기분이 묘했다. 작년만 해도 학교가 그렇게 가기 싫었는데 이제 학교 안가도 되는데 집에 혼자만 있으니까 참기 힘들더라. 아침 10시에 밥먹고 억지로 할게 없어서 게임했는데 어색해서 금방 껐다. 혜정이랑은 문자로 주고받으면서 연락은 잘 됐는데 학기초라 만나진 못했고.그렇게 3월 중순 다될때쯤 나도 비자도 받고 준비가 다 끝났다.근데 나는 일본 법상 만 20세가 아직 못넘은 나이었기 때문에 (일본 법상 미성년자) 내 명의로 뭘 하는게 불가능해서 엄마랑 같이 가서 엄마 명의로 인터넷같은거 다 신청함ㅋ공항에 발 딛고 입국심사해서 들어오니까 그제서야 내가 '선택'한게 얼마나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는지 와닿았다. 차가 왼쪽으로 다니는것만 봐도 그게 크게 느껴졌음.오기전에 계약했던 개 좁은 방 (아마 3평쯤 될거임) 까지 가서 짐 다풀고 엄마랑 같이 이케아까지 가서 (전철타고 50분걸렸다...) 여러가지 생활집기랑 가구 사서 배달시키고 구청(?役所)가서 외국인 등록하고하여튼 정신없게 3월 보냄. 엄마는 3월말쯤에 혼자 다시 한국으로 귀국했고 난 혼자 오리엔테이션이랑 입학식 하러 갔다.근데 아무리 내가 N2를 땄어도 단기간에 시험용으로 공부한거다 보니까 듣고 말하는 일본어엔 한계가 많았다. 커리큘럼이랑 교재사는데 뭐라고 적힌지를 알아야 사인하고 그럴텐데 모르는 단어 투성이라 유학생 지원센터까지 가서 일일히 설명듣고 그제서야 서류 제출함. 10분이면 될거 그날 2시간은 넘게 걸렸다...시바꺼... 오리엔테이션가서 또 느낀건 그해가 (2012) 유난히 한국인 유학생이 적었다는거임. 아마도 2011년의일본 대지진 + 방사선 위협 + 높은 엔화가 한몫 했을 거다. 내가 입학한 학과에서 한국인은 나하고 다른20대 후반인 성님 하나뿐이었으니까ㅋ근데 굳이 그 사람이랑 친해지려곤 안했다. 일본어가 늘려면 한국인이랑 붙어다니지 말라고 했던게 자꾸 기억났거든. 아무튼 누가 아싸 아니랄까봐 멍청한 상태로 입학식도 혼자 갔다왔음. 이미 오리엔테이션때 친해진 애들이나 고등학교에서 같이 올라온 일본 애들은 서로 쫑알대면서 기념사진 찍고 그러는데 나는 우두커니 혼자서 알아듣지도 못할 입학식이랑 기미가요듣고 나와야 했음. 4월에 학기 시작하고 나서는 꽤나 바빴다. 수업하는데 못알아 듣던 부분 전부 필기해서 (발음으로) 나중에 사전 찾아보면서 복습하고 그래야 했거든. 게다가 내가 입학한 과가 꽤나 전문적인 지식(CG쪽)을 가르치는 곳이라서 완벽한 일본어는 거의 필수였다. 그게 안되는 만큼 나는 친구고 나발이고 일본어 공부도 병행해야 했고...게다가 CG쪽이다 보니 미술능력도 요구되는데 난 미술도 ㅈ도 못했음ㅋㅋ 고딩때 교문 앞에서 미술학원 알바들이 나눠주던 공책에 낙서만 할줄 알았지 실제로 막상 크로키, 데생 이런거 하고 캐릭터 디자인하니까 한계가 절절히 느껴지더라. 카톡으로 가끔 혜정이랑 연락하면서 위안을 얻기는 했는데 그래도 힘들었다. 내가 생각한거보다 빡셌거든. 툭하면 과제에다가 집에 가는건 자유인데도 밤 8시까지 남아서 연습해대는 중국 유학생 + 나이먹은 학생들 때문에라도 집에 일찍가기가 힘들었음ㅋㅋ 여기까지 와서도 뒤쳐지기 싫었거든 현지에서 처음으로 친구 사귄건 5월이나 되서였다. 오이카와라는 여자애랑 요시노라는 애들이 수업 끝나고 혼자 음료수마시면서 아싸타임 보내는데 내이름 부르면서 친한척 하더라.그때만해도 일본에 혐한정서가 그리 퍼진때가 아니라서 나는 은근 동경하는 국가에서 온 세련된 이방인 취급을받는줄 알았다. (물론 그냥 신기해서 그런거였다) 특히 요시노라는 애는 시즈오카현에서 막 올라온 아주 살짝 시골소녀 + K팝 빠였기 때문에 나한테 엄청난 질문공세를 해댔음. 외국인은 처음이라 카더라.근데 나는 K팝이고 나발이고 한국 연예계도 잘 몰랐다. 요시노가 '누구랑 누구 사귀는거 맞냐'는 식으로 물어보면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맞다고 해줘야 겨우 소통이 될 정도ㅋ이렇게 나만의 일상을 보내고 집에 들어가면 카톡으로 혜정이랑 무슨 일 있었는지 사진찍은거 보내주면서 얘기하는게 일상이었다ㅋ 근데 내가 찍은 사진들이 하나같이 여장도 안한 상태인데다가 옷도 더럽게 못입은 상태로 찍었으니 혜정이 입장에선 답답했을만했다. 머리는 고3 때9월이후로 자르지도 않았고. (마지막으로 잘랐을때도 되게 긴 편이었는데 손을 아예 안대서 좀 많이 지저분했다)혜정이는 나한테 '사진에 니 표정 우울해보인다'고 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너의 진짜 모습으로 있지 않아서 그렇다. 너도 엄연한 여잔데'라면서 기가찰 개드립을 늘어놓았다.진짜 우울해보이는 이유는 단순했는데...시발. 얘가 없어서였는데 ㅠㅠ 아무튼 6월까지 오이카와랑 요시노 둘이랑은 꽤나 친하게 지냈고 6월 중순에 걔네들 친구들 떼거지로 영화까지 보러가면서 나는 제법 인맥은 넓어졌다. 게다가 처음으로 라인으로 친추도 해봄. 얘네는 카톡 거의 안하더라;그리고 이때쯤 해서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혜정이 카톡프사가 다른 남자랑 찍은걸로 바뀌어있드라 ㅠㅠ여기서 난 바로 얘한테 남친이 생겼음을 직감했고 슈퍼에서 맥주 무쟈게 사서 그날 거의 맛이 갈정도로 마셨다. (그와중에 편의점에서 맥주사려다가 만 20세 아니라고 구매거부당함ㅋㅋ) 어차피 이렇게 될 거 알고 있었는데도 감정주체를 못했다. 그다음날 학교에도 못나갈 정도로 몸을 배려놨으니까.그때 한 며칠동안 정신 놓은 사람처럼 살았다. 뭐 읽는 너네들 눈에는 '뻔한 클리셰'라고 생각들지도 모른다. 나도 그랬으니까. 근데 막상 겪어보니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누구 탓도 못하니까 더 울분 터지지...한 일주일 지나서야 겨우 괜찮아졌는데 그래도 여전히 마음속은 무거웠다.이렇게 힘들어해도 혜정이는 날 '여자'로 알고 있을거고 앞으로도 그럴거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너무 무거웠던거 같다.그래서 여친을 만들어서 잊어버려볼까 싶었는데 역시 일본애들도 한국애들이랑 보는눈은 크게 다르지 않았는지 나를 무슨 발라리아인 쳐다보는 와일들링들처럼 봤음.게다가 아싸였던 내가 여자애들 꼬시는게 가능할리가 만무하지.그리고 N드라이브에 있던 한국에서 찍었던 사진들 오이카와가 궁금해해서 보여주다가 잠깐 화장실 갔다왔는데 얘가 며칠후에 나한테 라인으로 '혹시 성전환했냐'고 묻더라.혜정이랑 찍은 사진 폴더에 얘가 모르고 들어갔다가 예전에 찍었던 사진보고서 내가 옛날에 여자였다가 남자로 성전환한줄로 오해한거임.아니라고 하고 여장한거라고 해명했는데 그 이후로 나랑 얘기만 한다하면 머리 기른게 더 귀엽다고 하고.. 실례인거 아는데 혹시 한국남자랑 사귀어봤냐고 묻고..한술 더떠서 나 부를때 원래 'O군'으로 불렀는데 'O쨩'이 되어버림. 근데 이건 스스로도 시트콤같고 너무 웃겨서 별 신경 안썼다.결국 일본여자랑 사귀는건 고사하고 오히려 더더욱 특이한 인간으로 이름났다. 고등학교때처럼 괴롭히는건 없었는데 대신에 나를 볼때 약간 신기한 눈으로 봄. 그렇다고 이걸 부정적으로 생각지는 않았다. 내가 혜정이랑 절대 친해지지못할거라고 생각했지만 친해질수 있었던 건 나한테 가장 어울리는 모습으로 있는거였거든.게다가 잘 알다시피 일본인들은 뒤에서 욕할지언정 절대 앞으로는 욕 안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떻게든 없던얘기로 하려고 했는데 진압이 잘 안되니까 어차피 이렇게 된거 남 신경 안쓰고 그냥 내 꼴리는대로 살기로했음. 어차피 혼자사니까 가발이라던지 여자옷이 집에 있어도 찝찝할 필요도 없고. 내가 애기같이 생겼다는 얘기도 예전부터 돌고 있어서 이미지 타격이랄만한것도 없었다.그래서 요시노보다 좀더 여성적이던 오이카와랑 날잡아서 얘기했다. 내가 막 여자가 되고 싶다 이런 얘기가 아니라 그냥 담백하게 '그냥 여자모습으로 있는게 나한테는 더 편하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뭐 100% 진실을 얘기한건 아니었다. 하지만 확실히 여자 모습으로 있을때 즐거운 기억을 갖고 있었거든. 근데 사람들의 편견이라고 해야되나 식견이 넓지 않은 사람들은 다 하나같이 자기가 어디서 들어본쪽의 이야기에 나를 대입하는 경향이 있었다.짧게 정리하면, 혜정이처럼 오이카와도 나를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소년정도로 이해했다는거임.나는 오해가 안생기게 하려고 '남자가 좋은건 아니라'고 말했는데 오히려 '여자모습이 더 편한데 남자가 좋지 않은거냐'고 이해를 하지 못해했다.이때까지도 일본어가 아직 그렇게 입에 잘 붙는 편은 아니라서 정확하게 내뜻을 설명하는데 엄청 시간을 투자해야했다. 근데 이렇게 얘기하니까 오히려 나를 대할때 오이카와는 약간 거리낌이 없어졌다. 그렇다고 한국애들처럼 막 정말 터놓고 지내는건 아닌데, 예전만큼 조심스러워하진 않았다. 외국인이라고 엄청 말조심하는게 보였거든.100엔만 빌려달라는 소리도 막 하고... (물론 10엔을 빌려도 칼 같이 갚았다) 역시 치부가 드러나면지내기 편해지는건 만국공통인것 같더라. 물론 그 부작용으로 호구가 될수도 있지만..그래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여름방학때는 오이카와랑(편의상 앞으로 미노리라고 쓸게) 요시노랑 유이카라는 여자애랑 나 넷이서 디즈니랜드도 가봤다. 그때 가발은 안썼다. 너무 더웠기도 했고 머리가 충분히 엄청 긴 상태여서 미용실가서 바가지머리로 자르니까그럭저럭 나쁘진 않아보였거든. 그 상태로 메이크업만 조금 하니까 그럭저럭 봐줄만 했던가 같음ㅋ 물론 애매해진 포지션 때문에 그날 디즈니랜드가서 화장실을 어디를 써야될지 고민하느라 눈치 엄청 봤다... 그후로 1년동안은 별 특별한 이야기가 없다. 혜정이는 같은 과 남자랑 사겨서 잘되고 있었고 나는 나대로 미노리랑 요시노랑 친해지면서 연락이 뜸해졌다.1년지나서 7월되서 혜정이한테 연락이 왔는데 혜정이는 사귀던 남자랑 헤어졌다고 했다.마음속으론 좋아하기도 했는데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혜정이가 힘든건 그때도 싫었거든. 그리고 이때 너무 오랜만에 혜정이랑 연락이 된게 기뻐서 한국 며칠동안 간다고 해버리고 그자리에서 티켓 결제해버렸다. 여름방학때 한국 갔는데 혜정이랑 밖에 만날 사람이 없어서 얘 바쁠때는 집에다 '친구 만나고 온다'고 뻥치고 피시방가서 시간 때웠음... 그것도 피시방도 좀 먼데로 갔다. 가까운데 갔더니 고딩때 나 존나 괴롭히던 뚱땡이ㅅ끼 담배 뻑뻑 피면서 롤하면서 욕하는거보고 발 돌렸거든.암튼 성인이 되서 혜정이 만나니까 기분이 묘했다. 많이 변한거 같았음. 뭐 카톡 프사로 자주 봐오긴 했는데 그래도 실제로 보니까 더 그랬음.혜정이도 마찬가지였던거 같다. '성숙해졌다'고 칭찬 많이 해줬는데 그게 어떤 의미였는지는 모르겠다. ㅋ 나도 이때는 머리가 좀 긴 편이었거든. 자연스레 가발은 안하고 메이크업만 조금 하고 나왔는데 그거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르겠다.고딩때처럼 카페 앉아서 서로 엽사찍고 누가 더 못났나 대결할때는 우린 아직 2011년에 있는거 같았는데 확실히 맥주마시러 갔을때는 우리가 성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캔맥주 훔쳐먹던때가 아니라 진짜어른으로서 혜정이랑 술집에 앉아서 생맥주 마시니까 시간이 지났다는게 느껴졌음... 혜정이랑 술마시면서 얘기하다가 자연스럽게 연애얘기도 나왔는데 혜정이 열심히 달래주다가 얘가 나한테 '너같은 남친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나는 한번 떠보려고 '필요하면 내가 사겨줄까'했는데 얘가 바로 '이 년이 드디어 미쳤네'하면서 바로 딱지 끊음ㅋㅋ그리고 일본 돌아와서는 취직활동이랑 포트폴리오 만드는거때문에 다시 연락을 오랫동안 못했다. 겨울에 한번 온다고 했는데 얘도 바빴는지 못왔고.3월에 졸업식 하고나서도 나는 취직이 안되서 구직비자 끊어서 연명하다가 한국 한번 또 갔다.공항으로 아빠가 마중나왔는데 내 머리 보자마자 '남자가 머리가 왜 이러냐'고 혼났음...ㅋ 2012년에 한국갔을때도 길긴했는데 그땐 묶고있었거든. 근데 너무 길어지니까 좀 그랬나보드라. 바로 동네 미용실가서 밀어버리려는거 억지로 버티면서 '일본에는 머리 긴 남자가 인기 많다'고 대충 얘기해서 겨우 피했다. 엄마가 기를거면 전처럼 차라리 묶고 다니라고 해서 지금도 한국가면 묶고 다님.혜정이는 그새 또 다른 남자랑 사귀고 있더라. 근데 이때쯤 되서는 더 이상 신경을 안썼다. 포기한 상태기도 했고... 이성으로 좋아하는건 여전하지만 거리도 그렇고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쓸데없는 욕심이란걸 알았거등. 가장 근본적인 문제도 있고 ㅋㅋ 다행히도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힐링한 덕분인지 취직은 됐다 ㅋ 한국인을 뽑아본적이 없는 회사인데 내가 군대면제받은줄 알고 있음ㅋㅋ 아마도 군대떄문에 나간다고 하면 추노찍을지도 모른다..회사에서는 머리 풀고 있는다. 팀장이 나 볼때마다 'O씨는 정말 취향 독특해'라고 말하는 정도 이외에 딱히 생긴거 가지고 뭐라 하는 사람은 없었다.나도 이젠 나 자신을 어떻게 사랑해야하는지 알고 있고.두서가 없었다. 결론? 난 그냥 이렇게 산다는거임. 혜정이는 아직도 사귀던 남자랑 계ㅡ속 사귀고 있고 나는 내 나름대로 재밌게 사는 법을 알아서 강박관념에 갇혀서 살지 않게 노력하는 중임.그리고 아직까지 내가 언젠가 수술을 할거라고 믿고 있음. 언젠가 이 오해는 풀려야겠지만 당장 풀고 싶은 생각은 없다.ㅇㄷ는 올해 겨울에 뗐다. 여친을 사귄건 아니고 그냥 어쩌다 그렇게 된거 같음.학교다닐때 알았던 애인데 (미노리는 아님)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는데 라인으로 어쩌다가 대화하다가 오라고 해서 주말에 달래준답시고 갔다가 둘이 술쳐먹고 누워있는데 애가 '왜이렇게 두근거리지'하면서 올라탄 담에 자연스럽게 이어짐. 펠라를 해준건 기억이 나는데 그 외에 기억이 안난다. 다행히도 안에다가 안쌌던거 같다. 딱히 임신문제나 그런게 없었으니까...ㅋㅋ떡썰 더 풀고 싶긴한데 이때 술에 많이 취해서 기억이 잘 안남. 가장 강렬했던게 펠라해줄때 그 약간 빨려들어가는 듯한 이상한 기분?ㅋ 여자애가 관계를 자주했는지 들어갔을때의 기분은 잘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볼때도 입으로 하는게 난 제일 꼴리는거같음. 몸이 먼저 반응하거든..뭐 그때 서로 관계하고 나서 어색해졌다가 지금은 연락도 없다. 뗀게 참 미스터리함.그래도 걔가 생각나거나 하진 않는다. 우리 부모님은 나한테 빨리 일본인 여자친구 만들어서 결혼해서 군대 면제 받으라고 맨날 잔소리한다. 그래서그런지 카톡에 프사에다가 셀카 찍어서 올려놓으면 '여자가 너 어디가 좋아서 오겠냐'면서 머리깎으라고잔소리... 근데 그게 뭐 머리 자른다고 여자가 뚝딱 하면 뚝딱 오노.ㅋ 아무튼 길게 써놓고 결말이 구리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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